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파스] '청부민원' 수사 2년 3개월, 누가 류희림에게 면죄부를 주었나

허현재 2026. 3. 9.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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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권익위·감사원, ‘청부민원 의혹’ 류희림 전 방심위원장에 연이어 면죄부
감사원 보고서에 ‘청부민원 비밀 단톡방’ 흔적 드러나

구독자님, 윤석열 정부 시절 일어났던 ‘류희림 청부민원 사건’을 기억하시나요?🤔 류희림 전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 위원장이 자신의 가족과 지인들을 동원해 방심위에 ‘셀프 민원’을 넣고, 그 민원을 근거로 여러 언론사에 무더기 중징계를 내린 사건이었는데요.😰

지난 2023년 12월 뉴스타파 보도로 이 사건이 드러난지 어느새 2년 3개월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방심위 내부의 공익제보자들을 비롯해 수많은 사람들이 이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노력해 왔죠.

하지만 ‘류희림 청부민원 사건’의 진실을 밝혀야 할 경찰, 권익위, 감사원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류희림 위원장에게 면죄부를 쥐어주고 있습니다. 반면 이 사건을 세상에 알린 공익제보자들은 개인 휴대폰과 자택이 압수수색을 당하는 등 큰 고통을 겪어야만 했어요.🤨

방송의 공익성과 공정성을 지켜야 할 방심위원장이 오히려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방송 탄압에 앞장섰던 이 사건. 경찰과 감사원 등 수사기관은 왜 류희림 위원장에게 면죄부를 준 것일까요? 이번 주 타파스는 류희림 청부민원 사건의 전말과 경과, 그리고 사건 속에 숨겨진 진실을 살펴보겠습니다.

‘청부민원’ 의혹을 받고 있는 류희림 전 방송통신심의위원장.

🤔 뉴스타파가 던진 질문들

ㆍ 류희림 청부민원 사건의 실체는 무엇일까?
ㆍ 경찰, 감사원, 권익위 등은 왜 류희림에게 사실상 면죄부를 주었을까?

🧐 주목해야 할 사실들

방심위 위원장이 가족 동원해 방심위에 민원을? ‘류희림 청부민원 사건’의 전말

ㆍ 지난 2023년 9월 4일 오후 5시 30분경, 방심위 온라인 창구를 통해 수십 건의 민원이 쏟아져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희한하게도 이 민원들의 내용은 거의 복사한 것처럼 똑같았는데, 바로 뉴스타파의 보도를 인용한 방송사들(KBS, MBC, JTBC, YTN 등)을 심의해달라는 내용이었어요.
ㆍ 당시 민원들이 문제삼았던 뉴스타파 보도는 바로 윤석열 대통령의 부산저축은행 수사 ‘봐주기’ 의혹을 제기한 이른바 ‘김만배 음성파일’ 보도였습니다. 즉 대통령에 대한 비판 보도를 심의해달라는 민원이 특정 시점부터 쏟아져 들어온 것인데요.🤔
ㆍ 더군다나 해당 뉴스타파 보도는 2022년 3월에 보도한 것으로, 민원이 들어온 시점에는 이미 1년 6개월이 지난 보도였습니다. 1년 6개월 전 보도를 심의해달라는 민원이 갑자기 수십 건씩 쏟아진 사례는 방심위에서도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합니다.
ㆍ 그렇다면 누군가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비판 보도를 한 방송사들을 공격할 목적으로, 민원 수십 건을 조직적으로 접수한 것은 아닐까요? 놀랍게도 이 조직적 민원을 주도한 사람은 바로 류희림 방심위원장일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ㆍ 그 이유는 민원을 제기한 사람들 중 상당수가 류희림 위원장의 가족과 지인들로 확인됐기 때문입니다. 특히 류 위원장의 친동생인 류 모 씨는 ‘형의 후배가 도와달라고 해서 민원을 넣었다’ 라고 직접 말하기도 했어요.😡

2023년 9월, 류희림 전 방통위원장의 가족과 친인척들이 일제히 ‘뉴스타파 보도를 인용한 방송사들을 심의해달라’ 라는 민원을 방심위에 접수했습니다.

ㆍ 만약 류희림 위원장이 가족과 지인들을 동원해 ‘청부민원’을 넣은 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방심위 위원장으로서 중립의 의무를 저버린 것으로 이해충돌 소지가 매우 큽니다. 실제로 류 위원장은 청부민원 사건이 불거진 뒤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당했어요.

경찰·권익위·감사원의 ‘류희림 면죄부’ 릴레이

ㆍ 하지만 이 사건을 맡은 경찰은 약 1년 6개월의 수사 끝에 류희림 위원장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습니다.😰 

ㆍ 경찰은 무혐의 결론을 내리면서 “청부 민원 이외에 진정한 민원도 있었다”, “청부 민원이라도 민원인이 류희림의 의견에 동의했다면 진정한 민원”이라는 묘한 논리를 내세웠어요.🤔 하지만 경찰의 논리대로 ‘청부 민원’과 ‘진정한 민원’을 구분하기 어렵다고 해도, 류희림 위원장이 민원을 청부한 것 자체는 문제가 없는 것인지 의문입니다.

