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최고지도자에 하메네이 차남 모즈타바... ‘초강경 항전’ 예고

파리/원선우 특파원 2026. 3. 9. 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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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혁명수비대 “완전히 복종” ‘충성 맹세’
이란의 3대 최고지도자에 선출된 알리 하메네이의 차남 모즈타바 하네메이(57). 이 사진은 이란 최고 지도자 사무실이 제공한 것으로 2024년 10월 촬영된 사진이다./AFP 연합뉴스

이란의 3대 최고지도자에 알리 하메네이의 차남 모즈타바 하네메이(57)가 선출됐다고 이란 타스님 통신이 8일 보도했다. 이란의 최고지도자를 선출하는 헌법 기구인 전문가 회의는 이날 성명을 내고 “이란 이슬람 공화국의 세 번째 지도자로 모즈타바를 압도적인 다수표로 선출했다”고 밝혔다. 이란 군사·경제 핵심 세력인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도 모즈타바에게 ‘충성 맹세’를 했다.

페르시아어로 ‘라흐바르’라고 불리는 이란 최고지도자는 국가의 입법·사법·행정을 초월하는 ‘신의 대리인’으로 군림하는 최고 권력자다. 성직자 88인으로 구성된 전문가회의는 모즈타바 추대 성명에서 지난달 28일 미국·이스라엘의 폭격으로 사망한 전임자 알리 하메네이를 ‘위대한 지도자’이자 ‘순교자’로 지칭했다.

그러면서 “이슬람 혁명의 현명하고 지혜로운 지도자의 순교와 승천 소식이 전해진 직후, 심각한 전쟁 상황과 적들의 위협으로 전문가 회의의 여러 관계자가 순교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슬람 공화국의 지도부 선출과 임명 절차를 주저없이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전능하신 신 앞에서 행하는 종교적 의무와 신앙에 따라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이란 이슬람 공화국의 세 번째 지도자로 선출한다”고 했다.

전문가 회의는 또 “범죄적인 미국과 사악한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의 잔혹한 침략을 규탄한다”며 이란 국민을 향해 “지도부를 향해 충성을 맹세하고 단결을 유지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지난 4일(현지 시각)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이란 전문가 회의가 모자타바 하메네이(오른쪽)를 국가의 새 최고 지도자로 임명한뒤 손을 잡고 있다. 그는 아버지 알리 하메네이의 뒤를 잇게 된다.(이란 대통령실 제공 )/ 아나돌루 통신/게티이미지코리아

이란 국영TV는 테헤란에서 모즈타바 선출에 기뻐하는 시민들의 모습을 방영하기도 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IRGC는 모즈타바 선출 발표 직후 성명을 내고 “이슬람혁명수비대는 시대의 수호 법학자인 아야톨라 세예드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신성한 명령을 수행하는 데 완전한 복종과 자기희생으로 임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1969년생인 모즈타바는 하메네이가 한창 팔레비 왕정에 맞선 ‘혁명가’로 활동하던 시기에 성장했다. 어린 시절 비밀 경찰 사바크(SAVAK)가 부친을 체포하는 장면을 직접 목격하는 등 정치적 격동기 속에서 의식을 형성했다.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그는 테헤란의 엘리트 학교인 알라비 고등학교에서 교육을 받았고, 이후 이란·이라크 전쟁에 참전해 IRGC와 밀접한 관계를 맺기 시작했다.

모즈타바는 공식 직책은 거의 없지만, 아버지의 후광을 등에 업고 정치·군사 등 영역에서 ‘막후 실세’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이란 야권은 이미 2000년대 중반부터 모즈타바가 최고지도자실의 핵심 인물로 활동하며 정부 주요 인사들과 협력 관계를 구축해왔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는 지난 1월 반정부 시위 유혈 진압에 앞장섰던 IRGC 산하 민병대 바시즈의 실질적 수장으로도 알려져 있다

모즈타바를 최고지도자로 선출한 이란은 앞으로도 ‘초강경 항전 노선’을 걸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미 “하메네이 후계자가 누가 되든 제거할 것”이라며 ‘참수 작전’을 계속할 것이란 입장을 천명한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란의 차기 최고지도자와 관련, “그는 우리로부터 승인을 받아야 할 것”이라며 “우리의 승인을 받지 않으면 그는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이스라엘 역시 “하메네이의 후계자는 반드시 제거할 것”이라는 입장을 수차례 밝혔다.

이란 IRGC를 구심점으로 한 강경파 군부 세력이 모즈타바 선출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스라엘과 반 이란 진영에선 하메네이가 생전 차남의 지도력을 탐탁치 않게 여겼고, 최고지도자 직위를 ‘세습’하는 데 대해서도 거부감을 보였다고 주장하며 모즈타바의 정통성에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이스라엘 N12 방송은 “하메네이가 생전 ‘아들을 후계자로 임명하지 말라’고 유언했고, 이 때문에 후계자 선출 공식 발표가 늦어졌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8일 이란 3대 최고지도자에 선출된 모즈타바 하메네이./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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