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 내에 타격 대상 1000개 추려내라”...AI가 가속화하는 현대전
배후엔 초스피드로 정보 분석하는 AI
전쟁 시나리오 계산해 내는 시스템 개발 중

미국과 이스라엘이 대(對)이란 전쟁에서 인공지능(AI)을 사용해 주요 타격 대상을 식별하면서 과거에는 불가능하게 보였던 수준의 빠른 속도로 공격이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엄청난 양의 정보를 분류하고 계산해 내는 AI가 인간이 수행하던 분석 시간과 노동을 크게 줄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란전에서 AI가 만들어낸 새로운 전장의 모습은 압도적인 화력과 대규모 재래식 무기를 바탕으로 한 현대전의 모습을 뛰어넘어, 미래전(戰)의 일부를 엿보게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군은 지난달 28일 전쟁 발발 이후 이란 내 3000개 이상의 목표를 타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중 1000여 개는 공습 이후 첫 24시간 내에 이뤄졌다. 전쟁을 이끌고 있는 브래드 쿠퍼 미 중부사령관은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 당시 ‘충격과 공포’ 공습 규모의 거의 두 배”라고 했다. 짧은 시간 내에 이란의 주요 군사 시설 등을 타격하면서 미국은 초기 우위를 확보할 수 있었다. 전광석화 같은 공격이 가능했던 배경엔 미군이 사용하는 ‘메이븐 스마트 시스템(Maven Smart System)’이 있다. 2017년 미 국방부는 전장용 AI 분석 시스템 구축을 위해 ‘프로젝트 메이븐’을 시작했다. AI 데이터 분석 회사 팔란티어 등 기술 기업들이 개발에 참여했다. 미군은 이 시스템을 이용해 드론과 위성 영상 등 이미지를 분석해 표적을 식별해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몇 년 동안 미군은 AI를 활용해 한 시간 안에 1000개의 물체를 아군인지 적군인지 식별하는 능력을 키우는 이른바 ‘천 개의 결정(a thousand decisions)’ 훈련을 진행해 왔다. 숙련된 군인이라도 드론 영상이나 위성 사진을 바탕으로 1시간 안에 1000개의 물체를 식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지만, AI는 방대한 정보를 빠르게 분석할 수 있다. 이런 기술은 목표 식별에서 타격까지 걸리는 시간을 의미하는 ‘킬 체인(Kill Chain)’을 크게 단축할 수 있게 한다.

미군 관계자들에 따르면 인간 분석가는 수집된 정보의 최대 4% 정도만 분석할 수 있어, 정보를 확보하더라도 실제 타격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제한적이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제 군은 AI를 통해 특정 항공기나 차량 모델을 식별하거나 감청 자료에서 대화를 찾아 요약할 수 있다”고 전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 전쟁에서 AI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사용했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정보 수집, 표적 선정, 피해 평가 등 비전투 분야에서 AI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 국방부는 타격 목표 우선순위를 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작전을 세우기 위해 AI 기반 모델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국방부는 지난해 피츠버그를 기반으로 한 기업 ‘스트래티지 로봇’과 계약을 맺고 불완전한 정보 속에서 수많은 전쟁 시나리오를 계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미군뿐 아니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서도 우크라이나전에서 러시아의 ‘그림자 유조선 함대’를 추적하기 위해 AI를 사용해 하루에도 여러 차례 수백만 제곱마일의 해역을 스캔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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