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형재의 새록새록] 오션뷰·리버뷰의 역설…멸종위기종은 어디로?

유형재 2026. 3. 9.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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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종과 천연기념물 동물들의 낙원 역할을 하던 강원 강릉시 남대천이 아파트 등 고층 건물들에 의해 성벽처럼 둘러싸이면서 서식처가 위협받고 있다.

남대천 하류 부근에는 탐조대 건너편으로 최근 들어 7층짜리 공공기관 연수원을 비롯해 16층짜리 500여 가구가 넘는 아파트 공사가 한창이다.

남대천에 마련된 탐조대에서 건너편을 바라보면 성벽처럼 둘러싼 아파트 등 대형 건물들에 가로막혀 답답함을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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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대천 부근 아파트·관광 시설물 등 대형건물 잇따라…생태계 영향 우려
남대천변에 들어서는 아파트 [촬영 유형재]

(강릉=연합뉴스) 유형재 기자 = 멸종위기종과 천연기념물 동물들의 낙원 역할을 하던 강원 강릉시 남대천이 아파트 등 고층 건물들에 의해 성벽처럼 둘러싸이면서 서식처가 위협받고 있다.

남대천 하류 부근에는 탐조대 건너편으로 최근 들어 7층짜리 공공기관 연수원을 비롯해 16층짜리 500여 가구가 넘는 아파트 공사가 한창이다.

여러 대의 타워 크레인이 공사장 건축자재를 옮기며 바쁘게 움직이고 '쾅, 쾅' 거리는 굉음도 자주 발생한다.

남대천에 마련된 탐조대에서 건너편을 바라보면 성벽처럼 둘러싼 아파트 등 대형 건물들에 가로막혀 답답함을 느끼게 한다.

남대천 탐조대 앞의 아파트 공사 현장 [촬영 유형재]

오션뷰와 리버뷰를 내걸고 이미 들어선 최고 21층의 아파트 단지와 앞으로 계획된 고층의 아파트 단지까지 모두 들어서면 남대천은 아파트를 비롯한 고층 건물에 이중삼중으로 가로막히게 된다.

지난가을부터 아파트와 연수원 공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지난해 겨울 거의 매일 이른 아침이면 모습을 보였던 남대천의 귀요미 수달 가족은 이번 겨울 탐조대 부근에는 좀처럼 나타나지 않았다.

수달 가족은 모래톱을 성큼성큼 뛰어다니거나 물고기를 사냥하고 하천을 유유히 유영하며 오르내리는 모습을 보였었다.

아파트 공사장 앞으로 날아가는 흰꼬리수리 [촬영 유형재]

이번 겨울에는 서식 장소를 다른 곳으로 옮겼는지 한 번도 볼 수 없었다.

멸종위기종 흰꼬리수리는 모래톱에서 하염없이 평화롭게 쉬던 예전과는 달리 하천 중간의 우거진 숲 나뭇가지에 앉아 쉬거나 남대천에서 멀리 떨어진 야산의 휴식처에서 쉬면서 모습을 보기 어려웠다.

특히 탐조대 앞 하천에서 사냥하거나 쉬던 지난해와는 다르게 바다와 맞닿은 하구 쪽으로 내려가 사냥하거나 쉬는 모습이 반복되기도 했다.

남대천은 흰꼬리수리가 봄을 앞두고 북쪽 고향으로 돌아가기 전 짝짓기를 하는 희귀한 장면을 볼 수 있는 곳이다.

남대천 공사장과 아파트 앞의 흰꼬리수리 [촬영 유형재]

그러나 이번 겨울에는 아쉽게도 딱 한 차례만 거사(?)가 이뤄졌다.

짝짓기는 주로 모래톱에서 이뤄졌는데 흰꼬리수리가 모래톱에 앉아 있는 시간이 크게 줄어들면서 생긴 것으로 보인다.

이는 공사 현장에서의 굉음이나 타워 크레인의 움직임, 나날이 높아지는 건물 등이 흰꼬리수리의 행동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결국 흰꼬리수리는 작년보다 20여일 이른 지난 2월 하순 남대천을 떠났다.

앞으로 건물이 모두 들어서면 바람의 방향이 바뀌게 되거나 많은 건물의 유리창이 햇볕을 반사하면서 남대천에 찾아오는 새들의 먹이활동 등에 영향을 줄 우려가 크다.

남대천과 아파트·공공기관 연수원 공사장 [촬영 유형재]

물수리는 수면 위의 반사광을 이용해 물고기를 찾는데 아파트 유리 등에서 하천에 난반사를 일으켜 사냥을 어렵게 할 수 있다.

거기에 강릉시는 남대천과 동해(바다)가 만나는 안목 죽도봉 일원에 오는 11월 완공 예정으로 길이 108m, 높이 30m 규모의 스카이워크를 조성하는 스카이밸리 조성사업을 최근 착공했다.

강릉 해안 관광의 새로운 랜드마크 조성을 향한 사업이다.

이 때문에 도요새를 비롯한 각종 새의 보금자리 역할을 한 남대천 하구의 드넓은 모래톱도 시설물과 조명 등으로 위협받게 됐다.

남대천 하구에 조성될 108m 스카이워크 조감도 [강릉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남대천 하구의 모래톱은 지난 2023년 국내에서는 1947년 이후 76년 만에 처음으로 사막꿩이 관찰된 곳이기도 할 정도로 새들의 낙원이자 쉼터이다.

멸종위기종 물수리와 흰꼬리수리는 올해 하반기 다시 남대천을 찾아올까?

오고 나서도 변화된 하천 생태계에서 견뎌내며 머물 수 있을까?

남대천을 지키는 터줏대감 수달과 삵 등은 여전히 남대천 자신의 영역을 잘 지켜낼 수는 있을까?

전문가들은 환경 변화가 해당 종의 지역적 멸종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사냥 나서는 흰꼬리수리 [촬영 유형재]

yoo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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