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무너뜨린 ‘대서양동맹’…한국의 생존방정식은 [매경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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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는 어려울 때 갈린다.
위기 때 손을 내미는 '진정한' 친구가 되기도 하지만 자칫 관계가 소원해지거나 심할 경우 '적'으로 바뀔 수 있다.
수십 년간 서방 안보의 한 축을 담당해 온 그들이지만, 요즘 미국 외교관들과의 관계가 어색해졌다고 한다.
이러한 '대서양 동맹'의 해체는 한국에 엄중한 경고장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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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美 못믿어…핵탄두 확대”
주한 유럽 외교가 “美와 소원”
한국, 미국 동맹 굳건히 하되
다자 외교네트워크 강화 절실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시작된 중동 전쟁은 국가 간 동맹의 변화에 결정적인 기폭제 역할을 했다. 4년 이상 지속되고 있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많다는 15개국이 연루된 중동 전쟁이 벌어지자 미국과 그 친구들의 관계 변화가 나타난 것이다.
가장 큰 변화는 미국과 유럽 간 ‘대서양 동맹’의 사실상의 해체가 꼽힌다. 유럽 입장에선 지난해 4월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과로 시작된 관세전쟁에 이어 충분한 사전 교감도 없이 이란 공격을 밀어붙였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균열이 커졌다.
미국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전쟁을 불사하는 사이, 에너지 위기와 물류 마비의 직격탄을 맞은 유럽은 이제 미국을 신뢰할 수 있는 보호자가 아닌 ‘위험한 독불장군’으로 보기 시작한 것이다.
유럽은 미국과 거리를 두고 독자 역량을 강화하며 새로운 친구를 찾기 시작했다.
영국과 스페인은 미국의 이란 공습에 자국의 군기지 사용을 거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3일 이를 맹비난했고, 특히 스페인에 대해선 “정말 끔찍하다”며 모든 무역 거래를 끊어버리겠다고 선언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2일 “미국의 안보동맹을 믿지 못하겠다”는 취지로 냉전 종식 이후 30여년 만에 처음으로 “핵탄두 보유량을 늘리겠다”고 선언했다. 프랑스의 핵증강 파트너로는 독일로 낙점되면서 유럽연합(EU)의 ‘넘버 원’과 ‘넘버 투’가 독자 핵무기 개발에 나서게 된 셈이다.
유럽은 중국과의 관계를 그 어느 때보다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정상이 중국을 방문한 유럽 국가는 프랑스, 영국, 독일, 핀란드, 아일랜드 등이다. 다음달엔 스페인 총리도 방중을 계획하고 있다.
최근 서울에서 만난 주한 유럽 외교관들의 분위기는 차갑다 못해 싸늘했다. 수십 년간 서방 안보의 한 축을 담당해 온 그들이지만, 요즘 미국 외교관들과의 관계가 어색해졌다고 한다.
한 외교관은 “과거엔 민감한 정보도 서슴없이 공유하던 사이였지만, 지금은 마주치면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망설이게 된다”고 털어놨다. 한 유럽 대사는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제일주의’ 외교 노선을 비판하며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에 유럽이 끼지 못하는 것은 한국이 북핵 문제에 끼지 못하는 것과 같은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이는 불과 1년 전만 해도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들이다.
이러한 ‘대서양 동맹’의 해체는 한국에 엄중한 경고장을 던진다. 지금 중동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동맹의 가치가 철저히 ‘거래’와 ‘비용’의 관점에서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예컨대, 미국이 주한미군의 전력을 중동 전쟁에 동원하는 것과 유사한 일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한국의 경제는 이미 비명을 지르고 있다. 중동발 유가 급등은 국내 물가를 자극하고, 원화 약세는 수입 물가 부담을 가중하고 있다. 반도체와 자동차 등 주력 산업의 공급망 역시 중동 리스크에서 안전하지 않다.
서방의 리더십이 붕괴하고 각자도생의 길을 걷는 지금, 한국은 더욱 치밀하고 영리한 외교 전략을 짜야 한다. 우선 ‘에너지 및 공급망 안보’가 최우선 순위가 되야 한다. 특정 지역에 편중된 에너지 의존도를 낮추는 구조적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 또한, 미국과의 동맹은 굳건히 하되 유럽 등 유사한 처지에 놓인 중견국들과의 다자간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해 외교적 선택지를 넓혀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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