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시설 폭격, 테헤란 기름비... 이란 “걸프국에 되돌려 줄 것”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발발한 이란 전쟁이 석유 저장고와 담수화 시설 등 핵심 기반 시설까지 표적이 되는 난타전으로 번지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이 이란 테헤란 인근 석유 저장 시설을 폭격하면서 도심이 독성 연기에 뒤덮이고 기름비가 내리는 등 심각한 대기 오염이 발생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도 “걸프 지역에서 유사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걸프국들의 석유 시설에 ‘보복 타격’을 경고했다.

9일 이란 IRNA통신에 따르면, 지난 7일 밤부터 8일 새벽까지 테헤란 북서부 주요 연료 보급 기지인 샤흐런 석유 저장소와 남부 정유 단지 레이 지역의 연료 저장고, 서쪽 외곽 카라지 등의 연료 저장 시설이 집중 공습을 받았다. 이에 석유 저장 탱크가 폭발하면서 방대한 유독 가스와 연기가 대량으로 분출됐다.
이 화재로 발생한 짙은 연기가 햇빛을 가리고 비구름이 드리워지면서 8일 오전 테헤란은 종말이 온 듯 어두컴컴했다고 AFP는 전했다. 테헤란 상공의 햇빛이 차단되자 운전자들은 오전에도 차 전조등을 켜고 주행했다. 한 50대 운전자는 아침에 일어났는데도 암흑인 바깥을 보고 “자명종이 고장 난 줄 알았다”고 했다. 보안군은 특수 마스크를 착용하고 교통을 통제했다.


유독성 연기가 테헤란에 퍼지면서 주민들은 목이 아프고 눈이 따가운 증상을 겪고 있다. 한 현지 여성은 가디언에 “연기가 도시 전체를 뒤덮었다. 숨이 너무 가쁘고 눈과 목이 너무 따갑다. 밖에 있을 수가 없다”고 했다.
소셜미디어에는 테헤란에 검은 기름비가 내린다는 글과 사진이 올라왔다. 건물 옥상과 발코니, 거리 곳곳은 검은색 비와 재로 더러워진 모습이다.



이란 당국은 오염 물질이 호흡 곤란을 일으키고 눈에 자극을 줄 수 있다며 테헤란 주민에게 실내에 머물라고 권고했다. 테헤란시 당국은 “석유 탱크가 폭발해 유독한 탄화수소와 황, 질소산화물 화합물이 대기와 구름에 대규모로 퍼지고 있다”며 “비가 내린다면 아주 위험한 강산성 비가 될 것”이라고 했다.
에스마일 바가에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엑스(X)를 통해 “석유 저장고에 대한 공격은 이란 민간인에 대해 고의적으로 화학전을 벌인 것이나 다름없다”며 이번 공습에 대해 “전쟁범죄이자 반인도적 범죄, 대량 학살”이라고 했다.


이번 공격으로 연료 공급에 차질이 생기자 테헤란은 1회 주유 한도를 기존 30L에서 20L로 긴급 제한했다. 모하마드 사데그 모타마디안 테헤란주 주지사는 “석유 저장 시설 폭격 이후 오염 지수가 급증하고 있다”며 “석유량 감축은 2~3일 정도만 임시로 적용된 뒤 곧 원상 회복될 것”이라고 했다.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3대 최고지도자로 선출한 이란은 8일 중동 산유국들을 향해 “이슬람 국가 정부들은 범죄적인 미국과 야만적인 시온주의 정권에 이처럼 비겁하고 비인도적인 행동에 대해 조속히 경고하라”고 했다. 이스라엘에 테헤란 인근 석유시설 4곳을 집중 타격해 ‘불바다’로 만든 것에 대한 규탄이다.
혁명수비대는 “그렇지 않으면 걸프 지역에서 유사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배럴당 200달러가 넘는 유가를 감당할 수 있다면 이 게임을 계속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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