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충격에 금융시장 요동…코스피 6% 급락·환율 1천490원대
국제유가 100달러 돌파에 원화 약세…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

미국과 이란 간 군사 충돌로 중동 정세가 급격히 악화되면서 국내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렸다. 국제유가 급등과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겹치며 주식과 환율 시장 모두에서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33포인트(5.96%) 내린 5천251.87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이틀간 상승하며 낙폭을 일부 만회했던 코스피는 이날 다시 급락하며 5천300선마저 내줬다.
지수는 전장 대비 319.50포인트(5.72%) 내린 5천265.37로 급락 출발한 뒤 낙폭을 확대했다. 장중에는 매도 사이드카에 이어 서킷브레이커까지 발동되며 모든 종목의 매매 거래가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 코스피에서 서킷브레이커는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8% 이상 하락한 상태가 1분간 지속될 경우 발동되는 조치다.
서킷브레이커 발동 이후에도 지수는 한때 전장보다 488.71포인트(8.75%) 급락한 5천96.16까지 밀리며 장중 5천100선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다. 이후 장중 국제유가 상승세가 일부 진정되면서 낙폭을 줄였다.
이날 증시 하락은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가 주도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현대차 등 시총 상위 종목들이 일제히 8% 안팎 급락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장 초반 강세를 보이던 방산주도 상승분을 반납하고 하락 전환했다.
코스닥 시장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2.39포인트(4.54%) 내린 1천102.28에 마감하며 1천100선까지 밀렸다. 장중에는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환율도 급등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주간 종가보다 16.6원 오른 1천493원으로 출발한 뒤 상승 폭을 키워 1천495.5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였던 2009년 3월 이후 약 1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번 환율 급등은 중동 사태로 국제유가가 다시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 영향이 크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한국시간 기준 배럴당 107달러 수준에서 거래됐으며 브렌트유 역시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WTI 가격이 100달러를 돌파한 것은 2022년 7월 이후 처음이다.
시장에서는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국제유가 상승과 환율 불안이 동시에 이어지면서 금융시장 변동성이 당분간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명환 기자 kmh@idaegu.com
Copyright © 대구일보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