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AI 공장 꿈꾸는 삼성전자… 디지털트윈·로봇 너머 협업도 열리나

양정민 기자 2026. 3. 9.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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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웨이퍼 수작업 등 고위험 작업 대체 기대… 경쟁사와 디지털 트윈·제조 자동화 경쟁 나선다
생산 자동화 환경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추진…레인보우로보틱스 포함 타 기업 협력 열어두나

삼성전자가 갤럭시에서 꿈꾼 인공지능(AI)을 생산 공장에도 투입한다. 제조 전 공정에 AI를 적극 적용함으로써 자재 입고부터 생산·출하까지 전 공정에 디지털 트윈 기반 시뮬레이션을 도입하겠다는 계획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일 오는 2030년까지 국내외 생산 공장을 'AI 자율 공장'으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미 제조 공정에 각종 로봇을 투입 중인 삼성전자는 AI 투입으로 훨씬 똑똑한 스마트팩토리 전환에 힘을 들일 예정이다. 반도체 파운드리, 휴대전화 등 모든 생산 공장에 AI가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제조 공정 자동화에 레인보우로보틱스를 비롯한 삼성그룹 자회사가 총동원될 것으로 보이지만 이들이 채워주지 못하는 부분도 존재하기에 삼성은 여러 가지 계획을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5년 안에 100% 전환이 쉽지만은 않은 과제기에 삼성전자 혼자서 로봇과 스마트 공장을 꾸려 나가기 어려운 한계점과 요소를 자회사로 편입된 레인보우로보틱스 등과 채워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AI·디지털 트윈·로봇 3축… 공장 전 공정에 AI 투입
삼성SDS, AI기반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넥스플랜트' 이미지. 사진=삼성SDS

삼성전자는 2025년 이후 DX부문에 스마트팩토리팀을 스마트팩토리센터로 격상하고 DS부문에도 디지털트윈센터를 신설하는 등 디지털 트윈·자율공장 전환을 전담하는 조직 체계로 확대 중이다. AI, 디지털 트윈, 로봇 세 가지 축을 크게 잡은 뒤 전 공정에 디지털 트윈 기반 시뮬레이션과 품질·생산·물류용 AI 에이전트를 도입하는 구조다.

구체적으로 삼성전자는 ▲생산 라인과 설비를 관리하는 오퍼레이팅봇 ▲자재 운반을 담당하는 물류봇 ▲조립 공정을 수행하는 조립봇 ▲고온·고소음 등으로 사람이 작업하기 어려운 환경에 디지털 트윈 기반의 환경안전봇을 적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현장에 들어가는 인적 리스크를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갤럭시 S26에서 소개한 '에이전틱 AI'를 제조 혁신에도 적용한다. '에이전틱 AI'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는 AI를 말한다.

이미 지난해 삼성전자는 AI 기반 산업로봇, AGV(무인운반차)·AMR(자율이동로봇), 비전 검사 등 제조 공정 자동화 기술과 디지털 트윈 기반 공장 연결·제어 시스템을 연구하는 데 나섰다.
삼성전자 경기 평택 캠퍼스 반도체 공장 내부. 사진=삼성전자

제조 자동화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모든 대기업의 꿈이다. 365일 공장을 돌리며 완성품을 빠르게 만들어낼 수 있고 혹시 있을 작업자 산재를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현대차그룹은 싱가포르와 미국에서 이를 현실 실험 중이다. 현대차그룹은 싱가포르 스마트팩토리인 HMGICS에 매우 높은 수준의 제조 자동화를 진행 중이며 이를 그대로 미국 HMGMA에 이식해 인건비 절약과 관세 대응에 나섰다. 지난해 큰 폭의 영업이익 감소를 겪었음에도 현대차그룹이 버틸 수 있었던 것은 HMGMA의 공도 컸다.