류희림 청부민원 사건을 수사한 양천경찰서는 1년 6개월간의 수사 끝에 ‘무혐의’ 처분을 내렸습니다.

ㆍ 더군다나 이 사건을 수사한 서울 양천경찰서는 1년 6개월간 수사 인력을 단 1명만 배치한데다, 그마저도 수사 초기 7개월간은 류희림 위원장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조차 신청하지 않았어요. 
ㆍ ‘청부민원’ 사실을 밝히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류희림 위원장과 가족, 지인들의 통신 기록입니다. 만약 민원이 쏟아진 시점에 류 위원장의 통신 기록이 확인된다면, 류 위원장이 민원을 청부한 강력한 증거가 될테니까요. 
ㆍ 하지만 경찰이 수사를 미루는 사이 통신사의 통신기록 보관기간인 1년이 지나, 청부민원 사건 당시 류희림 위원장의 통신기록은 결국 확인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과연 경찰이 류 위원장에 대한 수사 의지가 충분했는지, 일부러 부실 수사를 한 것은 아닌지 의심되는 정황이에요.🤨
ㆍ 방심위 직원들의 신고를 통해 청부민원 사건 조사를 맡은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권익위는 2024년 1월 신고를 받은 뒤 약 7개월동안 조사 활동을 벌였는데, 결국 “진술이 엇갈려서 판단 불가” 라며 사건을 다시 방심위로 돌려보냈습니다. 사실상 류희림 방심위원장에게 ‘셀프 조사’를 맡김으로써 면죄부를 준 셈이죠.😰
ㆍ 마지막으로 살펴볼 것은 2025년 3월부터 시작된 감사원의 감사 결과입니다. 당시는 12·3 내란으로 인해 윤석열 정권이 이미 몰락한 시점이었기 때문에, 그만큼 ‘류희림 청부민원 사건’ 감사 결과에 대한 기대도 컸는데요.

ㆍ 하지만 감사원 역시 올해 1월 ‘사건의 실체를 확인할 수 없다’ 라는 감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의심은 가지만 이미 시간이 너무 흘러서 증거가 부족하다는 취지였어요. 만약 경찰이나 권익위가 빠른 수사를 통해 류 위원장의 통신 기록 등을 확보했다면 다른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까요.😰

감사원 보고서에 드러난 ‘청부민원 비밀 단톡방’의 흔적

ㆍ 그런데 감사원의 감사 결과에는 주목할 만한 부분도 있었습니다. 청부 민원에 동원된 이들이 모여 있던 비밀 단톡방의 존재가 진술을 통해 확인된 것인데요.😰

ㆍ 감사원은 청부 민원 사건과 관련해 총 65명의 민원인을 조사했는데, 그 중 5명이 청부 민원과 관련된 단톡방이 있었다는 공통된 진술을 했습니다. 그 중 류희림 위원장의 직장 동료였던 A씨는 “뭐하는 곳인지도 모르는데 어떤 단톡방에 초대됐다” 라며, “그 단톡방에서 누군가가 ‘방심위에 민원을 제출하면 류희림이 잘 처리해줄 것’ 이라고 해서 민원을 제출했다” 라는 구체적인 진술을 남기기도 했어요.🤔

류희림 위원장의 과거 직장동료 A씨는 ‘청부민원 단톡방’에 대한 구체적 진술을 남겼습니다.

ㆍ 이 진술 내용에 따르면, 당시 청부 민원을 조직적으로 지시하는 누군가가 있었고, 그 사람이 단톡방을 통해 다수의 사람들에게 민원 제출을 지시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이 단톡방에 누가 있었는지, 지시를 내린 사람은 누구였는지, 지시 내용이 무엇이었는지 밝혀진다면 ‘청부 민원’ 사건의 실체를 금새 파악할 수 있겠죠.
ㆍ 하지만 결국 감사원은 이 단톡방의 실제 대화 내용은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이미 대화방은 삭제됐고, 관련된 인물들은 모두 휴대전화를 교체했기 때문이에요. 만약 경찰과 권익위 등이 빠른 수사로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면 어땠을까, 다시 한 번 아쉬움이 느껴지는 결과입니다.

😮 이 보도가 중요한 이유

ㆍ 지금까지 살펴본 ‘류희림 청부 민원’ 사건은 단순한 개인 비리가 아닙니다. 권력이 국가 기관을 동원해 언론의 입을 막으려 한 '권력 오남용의 교본' 같은 사건입니다.
ㆍ 하지만 수사 기관이 늑장을 부리는 사이 사건의 실체를 파악할 증거는 사라져버렸고, 류희림 전 위원장은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은 채 자신의 임무를 마치고 방심위를 떠났습니다. 하지만 방심위에 남은 직원들은 무너진 방심위의 공정성을 세우기 위해 오늘도 노력하고 있어요.
ㆍ 지난해 10월 서울경찰청은 검찰의 요청에 따라 류희림 청부민원 사건에 대한 재수사에 나섰습니다. 이번에야말로 이 사건의 진실을 밝힐 수 있을까요? 뉴스타파는 앞으로도 류희림 청부민원 사건, 그리고 권력의 언론 장악 시도를 계속 감시하겠습니다.

뉴스타파 허현재 presentheo@newstap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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