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해사전문법원, 인천-부산에
“지역경제 큰 도움 될 것” 기대감
인천-부산 자치구들 유치전 치열
상반기 실사… 하반기 부지 확정

● 국내 최초 해사전문법원, 인천·부산 설치
8일 인천시에 따르면 2028년 3월 1일 ‘해사국제상사법원(해사법원)’이 인천과 부산에 각각 문을 연다. 해사법원 설치를 위한 법 개정안은 20대 국회부터 발의됐다가 폐기되기를 반복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해사법원을 인천에 부산에 설치하기로 공약하면서 우여곡절 끝에 관련 법안이 여야 합의로 지난달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에 대표 해양도시인 두 지역에 각각 해사법원을 두는 안이 확정됐다. 인천 해사법원은 수도권과 강원, 충청 권역의 사건을, 부산 해사법원은 영남과 호남, 제주 권역의 사건을 각각 담당하게 된다.
해사법원은 해양 사고나 해상운송, 국제무역, 해상보험 소송 등 바다 위에서 발생하는 각종 분쟁 사건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특수법원이다. 중국만 해도 11곳의 해사전문법원이 있지만, 한국에는 아직 한 곳도 없었다.
대신 국내에서는 서울중앙지법과 서울고법, 부산지법 등 5개 법원 내 해사 전담 재판부가 관련 사건을 담당해왔다. 하지만 재판부가 다른 사건 심리까지 병행하면서 전문성이 떨어지고 소송에 상당 기간이 소요된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 때문에 해사 분쟁 사건 발생 시 당사자들은 대부분 해사법원이 활성화된 영국이나 중국, 싱가포르 등 해외 법원이나 중재소를 이용했다. 이로 인해 해외 로펌 등을 선임하느라 빠져나간 소송 비용만 해도 연간 2000억∼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국내 해사법원이 생기면 이러한 비용 유출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인천연구원 강동준 연구위원은 “선사들은 계약 단계에서부터 분쟁 시 해외 법원에서 사건을 다루도록 명시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국내 해사법원이 생기면 이러한 문제가 해소될 것”이라며 “국내 주요 선사의 본사가 대부분 수도권에 있는 만큼 부산보다 인천 해사법원의 수요가 더욱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 “우리가 최적지” 자치구별 유치전 치열
해사법원 설치에 따라 기대되는 또 다른 효과는 경제적 파급 효과다. 국내 첫 해사법원이 생기면 법원을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해사 법률 서비스 기반이 형성돼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인천에서는 벌써부터 해사법원을 유치하기 위한 움직임이 치열하다. 연수구는 인천신항이 있을 뿐 아니라 송도에 해양경찰청 본청과 유엔국제상거래법위원회(UNCITRAL) 아·태지역사무소 등이 있다는 ‘국제 인프라’를 강조하면서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7월 중구 내륙 지역과 동구가 합쳐져 출범할 ‘제물포구’는 인천항 등 기반시설에 더해 ‘인천항 개항’이라는 역사성을 강조하고 있고, 영종도를 중심으로 새로 만들어질 ‘영종구’ 역시 인천공항이 있어 분쟁 당사자들의 접근이 용이하다는 ‘접근성’을 내세우고 있다.
또 미추홀구에서는 업무 연계성을 위해 인천지검과 인천지법 등 법조타운에 해사법원이 들어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고, 2028년 인천지법 북부지원과 인천지검 북부지청이 신설될 ‘검단구’에서도 해사법원의 최적지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부산도 동구와 서구가 유치전을 벌이고 있다.
인천과 부산 내 어디에 해사법원을 둘지는 법원행정처가 올 상반기 실사를 거쳐 하반기에 최종 결정한다. 인천시 관계자는 “해사법원이 들어서면 소송 당사자들의 방문이 늘어나고, 법률 서비스 수요도 증가하면서 자연스레 고부가가치 일자리도 창출될 것”이라며 “각 구·군의 유치 희망 의사를 취합해 이달 중 법원행정처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했다.
공승배 기자 ks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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