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춘계] 가나다라, 춘계 중고농구의 주요 키워드
[점프볼=조원규 기자] ‘제63회 춘계 전국남녀중고농구 연맹전 해남대회(이하 춘계)’를 시작으로 2026시즌 중고농구의 막이 오른다. 이번 대회 중요한 이슈를 ‘가나다라’ 순으로 정리했다.

ㄱ. 기록 세분화
지난 시즌부터 기록지가 바뀌었다. 기록지를 통해 슈팅 성공률과 턴오버도 확인할 수 있다. 진학을 위해 혹은 대표팀 선발을 위해 스탯 부풀리기도 있었다. 이제 그것은 과거가 될 것이다. 볼륨과 효율을 함께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록 세분화는 지난 시즌 연맹회장기부터 시작됐다. 그러나 완전하지 않았다. 대회 기간에는 예전 기록지가 올라왔고 대회 종료 후 새로운 기록지로 교체했다. 이번 시즌은 시즌 첫 대회부터 더 세분화된 기록지를 확인할 수 있다.
ㄴ. 높이
큰 선수가 적다. 이번 시즌도 그렇다. 기자는 2024시즌 중고농구 키워드로 “빠르게 더 빠르게”를 제시했다. 경복고와 여수화양고 정도를 제외하면 실전 투입 가능한 2미터 빅맨이 없었다. 그러니 많은 팀이 강한 압박과 빠른 속공 외에 답이 없었다.
2025시즌도 비슷했다. 190센티 넘는 선수는 많아졌다. 그러나 주전급 2미터 빅맨은 유하람(낙생고) 하나였다. 올해는 U18 아시아컵이 있다. 빅맨 후보군이 적다는 우려가 겨울부터 나왔다. 많은 대학팀이 해외에서 빅맨 수급을 타진하고 있다. 장신자 발굴과 육성의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

ㄷ. 드리블
지도자들이 공통으로 지적하는 몇 가지가 있다. 그중 하나가 습관적인 드리블, 즉 공을 잡으면 드리블부터 하는 것이다. 공을 잡는 선수가 슛을 할지, 드리블을 할지, 패스를 할지 예측이 힘들어야 수비가 혼란스럽다. 습관적 드리블은 수비를 편하게 해준다.
좋은 드리블은 목적이 분명해야 한다. 어느 방향으로 이동해서 어디에서 멈추고 무엇을 할 건지 계획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은 드리블은 사냥감이 되기 십상이다. ‘멈춤’과 ‘넥스트 플레이’를 기준으로 볼 핸들러를 관찰하는 것은 농구를 더 재미있게 보는 방법이다.
ㄹ. 리바운드
장신 빅맨 없는 팀이 많다. 그 팀들의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일까. 리바운드 단속이 아닐까. 리바운드는 수비의 완성이다. 리바운드를 잡아야 공격으로 전환할 수 있다. 공격팀은 계속 공격을 이어갈 수 있다. 영화 ‘글로리 로드(Glory Road)’의 악역, 명장 아돌프 럽은 “리바운드를 제압하는 자가 시합을 제압한다”고 말했다.
물론 농구는 많이 넣고 적게 주는 팀이 이긴다. 리바운드를 많이 잡아도 득점을 못 하면 이길 수 없다. 지난 시즌 강원사대부고, 광주고, 삼일고, 천안쌍용고 등은 리바운드의 열세에도 승리한 경기가 많다. 그러나 졌을 때는 가장 먼저 리바운드를 얘기할 때가 많았다.
ㅁ. 모션 오펜스
모션 오펜스의 시작은 NBA가 아닌 NCAA다. 상대적으로 선수들의 기량이 떨어지는 미국 대학 감독들에 의해 모션 오펜스가 시작됐다. 국내 대학, 중고농구 감독들이 모션 오펜스를 많이 연구하고 자주 언급하는 이유다.
빅맨이 적은 국내 중고농구는 드리블 드라이브에 이은 슛이나 킥아웃이 많다. 공이 없는 선수들은 드라이브 공간을 열어 주거나, 컷 하거나, 윙이나 사이드로 간격을 유지하며 움직여야 한다. 그런데 공 없는 움직임이 많은 학교가 적었다. “움직여”는 춘계에서 지도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 중 하나가 될 것이다.

