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거 640대 경성역 집결… 美관광객 태워 경복궁 등 구경[송종훈의 백년前 이번週]

2026. 3. 9. 09:2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1926년 3월 11일 매일신보에 진기한 사진 한 장이 실렸다.

"미국인 관광단 일행 640명은 8일 오후에 인천에 입항하야 인천을 대강 관광하고 오후 2시 15분에 임시열차로 인천을 떠나 동 3시 42분에 경성에 도착해서, 홍(紅) 백(白)의 두 대로 나누어 백대(白隊)는 경복궁을 구경하고 조선호텔에서 식사를 한 후 경성일보사 내청각(來靑閣)에서 조선 기생의 춤을 관람하고, 홍대(紅隊)는 4시 10분에 경성에 도착하야 백대와 같이 여러 곳을 구경하리라 한다. 9일에는 창덕궁 비원(秘苑)도 배관(拜觀·공경하는 마음으로 봄)하리라는데, 그들은 자동차로 구경을 다니려 하였으나 빈약한 경성의 자동차는 그들을 소화할 만한 수효가 못 되므로 부득이 인력거 640대로 경성 시내에 장사진(長蛇陣)을 이루리라더라."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송종훈의 백년前 이번週

1926년 3월 11일 매일신보에 진기한 사진 한 장이 실렸다. 지금의 서울역인 경성역전에 수백 대의 인력거가 미국 관광단을 기다리는 사진이다. 이보다 앞서 미국 관광단이 조선에 온다는 기사는 조선일보에서 처음 보인다.

“오는 3월 8일에 기선을 타고 인천항에 입항할 650명으로 조직된 대(大) 관광단을 출영(出迎)하기에 철도 당국에서는 매우 총망(悤忙·매우 급하고 바쁨)함을 느끼는 중이다. 그들은 모두 자기 나라에서는 별별 향락을 무한히 겪어서 여간 보통 일로는 자극을 받을 수 없는 패들로 돈 쓸 곳이 없어서 그와 같이 술도 자유로 먹을 수 있는 이채(異彩)를 띤 자극을 받으러 옴에는 실로 주목거리가 된다 하며 (중략) 경인간(京仁間)에는 전부 1등 차로만 편성된 임시열차를 사용하기로 되었다. 이와 같은 많은 외국 손님의 안내를 담당한 철도국에서는 경성 시내에 있는 자동차 인력거를 전부 망라해도 오히려 부족되겠으므로 초조하게 여기는 중이라더라.”

계속해서 3월 9일에는 경성에 들어온 미국 관광단에 대한 기사가 실린다. “미국인 관광단 일행 640명은 8일 오후에 인천에 입항하야 인천을 대강 관광하고 오후 2시 15분에 임시열차로 인천을 떠나 동 3시 42분에 경성에 도착해서, 홍(紅) 백(白)의 두 대로 나누어 백대(白隊)는 경복궁을 구경하고 조선호텔에서 식사를 한 후 경성일보사 내청각(來靑閣)에서 조선 기생의 춤을 관람하고, 홍대(紅隊)는 4시 10분에 경성에 도착하야 백대와 같이 여러 곳을 구경하리라 한다. 9일에는 창덕궁 비원(秘苑)도 배관(拜觀·공경하는 마음으로 봄)하리라는데, 그들은 자동차로 구경을 다니려 하였으나 빈약한 경성의 자동차는 그들을 소화할 만한 수효가 못 되므로 부득이 인력거 640대로 경성 시내에 장사진(長蛇陣)을 이루리라더라.”

미국 관광단에 대한 관심은 무엇보다도 그들이 얼마나 많은 돈을 쓰고 갈까에 쏠려 있었다. 이에 관한 기사는 3월 12일 매일신보에서 볼 수 있다.

“황금으로 세계라도 봉쇄하겠다고 큰소리를 치는 미국에서도 유수(有數)한 부자로만 조직된 세계 일주 관광단은 10일 오후 4시 5분에 경성역을 떠나 인천으로 향하였는데, 그 부자 양반들이 한번 다녀간 뒤에 가난뱅이인 우리의 주머니는 얼마나 불었으며 우리는 그네들에게 무엇을 주었는가. 다른 곳에서 물품을 산 것은 얼마인지 알 수 없으나 호텔 구내매점에 한하여 토산물 대금으로 받은 것이 1만 원에 달하고 인력거 차부에게 지불한 돈만 5000원에 달한다고 한다. 그러나 그네들이 가지고 간 것은 대개가 태극선(太極扇)과 담뱃대인데 이것이 과연 조선 산물 중 대표품이라고 할는지 의문이더라.”

같은 날 이들 부자 관광단에 대한 씁쓸한 이야기도 ‘미국 관광단의 돈 지랄’이란 제목의 조선일보 기사에서 볼 수 있다. “3월 10일 인천 축항 부두에서 미국 관광단 일행은 수백 명이 모인 노동자 관중에게 동전을 뿌리고 노동자들은 그것을 집느라고 한참 활극이 일어났었는데, 그 일행은 그것을 사진까지 박았다는 바 이것을 본 일반은 그들의 행동을 비난하는 소리가 높다더라.”

19세기발전소 대표

※ 위 글은 당시 지면 내용을 오늘의 독자들이 이해할 수 있게 풀어서 옮기되, 일부 한자어와 문장의 옛 투를 살려서 100년 전 한국 교양인들과의 소통을 꾀했다.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