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식스 플래그, 7개 놀이공원 매각… 글로벌 테마파크 양극화 가속

유진우 기자 2026. 3. 9.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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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형 테마파크 자산 재편
대형 IP 테마파크 쏠림 심화
중소 놀이공원 생존 위협

세계적인 테마파크 기업 식스 플래그가 북미 전역에 걸쳐 7개 지역형 놀이공원을 매각한다. 유니버설 스튜디오, 디즈니, 레고랜드 같은 글로벌 사업자들이 수조 원 단위 자본을 투입해 초대형 신규 파크를 잇달아 개장하는 호황기 속에 나온 상반된 결정이다.

전문가들은 막대한 자본력과 강력한 지식재산권(IP)을 결합한 이른바 목적지형 메가 파크로 수요가 집중되면서, 사업자들이 수익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지역형 자산을 과감히 덜어내는 양극화가 가속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발렌시아 식스 플래그 매직 마운틴 주차장에 자동차들이 진입하고 있다. /연합뉴스

8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식스 플래그 엔터테인먼트는 산하 7개 지역형 테마파크를 부동산 투자 신탁 회사 EPR 프로퍼티스에 3억 3100만 달러(약 5000억 원)를 받고 전액 현금 매각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매각 대상에는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밸리페어,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의 월즈 오브 펀, 미시간주 그랜드래피즈의 미시간 어드벤처가 우선적으로 포함됐다. 모두 미국 중서부 내륙 중형 도시권들로, 관광객이 몰리는 도시가 아니라 지역 주민 수요에 의존하는 ‘로컬 테마파크 시장’이다. 또 텍사스주 갤버스턴의 슐리터반 워터파크,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식스 플래그 세인트루이스, 뉴욕주 퀸즈베리의 식스 플래그 그레이트 이스케이프, 캐나다 몬트리올 식스 플래그 라 롱드 같은 북미 핵심 도시 중소형 거점 놀이동산도 대거 매물로 넘어갔다.

식스 플래그 측은 해당 7개 공원이 지난해 관람객 도합 약 450만 명을 유치했고, 2억 6000만 달러(약 3900억 원) 규모 순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식스 플래그는 이번 매각으로 확보한 대금을 기존 부채 상환에 전액 투입해 재무 건전성을 높일 계획이다. 존 라일리 식스 플래그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거래로 포트폴리오를 단순화하고 재무 상태를 한층 강화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가장 큰 상승 잠재력이 크다고 생각하는 우량 자산에 자본과 리더십을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유니버설 스튜디오 리조트에서 열린 해리포터의 마법사 세계 테마파크 개장식에서 영화 '해리포터'의 올리버 펠프스(왼쪽), 다니엘 래드클리프(왼쪽 두 번째) 등이 관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글로벌 테마파크 업계와 주요 연구 기관들은 앞으로도 중소형 테마파크들이 지역 부동산 가치에 집중하는 투자 전문 회사나 위탁 운영에 특화한 외부 전문 기업으로 넘어가는 사례가 더욱 빈번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르애닌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테마파크 휴양 시장 규모는 2025년 기준 약 718억 달러(약 107조 원)로 평가됐다. 2032년에는 1102억 달러(약 165조 원) 규모로 팽창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처럼 비약적인 확장은 막대한 자본을 투입한 초대형 신규 프로젝트들이 이끌고 있다. 유니버설 스튜디오는 지난해 5월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 90만 평 규모 ‘에픽 유니버스’를 개장하며 전 세계 관광객을 빨아들였다. 에픽 유니버스는 슈퍼 닌텐도 월드, 해리포터 마법부, 다크 유니버스, 드래곤 길들이기 등 강력한 팬덤을 구축한 글로벌 IP를 총망라해 테마파크 흥행 문법을 새로 썼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시아와 중동 지역에서도 굵직한 신규 프로젝트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중국 상하이에 5억 5000만 달러(약 8200억 원)를 투입한 중국 최초 레고랜드 상하이 리조트가 문을 열었다. 8500만 개 레고 브릭으로 지어진 이 공원은 26m 높이 거대 레고 피규어와 세계 최초 몽키키드 테마 구역을 내세워 가족 단위 관광객을 사로잡고 있다.

오일머니를 축적한 중동 역시 테마파크 메카로 부상 중이다. 월트 디즈니 컴퍼니는 지난해 5월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레저 개발사 미랄과 야스 섬 해안가에 디즈니 테마파크를 건설한다고 발표했다. 이 테마파크는 전통적인 유럽식 동화 속 성에서 벗어나 현대적인 건축 양식과 최첨단 기술을 결합한 미래지향적 성을 선보일 계획이다. 여기에 중동 고유 문화를 반영해 독창적 공간을 창출하겠다고 디즈니는 공언했다.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두바이 오페라에서 열린 디즈니+ 스트리밍 서비스 출시 행사. /연합뉴스

에픽 유니버스나 디즈니 아부다비처럼 전 세계적 인지도를 갖춘 목적지형 테마 파크는 며칠씩 머무르면서, 보고 먹고 자는 내내 지갑을 여는 장기 체류형 관광객을 유치한다. 고가 테마 호텔 숙박, 프리미엄 다이닝, 한정판 굿즈 구매 등에서 막대한 부가 수익을 창출할 여지도 크다.

반면 식스 플래그를 위시한 지역형 놀이공원은 인근 주민들의 당일치기 방문에 의존하는 태생적 한계가 뚜렷하다. 입장권 외의 부가 소비가 적고, 인건비 상승과 시설 유지보수 비용은 급증해 이익률 방어에도 한계가 있다. 설계 비용이 급증하는 실내형 시설이 적어 날씨 변화에 민감하고, 지역 경제 침체 같은 경기 변화에도 취약하다.

미국 비즈니스 리서치 인사이트는 “물가 상승으로 소비자 지출 기준이 깐깐해지면서, 평범한 동네 놀이공원 대신 돈을 모아서 압도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대형 파크로 향하겠다는 소비 양극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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