ㅂ. 부상
동계 훈련에 부상자가 많았다. 과거 부상이 회복되지 않은 경우, 연습경기 중 신체 접촉, 체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많은 운동량 등 이유도 다양하다. 특히 팀 훈련 공백이 긴 고교 입학 예정 선수들의 경우 더 많은 위험에 노출된다.
경복고 빅맨 엄성민의 춘계 출전이 불투명하다. 양정고 엄지후는 봄에 코트에서 뛰는 모습을 보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수피아여고 김담희 등 여고부, 남중부, 여중부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주축 선수의 부상은 팀 경기력 및 성적에 큰 영향을 미친다.
ㅅ. 수원제일중
수원제일중은 지난 시즌 여중부 최강팀이다. 춘계 결승에서 온양여중에게 패한 이후 출전한 모든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그중 세 번은 결승전 상대가 온양여중이었다. 춘계 단 한 번의 결승전 패배를 완벽하게 설욕했다.
두 번의 MVP를 받은 전하연 포함 지난 시즌 주축으로 뛰었던 박서연, 송지오, 이예인, 지수민이 3학년이 되었다. 지난 시즌보다 전력이 더 강해졌다는 평가다. 이은영 수원제일중 코치는 최강 전력이라는 평가에 손사래를 쳤지만, 표정과 말투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ㅇ. 원투펀치
남고부 강팀에는 원투펀치가 있다. 경복고에는 윤지원, 윤지훈 쌍둥이가 있다. 슛, 드리블, 패스 부족함이 없다. 그런데 호흡도 완벽하다. 경복고가 최강이라는 평가를 받는 가장 큰 이유다. 우승 청부사로서 능력은 전국체전 포함 3관왕에 오른 지난 시즌에도 입증했다.
안양고 백지훈과 허건우도 주목하자. 기술의 완성도가 높은데 농구를 알고 한다는 평가다. 안양고는 경복고, 용산고 다음 자리를 양정고와 다툴 것이란 평가다. 용산고 박태준, 배대범 2학년 콤비도 주목하자. 팀에 돌파구가 필요할 때 이세범 용산고 코치는 2학년 백코트 콤비를 찾았다.
ㅈ. 지도자
2025년 고아라 코치 부임 후 숭의여고 농구가 부활하고 있다. 1명이었던 선수가 6명으로 늘었다. 그런데 춘계는 출전할 수 없다. 6명 중 2명이 부상이다. 빠르면 4월 협회장기, 늦으면 5월 연맹회장기에 볼 수 있다. 지도자 교체 후 팀을 재건하고 있는 사례다.
지도자 교체로 불안한 학교도 있다. 최근 코치를 교체한 대전고와 명지고다. 이병석 신임 대전고 코치는 선수들을 파악할 시간도 부족하다고 했다. 이민재 명지고 코치는 사정이 낫다. 어시스트 코치로 선수들을 지도해왔기 때문이다. 대진운도 명지고가 낫다.
불똥이 남중부도 튀었다. 상주중 이병석 코치가 대전고로 가면서 김수찬 코치가 새로 부임했다. 김 코치 역시 대회를 준비할 시간이 부족했다. 그러나 “전력이 나쁘지 않다”며 “16강을 기대한다”고 했다. “8강도 가고 싶죠”라며 웃었다.

