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도입, 근무자들 스트레스 오히려 늘렸다... ‘AI 뇌 과부하’

인공지능(AI) 도입이 직장인들의 업무 스트레스를 가중시킨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AI가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측면도 있지만, AI가 내놓는 막대한 양의 결과물을 감독하면서 정신적 피로가 늘어난다는 것이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과 미국 리버사이드 캘리포니아대 연구팀은 미국 내 대기업에 근무하는 근로자 1488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개인의 인지 능력을 넘어선 과도한 AI 도구 사용 또는 관리로 인한 정신적 피로가 발견됐고 이를 ‘AI 뇌 과부하(AI brain fry)’로 명명했다. 연구 결과는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5일(현지 시각) 게재됐다.
AI 업무에서 가장 정신적 부담이 큰 것은 AI 도구를 쓰면서 작업자가 직접 상황과 결과물을 모니터링해야 하는 ‘감독’이었다. 여러 AI 에이전트를 동시에 관리하고 AI가 만든 결과물을 검토하는 것이 큰 스트레스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AI 감독을 많이 하는 사람들의 정신적 피로도는 일반인 대비 12% 높았다. 실제로 연구팀이 집계한 연구 생산성은 AI 도구를 3개 쓸 때까지는 높아졌지만, 4개 이상 사용할 때는 낮아졌다.
업무에 AI를 사용하는 사람의 14%가 AI 뇌 과부하를 경험했다고 밝혔다. 참가자들은 “머리가 멍해진다” 등의 표현을 사용하며, AI 도구와 상호작용한 후 명확하게 생각할 수 없게 됐다고 답했다. AI 과부하에 걸린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의사 결정 피로를 33% 더 많이 느꼈다. 작은 오류는 11%, 큰 오류는 39% 더 많이 발생했다. AI 과부하가 걸린 직원의 퇴사 의사는 일반 근로자 대비 39% 높아졌다.
다만 연구팀은 모든 AI 사용이 두뇌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참가자들이 AI를 일상적이거나 반복적인 작업에 활용했을 때 AI를 쓰지 않는 참가자보다 번아웃(소진) 지표가 15% 감소했다. 반복되고 재미없는 업무를 AI에 맡기면 오히려 직원들의 업무 몰입도가 늘어났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개인이 AI를 얼마나 사용하는지가 아니라, 직원·팀·리더·조직이 AI 활용 방식을 어떻게 만들어가는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며 “AI 활용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설정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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