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널뛰는 장세에 사상 최대 ‘빚투’… 대규모 반대매매 공포 확산
증시 급락하면 반대매매(강제 청산) 가능성 증가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침공 여파로 국내 증시 변동성이 극단적으로 커졌다. 하루 사이 지수가 10% 가까이 오르내리는 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투자하는 이른바 ‘빚투’ 규모는 사상 최대치를 연일 경신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증시 급등락 국면에서 레버리지 투자 확대가 대규모 반대매매로 이어지며 국내 증시의 ‘뇌관’으로 작동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날 오전 2시 23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93.78(7.05%) 내린 5192.41에 거래되고 있다. 오전 10시 31분쯤 8% 넘게 폭락하면서 매매를 20분간 멈추는 ‘서킷 브레이커’도 발동했다. 같은 시간 코스닥 지수도 5% 넘게 빠지며 1000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중동발(發)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코스피 변동성은 극단적으로 커진 모습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이후 첫 거래일이었던 3일 코스피는 7% 하락했고, 다음 날인 4일에는 12% 폭락하며 역대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이어 5일에는 9% 넘게 반등했고 6일에는 보합권에서 마감했다. 이후 다시 장중 8% 급락이 나타나는 등 하루 사이 큰 폭의 등락이 반복되고 있다.
이는 평상시 코스피 변동성과 비교하면 매우 이례적인 수준이다. 코스피의 지난해 평균 일간 등락률이 약 0.24%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최근의 두 자릿수 변동은 통상적인 변동폭 대비 크다.

이처럼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투자하는 신용거래 잔고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증시 급등의 수혜를 충분히 누리지 못했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포모(FOMO·기회 상실의 공포)’ 심리에 따라 레버리지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5일 신용거래융자 규모는 33조6945억원으로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유가증권 22조8152억원, 코스닥 10조8792억원 수준이다. 이는 올해 1월 2일(27조4207억원) 대비 22.8%, 지난해 1월 2일(15조6823억원) 대비 115% 증가한 수치다.
‘초단기 빚투’ 성격의 위탁매매 미수금도 증가 추세다. 위탁매매 미수금은 지난 5일 기준 2조4879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다. 위탁매매 미수금은 투자자가 결제일에 대금을 납부하는 조건으로 먼저 주식을 매수하는 거래다. 국내 주식 결제일이 매수 후 2거래일(T+2)이라는 점을 이용해 주가 상승을 예상하고 미수로 매수한 뒤 결제일 전에 매도해 차익을 실현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증시 급등락 국면에서 이러한 레버리지 투자가 반대매매(강제 청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신용융자 거래의 경우 계좌 담보 비율이 140% 아래로 떨어지면 추가 증거금 납입을 요구받고, 이를 채우지 못하면 다음 거래일 장 시작과 동시에 보유 주식이 강제 매도된다. 위탁 매매 미수금 역시 결제일까지 대금을 납부하지 못하면 다음 날(T+3) 반대 매매 절차가 진행된다.

전문가들은 급격하게 늘어난 ‘빚투’가 한국 증시의 뇌관으로 작동할 위험이 있다고 분석한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사상 최대 수준까지 상승한 신용 잔고는 시차를 두고 증시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반대 매매 물량이 쏟아질 경우 ‘반대 매매→지수 하락→추가 반대 매매’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다만 시장 일각에서는 풍부한 대기 자금이 충격을 일부 흡수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개인 투자자의 투자 대기 자금인 투자자 예탁금 역시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4일 투자자 예탁금은 130조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김현수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증시 레버리지 규모가 역대 최대 수준인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예탁금 증가 속도가 더 빠른 만큼 신용이 시장 과열을 촉발하기보다는 상승 국면에서 변동성을 확대하는 보조적 역할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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