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오일쇼크 공포]금리 인하 물건너 갔다…물가·경제성장률까지 '경고등'
전문가들 "당분간 한은 금리조정 쉽지 않아"
유가 100달러·환율 1500원 3개월 유지시 성장률 조정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선을 넘으며 한국은행의 고민이 깊어졌다. 유가 급등으로 물가 상승 가능성이 높아지고 경기 위축 우려가 커진 가운데 한은이 금리를 인하하기도, 인상하기도 어려운 상황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9일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과 브렌트유는 나란히 100달러를 돌파했다. WTI 선물 가격이 100달러를 돌파한 것은 2022년 7월 이후 최초다.
고개 드는 기준금리 상승 사이클 전환
국제유가가 급등해 수입물가에 인플레이션 압력 증대 신호가 발생할 경우 향후 금리 인하 가능성은 없어지고 빠른 시간 내 금리가 상승 국면으로 진입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단 전문가들은 한은이 당분간 동결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가계부채, 기업부채 문제도 엮여 있기 때문에 당장 기준금리가 움직일 가능성이 높지 않다"면서 "한·미 기준금리 역전 상황에서 지금까지 왔기 때문에 최소한 올해는 현 상황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는 기준금리를 조정해 한은이 얻을 수 있는 것이 없다"며 "단 전쟁이 장기화되면 유가 때문에 물가가 더 올라갈 수 있고 이 경우 기준금리가 소폭 올라갈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치솟은 유가가 당분간 물가를 끌어올린다고 해도 한은이 금리 인상을 결정하기는 힘들다는 의견도 나왔다.
최진호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연구원)는 뉴스웨이와 통화에서 "현재 유가 상황이 장기화되면 시장 공포는 매우 커지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기준금리 조기 인상 검토까지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며 "유가가 물가에 영향을 미치긴 하겠지만 지금은 경제성장률에 악영향을 주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원론적으로는 경제성장과 물가가 부딪힐 경우 중앙은행은 물가를 잡는 것이 우선이긴 하나 현 상황에서는 유가가 물가를 올린다고 하더라도 수요 압력이 같이 낮아져 물가로 오롯이 충격이 다 오진 않을 것으로 본다"며 "이 경우 한은은 성장 불안에 좀 더 정책 목표를 둘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성장률 2% 발표 한 달 만에 번진 유가 충격

한은은 경제성장률 상향 근거로 반도체 수출 호조와 내수 회복세를 제시했으나 중동 사태가 길어질수록 내수 회복도 힘을 받기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연평균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에 이르면 경제성장률은 0.3%p 하락하고 150달러까지 오를 경우 0.8%p 하락 압력이 발생한다. 국제 유가 상승은 물가 상승에 따른 소비 심리의 악화, 원자재 가격 급등에 의한 기업 생산 비용 증가, 수입 단가 상승에 따른 교역 조건 악화 등을 유발한다.
소비자물가의 경우 국제 유가가 오를 경우 크게 치솟을 전망이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에 이르면 소비자물가상승률은 1.1%p 증가하고 150달러 달성 시 2.9%p 증가 압력이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도 물가 상방 압력이 커진 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김웅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지난 6일 열린 물가상황점검회의에서 "3월에는 중동 상황에 영향을 받아 국제 유가가 상승하면서 비용 측면에서의 물가 상방 압력이 커졌다"면서 "향후 물가 흐름은 중동 상황 전개 양상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유가 움직임에 크게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 이코노미스트는 "유가 100달러, 환율 1500원대 2가지 조건이 3개월 정도 유지된다면 성장률을 0.2%p 정도 다시 낮춰야 한다고 보고 있다"면서 "반도체 사이클과 유가가 직접적인 관계는 없으나 결국 반도체 생산 공장을 돌리는 데 유가를 빼놓을 수 없다. 기업이익 전망치가 빠지게 되면 결국 선행종합지수가 꺾이는 흐름이 연이어 나타날 것"이라고 답했다.
이지숙 기자 jisuk618@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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