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이슈] 국제유가 100달러 돌파…미국, 호르무즈 장악 왜 못하나?

황동진 2026. 3. 9.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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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동 사태 여파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국제유가가 치솟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상황이 장기화 될 가능성이 높다는 건데요.

월드이슈, 황동진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국제 유가가 지난주에는 90달러를 돌파하더니, 그 새 100달러가 넘었다고요?

[기자]

미국과 이스라엘의 전격 공습 이후 이란은 세계 원유의 주요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하고 있는데요.

이 여파로 국제유가가 우리 시간으로 오늘 오전 7시 15분쯤에는 심리적 저항선인 100달러를 넘었습니다.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 선물 가격은 오늘 오후 1시 현재 27% 가량 오른 배럴당 115달러 42센트를 기록했습니다.

한때 120달러에 육박하기도 했는데요.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 것은 3년 8개월 전인 2022년 7월 이후 처음입니다.

국제 유가 기준인 브렌트유도 영국 런던 선물거래소에서 25% 오른 배럴당 115달러 90센트에 거래됐습니다.

전쟁 전인 지난달 27일의 67달러일 때보다 70%가량 오른 겁니다.

[앵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가 이렇게 빠르게 나타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기자]

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유통량의 20~30%가량이 통과하는 곳입니다.

그런데, 지난달 28일 이후 열흘 동안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유조선은 이란 유조선 몇 척밖에는 없었습니다.

급격히 원유 수송이 중단되면서 근처 산유국들은 원유를 저장시설에 보관하기 시작했는데요,

원유 보관시설도 한계에 이르러 앞으로 빠른 곳은 1, 2주 여유가 있는 곳도 3, 4주면 포화 상태에 이를 것으로 보입니다.

산유국들은 현재 감산에 들어갔는데, 이라크가 지난달 430만 배럴 수준이던 원유 생산량을 130만 배럴로 줄였고, 쿠웨이트도 260만 배럴이던 생산량을 거의 중단 수준으로 대폭 감축했습니다.

아랍에미리트는 감산량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상당량 감축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시장에서는 유가 상승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골드만삭스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흐름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이달 말엔 배럴당 150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사드 알 카비 카타르 에너지 장관도 앞서 한 인터뷰에서 "원유 가격이 몇 주 안에 15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으며, 이는 세계 경제를 무너뜨릴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앵커]

국제 유가가 치솟으면서 미국도 곤란해진 상황인데, 호르무즈 상황을 미국이 통제하지 못하는 이유가 뭘까요?

[기자]

첫째는 호르무즈 해협 자체가 이란의 앞마당이란 사실입니다.

폭이 가장 좁은 곳은 39km밖에 안 돼서 육지에서 지대함 미사일을 쏠 수 있고, 해안포를 사용해 접근 선박을 침몰시킬 수 있습니다.

수로가 너무 좁다 보니 항공모함이나 구축함 같은 미국의 주력 함정들이 기동하기 어렵습니다.

해안에는 이미 이란이 수백 킬로미터에 걸쳐 해안 동굴과 지하터널을 뚫어놓고 해안포를 감춰놓았습니다.

필요시 해안포를 꺼내서 공격하고 공습으로부터 쉽게 감출 수도 있습니다.

또, 이슬람혁명수비대는 수백 대의 소형 고속정과 자살 수중 드론을 운용하고 있어서 접근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그리고 극단적인 상황에서는 이란이 기뢰를 매설해 군함이나 유조선의 통행을 완전히 막을 수도 있습니다.

미국이 이란의 해안 전력을 완전히 궤멸하기 위해서는 전면적인 지상전이나 대규모 공습을 해야 하는데 이럴 경우 중동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습니다.

[앵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이란 수도 테헤란에 검은 비가 내렸다는 소식도 전해졌는데, 이게 무슨 말인가요.

[기자]

네, 현지 시각으로 그제 밤과 어제 새벽에 이란의 주요 연료 보급기지들이 공습을 받은 여파입니다.

이란 IRNA 통신은 테헤란 북서부의 샤흐런 석유저장소와 남부 레이 지역의 연료 저장고, 서쪽 외곽 카라지 등의 연료 저장시설이 집중 공습을 받았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란 통신은 이들 탱크가 폭격을 받은 뒤 폭발하면서 유독 가스가 대량으로 뿜어져 나오고 있다고 전했는데요.

테헤란시 당국도 "석유 탱크가 폭발해 유독한 탄화수소와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화합물이 대기와 구름에 대규모로 퍼지고 있다"며 "비가 내리면 아주 위험한 강산성 비"라고 경고했습니다.

실제로 소셜미디어에는 테헤란에 짙은 먹구름이 끼고 강산성의 검은색 기름비가 내린다는 글과 사진이 게시됐습니다.

[앵커]

이란 내 식수 공급 시설도 공격받고 있다고요?

[기자]

네, 이란 내 해수 담수화 시설이 잇따라 공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사막기후에서 생존에 필수라 할 수 있는 담수화 시설까지 표적이 되면서, 인도적 위기로까지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현지 시각 그제 미국이 자국의 키슘섬의 담수 시설을 공격해 30개 마을의 식수 공급에 차질이 생겼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미 중부사령부는 해당 공격에 미군은 관여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는데요.

전쟁 중에 민간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하거나 민간 기반 시설을 훼손하는 행위는 국제인도법을 위반하는 전쟁범죄입니다.

외교가에서는 담수화 시설이 전쟁 표적이 될 경우 중동 도시들이 심각한 위기에 처할 수 있다고 오래전부터 경고해 왔습니다.

자료조사:권애림/영상편집:박혜민 최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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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동진 기자 (ac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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