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없인 호실적 불가"…우리금융, 증권사 키우기 '올인'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윤슬기 기자 = 우리금융그룹이 변화하는 트렌드에 대비하기 위해 우리투자증권의 '체질개선' 작업을 본격화한다.
가계대출 등 부동산 분야 영업에 제동이 걸린 은행과 업황 침체 초입인 보험 계열사의 공백을 채우기 위해선 '생산적 금융' 핵심 축인 증권사 육성이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어서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내년까지 총 1조원 규모의 증자를 통해 우리투자증권의 자본력을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앞서 증권사 출범 직전 우리종합금융에도 5천억원 수준의 증자에 나섰던 점을 고려하면 추가 출자에 나서는 셈이다.
우리금융 고위 관계자는 "증자를 통해 우리증권의 자본금을 10위권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라며 "오는 2029년까지는 종합금융투자 사업자 지위를 확보하겠다"고 전했다.
우리금융이 '증권사 키우기'에 속도를 내는 것은 증권·보험사에 대한 M&A가 마무리된 데다, 생산적 금융 등의 트렌드 변화와 맞물려 자본시장 계열사의 위상이 갈수록 커지고 있어서다.
증권업 베이스인 한국금융지주의 경우 지난해 업계 최초로 당기순이익 2조원을 넘어서며 업계에 충격을 줬다. 한국투자증권뿐 아니라 톱티어 증권사들 대부분이 1조원 이상의 호실적을 거뒀다.
이는 은행업 베이스인 5대 금융지주 막내 격인 NH농협금융보다 높은 수준이다. 농협금융은 1조8천억원을 버는 데 그쳤다.
금융권 관계자는 "트렌드가 바뀌면서 당분간 증권사들의 호실적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은행 없이 증권·보험 계열사만으로 시중 금융지주들과 경쟁하는 구도가 향후 더 강해질 수 있다는 의미다. 확고한 캐시카우인 은행을 보유 중인 시중 금융지주 입장에선 자존심이 상할 수 있는 대목"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IFRS17 도입 이후 고공행진을 지속했던 보험사들의 실적잔치가 최근 한풀 꺾인 점도 증권사 확대가 필요한 이유다.
증권 계열사의 중요성은 최근 금융지주들의 실적 경쟁에서도 부각되고 있다.
업계 1위 KB금융지주의 경우 KB증권이 지난해 6천739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국내외 증시 호조가 지속된 영향이다.
반면, 신한투자증권의 지난해 연간 순이익은 3천816억원, 하나증권의 경우 2천120억원 수준이었다.
금융지주 관계자는 "최근 2~3년간 순위 경쟁이 보험 계열사의 실적에 좌우되는 경향이 짙었다면 향후엔 증권사 실적에 따라 우열이 갈릴 가능성이 크다"며 "차별화에 성공한 KB증권의 경우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 가운데서도 가장 '여의도스럽다'는 평가가 많다"고 전했다.
우리금융은 현재 증권의 경우 내부 육성 기조로 방향을 확정한 상태다.
이러한 전략의 일환으로 중·대형사가 아닌 업계 최하위 업체인 한국포스증권을 인수해 기존 우리종합금융과 합병, 신생 증권사를 출범시키는 전략을 택했다.
사실상 라이센스만 확보하고 자체 역량을 바탕으로 육성에 나서기로 한 셈이다.
이후에는 자본금뿐 아니라 인력·조직 등에서도 확대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24년 8월 출범한 우리투자증권은 지난해 말 기준 580여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증권사 출범 준비를 시작하면서 확보한 신규채용 인력만 334명에 이른다.
이 과정에서 우리투자증권은 증권 전체 투자중개업과 투자매매업, 단기금융업 10년 등 핵심인허가 취득한 뒤, 조직을 종합증권사에 걸맞는 IB와 S&T, 리테일 3대 사업부문으로 재편했다.
종합증권사로 도약하기 위해 MTS를 오픈하고 소매채권, 대고객RP, 해외주식 등 증권업 핵심상품도 순차적으로 구축했다. 오는 2027년까지 자체 원장 시스템 개발도 완료한다는 목표다.
성과도 나오고 있다. 증권업 중심 사업구조 재편으로 지난 2023년 446억억원 수준이었던 비이자이익은 이듬해 516억으로 16% 늘었고, 지난해에는 30% 더 늘어 670억까지 확대됐다.
주요 리그테이블 내 존재감도 부각되고 있다. 지난해 우리투자증권은 국내채권 대표 주관 12위, 여전채 대표주관 8위, ABS 17위, 인수금융 14위에 올랐다.
한편, 우리금융은 내년까지 우리증권의 IB와 S&T 수익창출을 본격화한다는 목표다.
오는 2029년엔 자본금 3조원 이상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진입을 실현하고, 2034년 자본금 5조원 이상의 초대형IB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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