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치고 더그아웃서도 계속 중얼중얼… 혼잣말 이어간 김도영의 속내는

김도영은 8일 한국 야구 대표팀을 2번이나 구했다.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대만전, 1-2로 끌려가던 6회말 김도영이 역전 투런 홈런을 때렸다. 8회초 2실점하며 3-4로 재역전을 허용하자 8회말 다시 김도영이 2루타를 때려내며 동점을 만들었다.
10회말 2사 2루, 김도영은 다시 타석에 들어섰다. 하루에 2번이나 팀을 구한 김도영이었기에 마지막 기대가 몰렸지만 결국 우익수 파울 뜬공으로 물러났다. 마지막 타석이 되고 말았다. 최고의 활약을 했지만 팀은 졌다. 환호하는 대만 선수들을 뒤로 하고 김도영은 고개 숙인 채 더그아웃으로 향할 수밖에 없었다.
경기 후 김도영은 “그냥 다 아쉽다. 초반 타석부터 더 집중을 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고, 마지막 타석에서 좀 더 디테일하게 들어갔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진 것 자체가 너무 화가 나고 아쉽다”고 했다.
김도영은 이날 홈런을 친 뒤 계속 혼잣말하며 베이스를 돌았다. 김도영은 “오늘은 지명타자가 아니라 바로 수비를 해야 했다. 팀을 위해서도 수비에 집중하려고 노력했다. 홈런 친 뒤에는 수비에 집중하려고 계속 혼잣말을 했다”고 말했다. 김도영은 WBC 개막후 이날 처음으로 3루 수비를 소화했다. 3회 짧은 내야땅볼을 빠르게 달려들어와 가볍게 처리했고, 7회 1사 1·2루 위기에서도 땅볼 타구를 받아 직접 3루 베이스를 밟은 뒤 강하게 1루로 공을 뿌려 병살을 만들었다.
김도영은 이날 시속 151.6㎞ 빠른 공을 넘겨 담장을 넘긴 데 대해 “오늘 앞에 두 타석도 그랬고, 이번 대회 내내 직구에 타이밍이 잘 맞지 않아서 당연히 직구를 노림수로 가지고 있었다”면서 “높은 공에 자꾸 손이 나가다보니 좀 더 신경써서 공을 보려고 했고, 더 과감하게 스윙을 하려고 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했다.
김도영의 맹활약에도 대표팀은 결국 대만에 석패했다. WBC 벼랑 끝까지 몰렸다. 9일 호주 상대로 마지막 일전을 치른다.
김도영은 “끝나자마자 바로 다음 경기 준비하자는 이야기를 들었다. 당연하다. 지나간 일은 되돌릴 수 없다. 바로 다음 경기 생각하는 게 다른 선수들과 저한테도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너무 아쉽지만, 오늘까지만 생각하고 내일은 내일 경기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도쿄 |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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