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FC 5초 KO→은퇴→죽음 문턱' 온갖 수모 겪었지만..."원한 품고 살기엔 인생은 너무 짧다" 아스크렌, '악연' 마스비달과 극적 화해

김경태 기자 2026. 3. 9.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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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RTALKOREA] 김경태 기자= "원한을 품고 살기에는 인생은 너무 짧다."

전 UFC 파이터 벤 아스크렌은 8일(한국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호르헤 마스비달과 어깨동무를 한 사진을 공개하며 화해 소식을 전했다.

아스크렌은 "지난여름 나는 인생이 얼마나 짧은지, 그리고 원한을 품기에는 너무 짧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마스비달이 만나 식사를 하며 이야기를 나누자고 했을 때 당연히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 그는 위스콘신까지 와서 함께 저녁을 먹으며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대화를 하다 보니 서로 다른 점보다 공통점이 더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묵은 감정을 내려놓고 새로운 친구를 얻게 돼 기쁘다. 원한을 품고 살기에는 인생은 너무 짧다. 지난 일을 내려놓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마스비달이 직접 위스콘신까지 와준 것에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두 선수는 과거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며 악연을 이어온 사이였다. 특히 2019년 열린 UFC 239에서 맞대결이 성사되기 전부터 거친 트래시 토킹을 주고받으며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마스비달은 당시 미국 매체 'CBS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경기가 끝난 뒤에는 아스크렌의 혈통이 이어지지 않도록 만들겠다. 마스비달의 피로 아스크렌의 혈통을 끝내버리겠다"며 강도 높은 발언을 쏟아냈다.

나아가 "그가 한 달 동안 피 오줌을 싸게 만들겠다. 신장을 망가뜨리고 다리를 부숴 제대로 걷지 못하게 만들겠다. 그리고 걸을 때마다 '그 빌어먹을 마스비달'이라고 떠올리게 만들겠다"며 거친 도발을 이어갔다.

아스크렌 역시 '라스베이거스 리뷰 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그냥 마스비달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는 유치한 사람이다. 사람을 만나자마자 농담을 던지며 자신이 알파인지 확인하려 드는 스타일"이라며 "나는 그런 식으로 행동하지 않는다. 처음 만난 사람이라면 서로 거리를 지킨다. 나를 건드리지 말라. 무슨 일이 생길 수도 있다"고 맞받아쳤다.

이렇듯 긴장감이 고조됐지만, 경기는 다소 허무하게 끝났다. 시작 5초 만에 마스비달의 플라잉 니킥이 적중했고, 아스크렌은 그대로 실신했다. 설상가상 마스비달은 쓰러진 그에게 파운딩을 퍼붓는 무자비한 모습까지 보여줬다.

경기 후에도 조롱은 이어졌다. 마스비달은 옥타곤에서 실신한 아스크렌을 따라 하는 제스처를 취했고, 기자회견에서는 기절한 상대에게 후속타를 넣을 필요가 있었냐는 질문에 "매우 필요했다(Super Necessary)"고 답하며 비꼬았다. 해당 발언은 이후 MMA 팬들 사이에서 하나의 밈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아스크렌 입장에서는 굴욕적인 패배였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어진 데미안 마이아과의 경기(UFN 162)에서 3라운드 서비미션 패배하며 2연패 늪에 빠졌고, 결국 해당 경기를 끝으로 UFC를 떠나게 됐다. 이 때문에 아스크렌에게는 마스비달은 씻기 힘든 치욕의 존재로 남았고, 두 사람의 관계 역시 회복되기 어려워 보였다.

다만 최근 아스크렌의 건강 문제가 계기가 되면서 분위기에 변화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해 6월 심각한 폐렴으로 생사의 기로에 놓였고, 긴급 입원 끝에 양쪽 폐 이식 수술을 받아야 할 정도로 상태가 악화됐다. 아스크렌은 당시 근황을 전하며 "네 차례나 죽음의 문턱을 넘었다"고 밝히며 울먹였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지만, 투병 과정에서 눈에 띄게 야위어진 몰골은 많은 팬들에게 안타까움을 안겼다.

그럼에도 아스크렌은 꾸준한 재활을 통해 기적적으로 건강을 회복했고, 최근 여러 미디어에 얼굴을 비추며 건재함을 드러냈다.

이 같은 경험으로 인해 아스크렌은 '미워만 하고 살기엔 인생이 너무 짧다'고 느껴졌을 터. 이에 마스비달과의 오랜 악연을 끊고 화해를 택하는 대인배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사진=벤 아스크렌 SNS, UFC, MMA 정키,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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