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이브리드'·유럽 '전기차'…현대차·기아, 맞춤형 판매로 불확실성 돌파
美 신공장 HMGMA 활용…현지 생산&대응 방침
EU '유럽판 IRA', 한국 타격↓…전기차 공략 '기회'
![현대차그룹 북미 HMGMA [출처=현대자동차그룹]](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09/552778-MxRVZOo/20260309160536935mcxb.jpg)
현대자동차그룹이 가중되는 글로벌 불확실성 속에서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기 위한 고삐를 조인다.
전기차 판매 감소가 예고된 미국에서는 일부 모델의 수출을 중단해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유럽판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수혜가 예고된 유럽연합(EU)에서는 소형 전기차 라인업을 보강해 시장 공략에 나선다.
9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올해 미국에서 전기차 판매 라인업을 축소 운영할 방침이다.
◆미국 전기차 판매 축소·관세 타격에 현지 대응 방침 전환
현대차는 올해부터 미국에서 일시적으로 아이오닉 6 판매를 중단한다. 그 대신 고성능 모델인 아이오닉 6 N, 미국 신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생산하는 아이오닉 5 및 아이오닉 9로 2026년 미국 전기차 라인업을 구성할 방침이다.
이미 EV4의 미국 출시를 연기했던 기아는 EV6 GT와 EV9 GT 또한 현지 진출을 늦춘다. 다만, 기아 조지아 공장에서 생산 가능한 EV6 GT-Line과 EV9 GT-Line 모델은 판매를 이어갈 전망이다.
양사가 올해 일부 모델의 미국 판매를 연기한 이유는 현지 전기차 보조금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지난해부터 바이든 행정부 때 수립한 전기차 보조금 정책을 철폐했다. 그 영향으로 2025년 미국 전기차 판매는 120만6000여대를 기록했으나, 최근 10년 이내 처음으로 전년 대비 감소세(-2%)를 보였다.
올해 또한 미국 전기차 판매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거나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연간 130만대를 소화하는 시장에서 일시적 부진을 이유로 주도권 경쟁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현대차그룹 지난해 기준 미국에서 약 10만대를 판매하며 미국 전기차 판매 2위를 지키고 있다.
이에 현대차·기아는 현지 공장을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HMGMA는 현대차의 아이오닉 5와 아이오닉 5 로보택시, 아이오닉 9을 생산할 역량을 갖췄다. 기아는 조지아 공장에서 EV6과 EV9를 생산한다.
현재 한국에서 미국으로 전기차를 수출하면 15% 관세 영향 등으로 한 대당 수익률이 내연기관차 대비 두 배 가까이 나는 것으로 전망된다. 현지에서 제품을 조립해 관세 등 추가 비용을 줄이고, 미국 1위 전기차 판매 업체인 테슬라 등과 가격 경쟁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다.
![EV2 [출처=기아]](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09/552778-MxRVZOo/20260309160538306nwyi.jpg)
◆유럽, 전기차 보폭 넓히는 현대차·기아 신규 기회의 땅으로
유럽판 IRA 시행 예고로 불확실성이 예고됐던 유럽은 되려 현대차·기아 기회의 땅이 될 것이란 전망이 커지고 있다.
EU 집행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산업 가속화법(IAA, Industrial Accelerator Act)은 오는 2027년부터 △전기차는 배터리 제외 70% 부가가치를 유럽 및 FTA 국가에서 생산 △배터리는 3개 소재, 발효 3년 후부터는 5개 소재를 유럽 및 FTA 국가에서 생산 △철강, 알루미늄은 전체 물량의 25% 이상을 저탄소 제품 사용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한다.
해당 내용 중 주목할 부분은 FTA 국가를 유럽과 동등하게 취급한다는 점이다. 미국판 IRA는 FTA 체결국에 대한 혜택이 거의 없어 현대차·기아가 전기차를 리스 등으로 판매해 해택받아야 했다. 이와 다르게 유럽은 FTA 체결국을 EU 국가와 동등하게 대우하고 있으며, 한국은 유럽과 FTA를 맺고 있다. 유럽 내 최대 경쟁 업체로 부상한 중국과 달리, 한국은 IAA로 인한 타격이 적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현대차·기아의 유럽 전기차 판매량은 약 18만4000대였으며, 이중 현지 생산량은 17%에 불과한 3만2000여대다. IAA 법안이 이대로 통과된다면, 당장은 현대차·기아가 유럽에 전기차를 수출해도 불이익을 당하진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조치로 현대차·기아의 핵심 경쟁자인 중국 브랜드의 고전이 심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IAA 규정을 맞추려면 현지에 조립 공장과 배터리 공장을 세워야 하는데, IAA가 규정한 법에 따르면 중국의 현지 투자 조건이 매우 까다로워 쉽지 않다고 설명한다. 결국, 원산지 비율을 맞추지 못하면 중국의 과도한 '저가 전기차 밀어넣기' 전략은 실행할 수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에 현대차·기아는 유럽 시장을 겨냥한 소형 전기차를 출시하며 공략 속도를 낸다.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아이오닉 3, EV2 출시가 예고돼 있다.
업계 관계자는 "IAA 법안 1차 투표가 2026년 9월에 이뤄진다"며 "한국 등 FTA 체결국 우대 여부가 이를 통해 확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Copyright © EB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