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황 최대 리스크, 버블론 아닌 이것”…노조 리스크 커진 삼성전자
노조, 직원 감시 인원까지 모집
수조원 손실 예상에도 강경
실제 파업땐 생산차질 불가피
업계 “中 경쟁사만 이익 볼 것”

8일 업계에 따르면 찬반투표에서 과반 찬성으로 쟁의권이 확보되면 노조는 4월 23일 조합원 참여 집회를 거쳐 5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18일간 총파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노조 집행부는 파업 참여를 유도하겠다며 평택 캠퍼스 내 사무실을 점거하고 직원들의 참여 여부를 감시하며 이를 인사에 반영하겠다는 계획까지 밝히면서 논란을 키우고 있다. 노조는 파업 기간 중 직원 감시를 위해 200명 규모의 정예 스태프를 모집한다는 계획도 공지했다. 이들은 평택사업장 점거 현장에서 파업 참여도를 확인하고 ‘방해 세력을 감시’하는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노조 중 가장 규모가 큰 초기업노조의 최승호 위원장은 파업 기간 신고센터를 운영해 회사에 협조적인 직원들을 신고할 경우 포상을 주는 제도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조합원의 파업 참여를 방해하는 관리자는 물론 파업을 비하하거나 사측을 옹호하며 여론을 호도하는 직원, 준법 투쟁 중 야근을 강요하는 행위 등을 언급하며 구체적인 대상을 제시했다. 또 노조는 관리자의 방해 행위에 대해 즉각적인 형사 고소·고발 등 적극적인 법적 조치와 노조 지침에 반하는 행위를 반복하는 인원에 대해 노조 차원의 공개적인 경고나 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도 덧붙였다. 최 위원장은 “쟁의 가담으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법적 책임과 신분상 불이익에 대해 노조가 100% 전적으로 책임지고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파업이 현실화되면 삼성전자에서 2024년에 이어 두 번째로 이뤄지는 것이다. 다만 이번은 2024년과 상황이 다르다. 2024년 파업은 생산 차질로 이어지지 않은 데 반해 이번 파업은 실제 생산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아서다. 사상 최대 실적을 내고 있는 메모리사업부에서 파업을 주도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들의 노조 가입률도 높다. 특히 공정·생산 쪽 직원들의 참여가 많아 실제 반도체 생산라인에 미칠 영향이 클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노조는 회사 측 대규모 손실이 예상되더라도 파업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노조 집행부는 조합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파업 시 회사는 10조원의 손실을 보지만 직원들의 손해는 4000억원 수준”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생산에 차질이 벌어지면 반도체 생산량이 줄어들거나 수율이 떨어지는 만큼 이는 고스란히 삼성전자의 매출과 영업이익 감소로 이어진다. 무엇보다 메모리 반도체 부족 상황으로 전 세계 기업들이 한국 메모리 반도체를 주목하는 상황에서 파업으로 인한 공급 차질이 생기면 삼성전자에 대한 고객들의 신뢰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의 메모리 반도체 생산량이 줄어들면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및 중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이 최대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전경. [이승환기자]](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09/mk/20260309062405468hnao.jpg)
현재 파업을 위한 절차에 돌입한 삼성전자 노조는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삼성전자노조동행 등 3개로 구성됐으며 약 13만명의 삼성전자 전체 직원 중 8만9000명이 참여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 중 다수가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이며, 그중에서도 메모리사업부의 노조 가입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조는 최근 결렬된 임금단체협상에서 ‘초과이익성과급(OPI)’ 상한 폐지를 요구했다. 메모리사업부의 지난해와 올해 OPI가 경쟁사인 SK하이닉스가 받은 성과급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지난해의 경우 연봉 1억원 기준 삼성전자 직원의 성과급은 5000만원인데 SK하이닉스는 1억5000만원이란 것이다. 사측은 올해 메모리사업부에 대한 1억원 이상의 특별 포상금을 비롯한 보상안을 제안했다. 노조는 기본금 상승률 하향 조정 가능 등도 제시했지만 성과급 상한 폐지에서는 물러날 수 없다는 원칙을 고수하면서 파업 절차를 시작했다.
DX사업부에서 일하는 한 삼성전자 직원은 “지금 삼성전자 직원들 전체가 파업에 동의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DX사업부 직원들 중에는 반대하는 사람도 많다”면서 “DX사업부 별도로 노조를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덕주·이진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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