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토에버, SW 전략 실행력 강화···핵심 실무자 이사회 전진 배치
그룹사 AI·SDV 중심 모빌리티 전략에 현대오토에버 IT허브 역할 강화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현대자동차그룹 IT·소프트웨어 계열사인 현대오토에버가 핵심 사업과 재무 책임자를 이사회에 전진 배치하며 경영 의사결정 구조를 재편한다. 그룹 차원에서 인공지능(AI)과 소프트웨어 중심 모빌리티 전략을 본격화하는 가운데, 사업과 투자 판단을 이사회 수준에서 직접 연결해 전략 실행력을 높이겠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오토에버는 오는 26일 제26기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김두훈 ICT비즈니스사업부장(상무)과 김정원 재경사업부장(상무)을 사내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맥킨지앤컴퍼니 출신 최원식 LPV&Co 대표를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도 상정한다.
이번 인사의 특징은 사업과 재무를 책임지는 핵심 실무 책임자를 동시에 이사회에 배치한다는 점이다. 현대차그룹이 추진하는 소프트웨어 중심 모빌리티 전략을 실행 단계로 끌어올리기 위해 의사결정 구조를 실무 중심으로 재편하는 조치로 해석된다.
◇사업 책임자·재무 책임자 이사회 진입···모빌리티 SW 수익 모델 확대
사내이사로 선임되는 김두훈 상무는 1969년생으로 그동안 자동차사업실장, 대외디지털사업실장, SI사업실장 등을 거쳐 현재 ICT비즈니스사업부장을 맡고 있다. 김 상무가 이끄는 ICT비즈니스사업부는 신규 사업 발굴과 품질관리, 제품 수명주기 관리 등 소프트웨어 기반 사업 전략총괄 조직이다. 그룹 IT 프로젝트 수주와 디지털 사업 확대를 동시에 담당하고 있어 현대오토에버 사업 성장의 핵심축으로 꼽힌다.
김 상무가 이사회에 합류하면 향후 소프트웨어 사업 확대와 신규 투자 판단이 이사회 의사결정과 직접 연결되는 구조가 마련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이 추진 중인 AI·로봇 기반 모빌리티 전략에서 실질적인 수익 모델을 확보하는 과정에서도 역할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함께 사내이사에 선임되는 김정원 상무는 1972년생으로 현대오토에버 재경사업부장으로 재무를 총괄하고 있다. 그는 현대자동차에서 유럽권역 재경실장과 재무관리실장 등을 맡으며 글로벌 재무 관리 경험을 쌓았다.
앞서 현대오토에버는 지난해 말 조직 개편을 통해 기존 기획재경사업부를 기획과 재경 조직으로 분리하며 재무 관리 체계를 강화한 바 있다. 사업 확대와 투자 증가에 대응해 재무 통제 기능을 보다 세분화한 조치다. 향후 현대차그룹의 디지털 전환 투자와 글로벌 IT 프로젝트 확대에 따라 자금 집행과 재무 안정성을 동시에 관리하는 역할이 중요해지면서 김 상무의 역할도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SI·ITO 기반 성장···그룹 'IT 허브' 역할로 확대
현대오토에버의 주된 사업 기반은 시스템통합(SI)과 IT아웃소싱(ITO)이다. 지난해 기준 매출은 SI부문 1조6572억원, ITO 1조7672억원이다. 이는 각각 직전해 대비 29.6%, 8.4% 증가한 수치다.
이 같은 성장 배경에는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IT 프로젝트 확대가 있다. 현대오토에버는 현재 현대차 글로벌 차세대 ERP 시스템 구축, 글로벌 판매·서비스 시스템 개발, 자율주행 합작법인인 '모셔널'의 퍼블릭 클라우드 공급 등을 수행하고 있다. 이들 프로젝트는 단순 IT 운영을 넘어 소프트웨어 기반 모빌리티 플랫폼 구축 사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사회 외부 전문가 영입도 같은 맥락에서 이뤄졌다. 현대오토에버는 이번 주총에서 최원식 LPV&Co 대표를 사외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최 대표는 맥킨지앤컴퍼니 한국사무소에서 아시아 전략·기업금융 프랙티스 총괄 리더와 한국 대표 등을 역임한 글로벌전략 컨설턴트로 현재는 경영컨설팅 회사 LPV&Co 대표를 맡고 있다. 현대오토에버가 글로벌전략 전문가를 이사회에 영입한 것은 해외 사업확장과 기업 거버넌스 강화를 동시에 추진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현대차그룹이 추진하는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oftware Defined Vehicle, SDV) 전략은 앞으로 현대오토에버 존재감을 확대시키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산업이 하드웨어 중심에서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전환되면서 차량 개발과 운영 과정에서 IT 플랫폼 중요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업계에서는 현대오토에버가 향후 그룹의 소프트웨어 개발과 디지털 플랫폼을 담당하는 핵심 IT 허브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번 이사회 신규 구성을 두고 소프트웨어 중심 모빌리티 전략 실행 조직으로의 전환 신호라며 기대감을 키우는 모습이다. 김귀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그룹 내 자율주행 관련 현대오토에버의 역할 기대가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고, 김광식 교보증권 연구원도 "현대오토에버는 그룹사의 피지컬 AI 확장에서 가장 큰 폭의 수혜를 가져갈 계열사로 판단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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