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도 학생도…"졸업앨범 안 찍을래요"

[충청투데이 김의서 기자] 대전 지역 고교 졸업앨범이 '전원 수록'에서 '희망자 촬영'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
AI 합성과 딥페이크 악용 우려가 커지면서 얼굴이 남는 기록 자체를 부담스러워하는 교사와 학생이 늘어난 탓이다.
학교 현장에서는 교사 참여율이 눈에 띄게 떨어지고, 졸업앨범 문화도 '기념'에서 '리스크 관리'로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6일 지역 교육계에 따르면 대전의 일부 고등학교(송촌고·충남고·둔원고 등)는 교사와 학생 모두 촬영 여부를 사전에 신청받아 희망자만 촬영하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특히 교사 참여율 하락이 두드러진다.
대전의 A고 관계자는 "학생 참여율은 비교적 높은 편이지만 교사는 해가 갈수록 참여율이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일부 학교에서는 교사 80여 명 가운데 약 30명만 개인 촬영에 참여한 사례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교원 사회 전반의 불안감도 배경으로 작용한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2024년 전국 유·초·중·고 교원 353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93.1%는 졸업앨범에 실린 교사 사진이 디지털 기술로 악용될 가능성을 우려한다고 답했다.
학생 참여는 전반적으로 크게 감소했다고 단정하기 어렵지만, 학교에 따라 변화 폭이 커지는 분위기다. 대전의 B고 관계자는 "2024학년도까지는 전원이 촬영했지만 2025학년도부터는 디지털 범죄 우려로 참여 희망자를 조사한 뒤 촬영하고 있다"며 "개인 사진 촬영 참여율이 지난해보다 약 15% 줄었고, 그중 10% 이상이 여학생"이라고 설명했다.
디지털 기술 악용 가능성뿐 아니라 교사 신변 안전 문제도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전에서는 과거 졸업생이 학교를 찾아와 교사를 흉기로 위협한 사건이 있었던 만큼, 얼굴과 소속이 드러나는 기록물에 대한 경계심이 커졌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졸업앨범 제작 과정 전반에 대한 표준 지침과 법적 보호 장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A고 관계자는 "이 흐름이 이어지면 졸업앨범 문화 자체도 더 크게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김의서 기자 euieui@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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