직접적인 경쟁사 SK, LG도 AI 기반 제조 자동화를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SK하이닉스는 증착 등 핵심 공정에 AI를 도입하고 공장 데이터를 자동 분석하는 스마트팩토리를 구축 중이며 SK AX도 스마트팩토리 전환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다. SK AX는 지난해 11월 북미 자동차 부품 공장에 AI 물류 자동화를 구축하며 삼성전자가 추구하고자 하는 무인 로봇과 AI의 결합을 해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SK 이천포럼 2025' 마지막 세션에서 "이제는 AI와 디지털 전환 기술을 속도감 있게 내재화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만들어야 하는 시대"라며 "구성원 개개인이 AI를 친숙하게 가지고 놀 수 있어야 혁신과 성공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LG도 조직개편을 통해 생산기술원 산하에 '스마트팩토리솔루션센터'를 신설하고 창원 스마트파크와 미국 테네시 공장에서 디지털 트윈 기반 스마트팩토리를 구현해냈다. 삼성이 뒤처진 것은 아니나 다른 기업들도 빠르게 치고 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 기흥사업장에서 직원이 장비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게다가 반도체 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여전히 기흥사업장 등에 수작업 공정이 있다. 에폭시, 암모니아 등 화학물질이 다수 사용되는 반도체 공정 특성상 업무 환경이 인체에 좋지 않고 웨이퍼 캐리어 투입·회수, 반복 핸들링에서 수작업 비중이 높은 상태다. 환경안전봇, 오퍼레이팅봇 등 로봇 등장과 AI 도입이 작업 속도, 결과물 제작, 작업자 환경 모두에게 이로운 환경임은 자명하다.

업계 관계자는 "기흥 일부 라인의 경우 화성·평택과 달리 자동 이송·설비 인터페이스가 돼 있지 않아 작업자들의 수작업 리스크가 여전히 있다"며 "고객사를 위해 작업물을 빨리 뽑아내고 산재 위험을 낮추기 위해서라도 남아 있는 위험 작업들은 로봇·AI 대체 우선순위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삼성 혼자선 쉽지 않다… 손 잡는 기업 나올까
레인보우로보틱스 RB-Y1. 사진=레인보우로보틱스

5년 뒤까지 제조 전 공정에 AI를 도입하겠다고 계획이 나온 만큼 생각만큼 시간은 삼성전자에게 많지 않다. AI만 도입됐다고 해서 이를 실제 제조현장에 쓰지 않으면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로봇 기업들과의 협업 등이 향후 미래 기대로 떠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함께하는 이유다.

당장 활용 가능한 자원은 레인보우로보틱스 로봇들이다. AI 에이전트를 통해 생산·설비·수리·물류 전반을 지능화해 현장 자율화 기반을 강화하고 휴머노이드형 제조 로봇도 단계적 추진한다고 밝힌 만큼 RB-Y2 이상의 로봇들이 업무에 활용될 수 있다. 실제 산업 현장에 RB-Y1C(RB-Y1 산업용 개량형)이 쓰이고 있어 오는 2030년대에는 Y1C, Y2가 전면 보급될 수 있는 상황이다. 하드웨어, 소프트웨어상 Y1C은 생산 자동화 환경에서도 활용 가능하다는 평가다.

AI를 장착한 이동 로봇들도 기대 대상 중 하나다. 현대글로비스 스트레치의 사례처럼 물류 로봇의 경우 AMR을 장착하게 되는데 협동로봇, 물류 로봇과 이동 로봇이 결합 과정에서 AI를 장착할 경우 자율 이동과 자율 작업이 모두 가능해지게 된다. 자연스럽게 이동 로봇에 강점을 지닌 기업들도 삼성전자와 일할 수 있는 기회가 넓어질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 간 협력도 가능성이 없지 않다. 이코노믹리뷰 취재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현대차그룹 로보틱스랩 측과 로봇 관련해 물밑 논의를 진행했었다. 로봇 캘리브레이션 효율화 지원, 고장 지표 선정 근거 논의 등 이야기가 오갔다. 깊은 이야기로 이어지지 못했으나 삼성전자가 부족한 부분을 구체적으로 채우고자 한다면 언제든지 빅딜을 대화할 수 있는 가능성도 존재한다.

로봇 캘리브레이션이란 로봇이 생각하는 위치와 실제 위치를 일치시켜 정확하게 작업을 돕는 과정이다.

다만 삼성전자 측은 "아직은 비전이 나온 정도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삼성전자 생산기술연구소장 이영수 부사장은 "제조혁신의 미래는 단순한 자동화를 넘어 AI가 현장을 이해하고 스스로 최적의 결정을 실행하는 자율 제조현장 구축이 핵심"이라며 "AI와 결합한 글로벌 제조혁신의 중심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