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르노 야심작 ‘필랑트’⋯ 그랑 콜레오스와 무엇이 달라졌나

김상욱 기자 2026. 3. 9.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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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랑 콜레오스 대비 높이 70㎜↓⋯ 주파수 감응형 댐퍼로 승차감 개선
엔진·전기 전환 소음 X⋯ AI 음성 어시스턴트 탑재
르노코리아 준대형 크로스오버 ‘필랑트’. 김상욱 기자.

르노 필랑트는 그랑 콜레오스와 같은 차량 플랫폼을 공유하지만, 완전히 바뀐 디자인은 물론 주행 성능, 실내 공간 모두에서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줬다.

필랑트의 전장은 4915mm로 그랑 콜레오스보다 135mm 길고, 전폭은 1890mm로 10mm 넓다. 반면 전고는 1635mm로 70mm 낮아졌다. 같은 CMA 플랫폼을 공유하면서도 더 길고 낮은 차체 비율을 구현한 준대형 크로스오버다.

외관 디자인은 그랑 콜레오스와 확연히 다르다. 전면에는 3차원 입체 구조의 일루미네이티드 시그니처 로장주 로고와 그릴 라이팅을 적용해 존재감이 뚜렷하다. 후면으로 갈수록 날렵하게 처리된 LED 램프가 차량의 성격을 잘 드러낸다. 실제로 도심 주행 중 주변의 시선을 적지 않게 받았다.

1열 동승석에서 촬영한 르노 ‘필랑트’가 주행중인 모습. 김상욱 기자.

시승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승차감이었다. 차체 기본 세팅은 그랑 콜레오스와 유사하지만,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나 고속 주행 구간에서 안정감이 눈에 띄게 향상됐다. 주파수 감응형 댐퍼(SFD)가 적용돼 노면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주파수의 진동을 감지하고 감쇠력을 실시간으로 조절한다. 이 기술 덕분에 승차감이 대폭 개선된 듯했다. 또한 코너 구간에서 차체 쏠림이 잘 잡혔고, 세단과 SUV의 중간 어딘가에서 균형점을 잘 찾아 만족스러웠다.

가속 응답성도 훌륭했다. 최대 출력은 250마력으로 그랑 콜레오스(245마력)보다 5마력 높아 수치 차이는 크지 않지만, 가속 페달을 밟았을 때 반응이 훨씬 즉각적으로 느껴졌다. 스포츠 모드에서 응답성은 한층 날카로워져 주행의 재미까지 더했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그랑 콜레오스와 동일하다. 엔진과 전기모터 간 전환이 거의 체감되지 않을 만큼 자연스럽게 전환됐다. 언덕 구간처럼 강한 출력이 요구되는 상황에서만 엔진 소음이 실내로 일부 유입됐고, 그 외 구간에서는 엔진으로 바뀐 것을 알기 쉽지 않았다.

필랑트의 복합연비는 공인 기준 리터당 15.1km이며, 실제 주행에서는 리터당 16km 안팎을 기록했다. 그랑 콜레오스의 복합연비 리터당 15~15.7km와 비교하면 사실상 동등한 수준이다. 연비 면에서는 두 차량 간 실질적 차이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르노코리아 ‘필랑트’ 1열 실내. 김상욱 기자.

실내는 여러 부분이 달라졌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헤드레스트 일체형으로 설계된 ‘퍼스트 클래스 라운지 시트’다. 몸을 단단히 잡아주는 지지력이 뛰어나 전반적으로 필랑트가 운전자 주행에 보다 집중한 설계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여기에 4-스포크 형태의 스티어링 휠(운전대)가 적용됐으며, 실제 잡았을 때도 편안했다. 천장을 가득 채운 파노라믹 글라스 루프는 넓은 개방감을 제공하는 동시에 햇빛 차단 성능도 만족스러웠다. 특히 루프 면적이 상당히 커 운전자와 동승자 모두 탁 트인 공간감을 누리기에 더할 나위 없었다.

그랑 콜레오스에는 없는 디지털 룸미러가 추가된 점도 실용적이다. 트렁크에 짐을 가득 실어도 후방 시야 확보에 영향이 전혀 없다. 트렁크 용량도 633리터로 최대 적재용량 2050리터에 달하는 수납공간으로 부족함이 없다.

르노코리아 준대형 크로스오버 ‘필랑트’. 김상욱 기자.

첨단 기능도 직접 시험해봤다. 오토파킹(자동주차)은 주변 공간을 인식해 주차 위치를 스스로 선정하고 주차를 완료했다. 다만 주차 구역 외 옆 공간에 사람이 있을 경우 차량이 멈추는 등 안전을 우선한 보수적인 방식으로 작동했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차선 인식이 안정적이었고, 고속 주행에서 운전자 피로를 줄이기에 충분한 성능을 보여줬다.

인공지능(AI) 기반 음성 어시스턴트 ‘에이닷 오토’의 인식 정확도 역시 상당히 뛰어났다. 대부분의 대화에 자연스럽게 대응했다. 에이닷 오토는 차량 기능을 설정하거나 끄는 등의 명령도 무리 없이 수행해 실사용 측면에서도 활용도가 높았다.

김상욱 기자 kswpp@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