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약 빅뱅③] 주사·경구·마이크로니들…플랫폼 혁신 경쟁 본격화

임서아 기자 2026. 3. 9.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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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여 방식’ 다변화…소비자 선택권 넓어진다
‘바늘 공포’ 없앤 비만약, 주사기 대신 알약·패치
단순 살빼기 넘어 ‘환자 삶의 질’까지 고려
챗GPT 생성이미지. [출처=오픈AI]

글로벌 제약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비만치료제의 투여방식(플랫폼)이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 지금까지 시장을 지배해온 주사제(피하주사)를 넘어 복용이 간편한 경구제(먹는 약)와 통증 없이 붙이는 마이크로니들 패치까지 개발되며 플랫폼 혁신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비만은 현대 사회에서 가장 빠르게 증가하는 만성질환 중 하나로 꼽힌다. 건강 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앞으로는 체중 감량 효과뿐 아니라 복용 편의성을 갖춘 치료제에 대한 수요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주사제가 이끈 비만약 시장…경구용 경쟁 시작

9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비만치료제 시장은 여전히 주사제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다. 특히 식욕 억제 호르몬인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을 기반으로 한 약물이 시장 확대를 이끌고 있다. 

한국바이오협회는 GLP-1 기반 비만치료제 시장이 2030년까지 연평균 2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표적인 주사제는 세마글루타이드와 티르제파타이드로 두 약물은 비만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꾼 치료제로 평가된다.

세마글루타이드는 덴마크 노보 노디스크가 개발한 GLP-1 유사체로 제2형 당뇨병 치료와 장기 체중 관리에 사용된다. 대표 제품으로는 위고비가 있다.

티르제파타이드는 미국 일라이 릴리가 개발한 약물로 GLP-1과 위억제펩타이드(GIP)를 동시에 작용시키는 기전이 특징이다. 이 약물은 마운자로라는 브랜드로 판매되며 제2형 당뇨병과 비만 치료에 사용된다. 보통 주 1회 피하주사 방식으로 투여된다.
[출처=구글]

이들 약물은 높은 체중 감량 효과로 시장을 빠르게 확대했지만 물론 한계도 존재한다. 주사제는 통증과 투여의 번거로움, 그리고 약물 중단 시 체중이 빠르게 회복될 수 있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돼 왔다.

올해는 비만 치료의 중심축이 주사제에서 경구용으로 이동하는 '전환의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경구용 치료제는 보관이 쉽고 환자 순응도가 높아 시장의 강력한 게임 체인저로 꼽힌다.

경구용 치료제의 가장 큰 장점은 실제로도 복용 편의성이다. 보관이 비교적 간편하고 주사에 대한 거부감이 없는 만큼 환자 순응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사제 대비 비용 부담이 낮을 가능성도 있다. 

현재 경구용 비만치료제 개발에는 글로벌 제약사뿐 아니라 각국의 제네릭(복제약) 기업, 국내 제약사까지 대거 뛰어든 상황이다. 특히 노보 노디스크는 지난해 1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위고비 정제 형태 승인을 받은 뒤 올해 상업적 출시를 시작했다.

일라이 릴리가 개발 중인 경구용 GLP-1 계열 약물 올포글리프론은 FDA의 우선 심사 프로그램을 통해 올해 4월 승인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기업들인 한미약품과 셀트리온 역시 경구용 비만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경구제는 소화기관을 거치며 흡수율이 떨어질 수 있어 주사제 대비 효과가 약할 수 있고 매일 복용해야 하는 번거로움과 소화기계 부작용 해결이 숙제로 남아있다.
대웅테라퓨틱스가 개발한 마이크로니들 패치. [출처=대웅제약]

◆마이크로니들 패치, 차세대 플랫폼으로 주목

경구용 이후 차세대 플랫폼으로 관심을 받는 분야는 마이크로니들 패치형 비만치료제다. 마이크로니들 패치는 머리카락보다 얇은 미세 바늘이 부착된 패치를 피부에 붙이면 약물이 피부 상층에 전달되는 방식이다. 패치형은 통증이 거의 없는 데다 환자가 스스로 부착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문제는 상용화까지는 넘어야 할 기술적 장변이 여전히 많다는 점이다. 낮은 약물 탑재량과 큰 분자 크기의 GLP-1 투여 한계, 사람마다 다른 피부 상태에 따른 흡수 차이 등으로 인해 상용화 난도가 매우 높다.

실제로 대원제약은 라파스와 공동 개발하던 'DW-1022'의 임상 1상을 마친 후 작년 개발 중단을 결정하며 험난한 개발 과정을 보여주기도 했다. DW-1022는 세마글루타이드를 탑재한 미세 바늘 형태의 패치제로 복약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개발됐다.

반면 기술력을 높여 한계를 극복하고 있는 기업도 나오고 있다. 대웅테라퓨틱스는 열을 가하지 않는 특수 공정으로 약물 성분을 보존하고 동전 크기 패치에 100여 개의 니들마다 고용량 약물을 정밀 주입하는 기술을 구현했다. '주 1회 부착'만으로 충분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도록 설계해 상용화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비만치료제 플랫폼이 주사제에서 경구제로, 마지막으로 패치 순으로 진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주사제가 현재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향후에는 복용 편의성이 높은 치료제로 수요가 이동할 것이란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비만은 현대인의 숙명과 같은 질환이 되면서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며 "단순한 감량 효과를 넘어 환자가 얼마나 편하게 치료를 지속할 수 있느냐가 시장 점유율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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