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이란 고위인사 “이란 의사결정 공백 없다…혁명수비대 붕괴 가능성 낮아”

김원철 기자 2026. 3. 9.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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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스라엘의 군사 공격 이후 이란 체제의 안정성과 내부 균열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1997년부터 8년간 이란 최고국가안보위원회(SNSC) 대외관계위원장을 맡아 외교·안보 정책을 총괄했던 세예드 호세인 무사비안은 "이란의 의사결정 체계는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으며 체제가 조직적으로 붕괴할 가능성은 작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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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세예드 호세인 무사비안
전 이란 최고국가안보위원회(SNSC) 대외관계위원장
이란 외교안보 총괄하며 2003년 핵협상팀 이끌어
지난해 6월 13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사망한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총사령관 호세인 살라미 소장의 사진이 담긴 현수막을 테헤란의 한 시민이 이튿날 설치하고 있다. 테헤란/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이스라엘의 군사 공격 이후 이란 체제의 안정성과 내부 균열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1997년부터 8년간 이란 최고국가안보위원회(SNSC) 대외관계위원장을 맡아 외교·안보 정책을 총괄했던 세예드 호세인 무사비안은 “이란의 의사결정 체계는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으며 체제가 조직적으로 붕괴할 가능성은 작다”고 진단했다.

온건·개혁 성향으로 2000년대 초 이란 핵협상팀 대변인으로 유럽연합(EU)과의 협상에 참여했던 그는 강경파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정부 출범 이후 정치적 갈등을 겪었고, 2007년 간첩 혐의로 체포되기도 했다. 현재 미국 프린스턴대 과학·글로벌안보프로그램(SGS) 객원연구원이다.

무사비안은 6일(현지시각) 한겨레와 서면인터뷰에서 “현재 이란에는 의사결정 공백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란의 군사 의사결정 구조가 세 축으로 작동한다고 설명했다. 군이 군사 옵션을 준비하고, 최고국가안보회의(SNSC)가 이를 정치·안보적 맥락에서 검토해 결정하며, 최고지도자가 최종 승인 권한을 갖는 구조다. 그는 “최고지도자가 사망했지만 그 빈자리는 헌법에 따라 즉시 구성된 지도위원회가 채우고 있다. 대통령이 지도위원회 의장과 최고국가안보회의 의장을 모두 맡고 있다”며 “의사결정 체계의 핵심축들은 건재하며 공백은 없다”고 말했다.

무사비안은 이번 전쟁의 성격이 과거와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지적했다. 이란은 미국·이스라엘의 공격을 정권 생존에 대한 ‘존재론적 위협’으로 인식하고 있다. 무사비안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목표가 단순히 핵 프로그램을 억제하는 수준을 넘어 이란의 미사일 전력과 군사 인프라, 안보 체계 전반을 약화하려는 것이라는 게 이란 시각”이라며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를 포함해 약 100명의 최고위 군 지휘관이 살해된 것도 이런 판단의 근거”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오만이 중재했던 협상 상황을 언급하며 “2025년과 2026년 두 차례 공격이 모두 협상이 상당한 진전을 보이던 시점에 발생했다는 점에서 이란 내부에서는 ‘외교가 폭격을 당했다’는 인식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1997년부터 8년간 이란 최고국가안보위원회(SNSC) 대외관계위원장을 맡아 외교·안보 정책을 총괄했던 세예드 호세인 무사비안이 6일 한겨레와 인터뷰했다. 그는 “이란의 의사결정 체계는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으며 체제가 조직적으로 붕괴할 가능성은 작다”고 진단했다. 본인 제공

미국과 이스라엘 일부에서는 공습이 계속될 경우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내부에서 이탈이 발생하며 체제가 약화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무사비안은 현실과 거리가 있는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혁명수비대는 단순한 군 조직이 아니라 정치·경제 권력을 함께 가진 체제 핵심 기관이다. 대규모 이탈이나 체제 붕괴가 일어날 가능성은 작다”고 말했다. 혁명수비대는 최고지도자 직속 기관으로 이란 정치에 깊이 개입해 있을 뿐 아니라, 건설·석유·통신 등 주요 산업을 직접 운영하는 거대 경제 주체이기도 하다. 군사 조직인 동시에 사실상 정당이자 재벌에 가까운 이 조직이 국가 구조 전반에 뿌리박혀 있는 한, 외부 공격만으로 내부 균열을 유도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그는 “외부의 군사적 압박은 내부 분열을 촉발하기보다 오히려 결속을 강화하는 경향이 있다”며 “하급 병력이나 징집병 수준에서 개별적인 이탈이 발생할 가능성은 있지만 전체 조직의 붕괴로 이어질 가능성은 작다”고 말했다.

전쟁 이후의 이란 내부 상황에 대해서도 그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이란이 전쟁에서 살아남을 경우, 외부 압박에 대한 반작용으로 혁명수비대 등 강경파 안보 세력으로 권력이 더욱 집중되고 개혁파는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무사비안은 “전후 지도부는 심각한 경제 수축, 제재로 인한 고통, 인프라 파괴, 그리고 만성적인 물 부족 등 심각한 난관에 봉착할 것”이라며 “이는 고스란히 이란 일반 시민들의 생활 조건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워싱턴/김원철 특파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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