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대검 간부, 쿠팡 수사전략 보고 뒤 김앤장과 전화···특검, ‘취업유착 수사 필요’ 이첩

이홍근 기자 2026. 3. 9.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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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봉권 띠지 분실 의혹과 쿠팡 수사외압 의혹을 수사한 안권섭 특별검사가 지난 5일 서울 서초구 특검사무실에서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검찰의 쿠팡 퇴직금 미지급 수사를 지휘했던 대검찰청 간부가 사건 담당 부장검사와 수사 전략을 상의한 직후 쿠팡 측 김앤장 변호사와 통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안권섭 상설특별검사팀은 이 간부가 기밀 유출을 대가로 김앤장 취업을 약속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이례적으로 ‘수사 필요 보고서’를 작성해 검찰에 이첩하기로 했다.

8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특검은 지난해 3월7일 오후 대검 노동지원과장이던 이모 전 검사가 쿠팡 측 변호인인 김앤장 권모 변호사와 28분간 통화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날은 쿠팡 사건을 수사하던 인천지검 부천지청이 대검에 ‘쿠팡을 혐의없음 처분하겠다’고 보고한 다음날이었다.

특검 수사에 따르면 이 전 검사는 권 변호사와 통화하기 전, 이 사건을 담당했던 문지석 전 부천지청 부장검사와 통화했다. 문 전 부장검사는 오전 10시24분 이 전 검사에게 “압수수색 결과가 불기소 보고서에 누락돼 있고, 퇴직급여보장법이 성립하지 않으면 근로기준법 위반을 적용해 기소할 수 있다”고 수사 전략을 보고했다고 한다. 이 전 검사는 이를 보고받고서 부하 직원들에게 검토를 지시했으나, 그 직후 쿠팡 측 권 변호사에게 전화를 건 기록이 확인됐다.

특검은 이 전 검사가 쿠팡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지휘한 대가로 김앤장 취업을 약속받았을 수 있다고 의심해 수사에 나섰다.이 전 검사가 김앤장 측 다른 변호사와 지난해 약 300차례 통화한 기록도 확인했다. 특검은 이 변호사가 김앤장에서 인재 영입을 담당했다고 특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검사는 지난해 8월 검찰에서 퇴직했는데, 특검은 그가 김앤장으로 합류하려 한다는 첩보를 입수해 지난 1일 경위를 따져 물을 계획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 전 검사가 조사 당일 건강상 이유로 소환에 응하지 않으면서 무산됐다.

특검 측은 이 전 검사를 추가 수사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해 별도의 보고서를 작성해 서울중앙지검에 이첩하기로 결정했다. ‘관봉권 띠지 폐기 의혹’처럼 실질적으론 혐의없음 판단을 했으나 현실적인 이유로 종결하지 못한 사건들과 구분해 수사 필요성을 강조하려는 취지에서다. 특검은 이 전 검사를 피의자로 전환해 정식으로 사건번호를 부여한 뒤 이첩하는 방안도 고려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향신문은 이 전 검사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연락했으나 이 전 과장은 답하지 않았다. 김앤장 측은 “개별 변호사 영입 여부에 대해서는 확인해 드리기 어렵다. (이 전 검사와) 수차례 통화했다고 의혹을 받는 해당 변호사는 리쿠르트 업무에 전혀 관여하지 않는다”라고만 밝혔다. 김앤장 소속 변호사들이 이 전 검사와 연락한 경위에 대해서도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이홍근 기자 redroo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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