오세훈은 빠지고, TK에 몰리고…출구 잃은 국힘 지선 ‘구인난’

정윤성 기자 2026. 3. 9.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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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공천 신청 보이콧 속…TK 15명 ‘북적’, 수도권은 6명뿐
與와 지지율 격차 확대 속 ‘극우 노선’ 갈등…입장 변화 미지수

(시사저널=정윤성 기자)

명태균 여론조사 의혹으로 기소된 오세훈 서울시장이 첫 공판 출석을 위해 3월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으로 향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6·3 지방선거를 석 달 앞둔 국민의힘이 후보 구인난이라는 초유의 위기에 직면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끝내 공천 신청을 하지 않은 데 이어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던 중량급 후보군마저 줄줄이 불출마하면서다. 장동혁 지도부의 '극우 노선' 문제가 지방선거 위기로 본격화하면서 당보다 각자의 정치적 셈법을 우선시하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9일 국민의힘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5일부터 전날까지 광역단체장 공천 접수를 진행한 결과 총 38명이 지원했다. 특징은 사실상 '경선이 본선'으로 평가받는 대구·경북(TK) 지역과 타 지역의 온도차가 크다는 점이다. 대구시장에는 9명, 경북도지사에는 6명 등 15명이 출사표를 던졌지만, 서울·경기·인천을 포함한 수도권에는 불과 6명에 불과했다.

특히 서울시장 공천에서는 오세훈 현 시장이 당 노선 변화를 선결 조건으로 내걸며 끝내 공천 신청을 하지 않으면서 경선은 물론 선거 흥행에도 비상이 걸렸다. 오 시장의 불참 속에 출마가 거론되던 중량급 후보들까지 잇따라 발을 뺐다. 나경원·안철수·신동욱 의원 등 거론되던 유력 후보군은 모두 불출마하거나 공천 신청을 하지 않았다. 이에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는 윤희숙 전 의원과 이상규 서울 성북을 당협위원장 등 원외 인사들로 채워졌다.

이는 대구시장에 주호영(6선), 윤재옥(4선), 추경호(3선), 유영하·최은석(초선) 의원, 경북지사에 이철우 현 지사와 김재원 최고위원, 최경환 전 부총리, 임이자 의원 등이 몰린 것과 대조적인 상황이다.

경기도도 마찬가지다. 후보로 거론되던 유승민 전 의원, 김은혜 의원이 일찍이 불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원유철 전 의원도 끝내 후보 신청을 하지 않았다. 이는 민주당과 비교하면 더욱 극명하게 대비된다. 국민의힘에선 양향자 최고위원과 함진규 전 한국도로공사 사장이 공천을 신청한 반면, 민주당은 김동연 현 경기지사를 비롯해 최다선인 추미애(6선) 의원과 권칠승(3선), 한준호(재선) 의원, 양기대 전 국회의원 등 두터운 후보 풀을 드러내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9일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선 앞 두고 끝나지 않는 '노선' 논쟁

이번 공천 신청 결과는 국민의힘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직면한 구조적 문제를 압축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평가된다. 장동혁 지도부를 둘러싼 노선 갈등과 공천 방식 논란, 지지율 하락까지 겹치면서 지방선거 전략 자체가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국민의힘 브랜드로는 승산이 낮다는 계산이 확산되면서, 정당으로서의 전국 단위 경쟁력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리얼미터가 지난 3~6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직전 조사보다 1.4%포인트 내린 32.4%에 그쳤다. 반면 민주당은 전주보다 1.0%포인트 오른 48.1%를 기록했다. 양당 간 격차는 전주 13.3%포인트에서 이번 주 15.7%포인트로 확대되며 6주 연속 오차범위 밖 흐름을 이어갔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그간 국민의힘의 지방선거는 당의 노선 문제와 여기서 파생된 오 시장, 친한계 등과의 갈등을 봉합하는 것이 관건으로 꼽혀왔다. 오 시장이 국민의힘에서 서울 선거의 상징으로 평가 받는 만큼 그 없이 선거를 치르기 힘들다는 위기감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오 시장에게 우호적이지 않은 지도부가 극적 화해를 성공할 지도 미지수다. 오 시장 역시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해도 당으로 인해 참패할 것이라는 판단 아래 결단을 내린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당의 노선 전환을 강제하기 위해 '출마 카드'까지 건 만큼 쉽게 물러서지 않을 가능성이 큰 셈이다.

국민의힘 원내지도부는 당의 노선 문제가 생존과도 직결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날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논의에 들어갔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의총에서 "12·3 비상계엄 선포로 인해 국민에게 큰 혼란과 실망을 준 데 대해 반성하는 당 차원의 입장을 정리했으면 한다"며 당의 노선 문제를 일단락 지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당 안팎의 요구에 침묵하고 있는 장 대표가 이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한 당내 최다선 주호영 의원은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장 대표에게) 문자폭탄이 쏟아져 조언하기가 상당히 곤혹스러운 상황"이라며 "지금은 뜻을 접은 상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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