ㅊ. 추첨
지난 시즌, 그 지난 시즌도 그랬다. 추첨 운이 중요하다고 했다. 남고부는 위로 4~5개, 아래로 3~4개 팀을 제외하면 당일 컨디션에 따라 승패가 갈리는 경기가 많을 것이라 예상했다. 이번 시즌은 중위권의 폭이 더 넓어졌다는 평가다. 남중부도 그렇다.
선수층이 얇은 여고부와 여중부는 강팀과 약팀의 구분이 확연하다. 남고부는 D조의 김해가야고와 대전고, G조의 배재고의 추첨 운이 없었다. 여고부 C조 상주여고는 이번 대회 가장 불운한 팀이 됐다. 그러나 진짜는 결선 추첨이다. 그때 다시 희비가 엇갈린다.
ㅋ. 캠프
‘KBL 유스 엘리트 캠프’를 통해 선발된 박진우(제물포고), 남현우, 이승민(이상 용산고), 강태영(김해가야고), 서연호(전주고), 정율(천안쌍용고), 김동우, 이승현(이상 무룡고) 등 총 8명이 해외연수를 다녀왔다. 상당수는 당장 팀의 주축이 돼야 할 선수들이다.
그런데 팀의 첫 동계 훈련을 함께 하지 못했다. 일부 선수는 시즌을 치를 몸이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전언이다. 몸을 안 만들면 부상 위험이 커진다. 차이가 큰 미국과 한국의 코칭 시스템도 훈련 효과의 연속성을 유지하기 힘들게 만든다.
KBL은 2020년부터 유망 선수 기량 향상과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해외연수 프로젝트를 시행하고 있다. 어린 유망주들에게 소중한 기회다. 다만 비용 대비 효과에 대한 검증은 필요할 것 같다. 유망주 장기 육성 프로세스 구축이 먼저라는 지적도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ㅌ. 트랜지션
올해도 ‘빠르게 더 빠르게’ 기조를 유지하는 팀이 많다. 남고부의 경우 무룡고, 삼일고, 송도고, 안양고, 전주고 등이 전통적으로 빠른 공격을 강조해 왔다. 강원사대부고, 천안쌍용고는 강한 수비 압박과 속공으로 팀 분위기 쇄신에 성공했다.
박주현과 추유담의 광고, 손광원의 군산고, 최지원의 동아고, 김현창과 신준환의 경북에너지기술고, 김동혁과 노태훈의 여수화양고의 팀 컬러도 위의 팀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트랜지션은 이번 시즌도 남고부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 중 하나다.

ㅍ. 판정
기록 세분화와 함께 다시 도입한 제도가 있다. 3심제 부활이다. 과거에 전 경기 3심제를 도입했으나 잦은 판정 시비, 경험 많은 심판 부족 등의 이유로 자연스럽게 사라졌다. 그러나 이후 3심제를 다시 도입했고 지난 시즌 중등부 결선까지 3심제를 확대했다.
판정의 질을 높이는 건 중요하다. 대표팀 선발과 진로, 진학 등의 기준이 되는 공정하고 정확한 기록을 위해 정확한 심판 판정은 필수다.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도 물론이다. 두 명의 심판으로는 보기 힘든 사각지대가 많다.
ㅎ. 하프 코트 오펜스
양 팀 모두 자리를 잡은 상태에서 이루어지는 팀 공격이다. 중고농구는 3쿼터 이후 지역방어를 허용한다. 그리고 중고농구에 지역방어를 깰 수 있는 가드는 많지 않다. 상대가 하프 코트 오펜스를 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것이 유리하다.
팀마다 비시즌에 몇 가지 지역방어를 준비한다. 대부분은 오랜 시간 준비한 시스템에 지금 선수 구성에 맞는 작은 변화를 가미한다. 물론 지역방어 파훼 패턴도 준비한다. 지역방어의 완성도, 그것을 깨는 하프 코트 오펜스와 가드의 능력은 팀 성적에 아주 큰 영향을 미친다.
▲ 경복고, 삼선중, 수피아여고, 수원제일중
이번 시즌 최강으로 평가받는 팀들이다. 그러나 첫 대회부터 부상 변수가 있다. 봄 대회 이후 고등부는 U18 대표팀 선발의 큰 변수가 생긴다. 대회를 거듭하며 성장하는 팀들도 있다. 봄과 여름이 다른 팀은 때로 놀라운 이변을 연출하기도 한다.
겨우내 준비했던 것들을 실전에서 확인하는 첫 무대다. 3월의 첫 주도 많은 팀이 주말도 반납하고 훈련에 매진했다. 그 결과의 확인이 이제 불과 5일 남았다.
#사진_점프볼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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