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실점하면 끝' 대만전 패배가 불러온 韓 야구의 비극→호주가 절대적 유리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8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대만과 2026 WBC(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C조 3차전서 4-5로 졌다. 역전과 재역전을 거듭하는 혈전 끝에 3-4로 뒤진 8회 극적으로 동점을 만들었지만, 승부치기 끝에 1점 차로 석패했다.
이 패배로 한국은 1승 2패로 8강전 자력 진출권이 사라졌다. 2009년 WBC 이후 무려 17년 만에 1라운드 첫 경기 체코전을 잡아냈으나 환희는 오래가지 않았다. 7일 일본을 상대로 6-8로 졌고, 8일 대만에게도 덜미를 잡혔다.
사실 8일 경기는 대만과 한국이 오랜 기간 동안 벼를 정도로 매우 중요한 경기였다. 양 팀 모두 2라운드가 열리는 마이애미행 달성의 최대 분수령으로 이 경기를 꼽았고, 총력전을 예고했다. 하지만 결과는 참혹했다. 승부치기 고비를 넘기지 못했고, 타선은 결정적인 찬스마다 침묵했다.
문제는 패배의 결과보다 그 패배의 내용이 남긴 상처가 너무 크다는 점이다. 전적이 같을 경우 순위를 가르는 결정적 잣대인 실점률에서 대만에 5실점이나 허용한 것이 결국 발목을 잡았다. 만약 대만전을 승리로 장식했다면, 호주전 승리는 곧 8강 진출이라는 명쾌한 공식이 성립될 수 있었기에 아쉬움은 더 진하게 남는다.
당장 9일 오후 7시 도쿄돔에서 열리는 호주와 조별리그 최종전이 문제다. 한국이 8강행 티켓을 거머쥐기 위해서는 호주를 단순히 이기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호주를 상대로 '5점 차 이상의 대승'을 거두는 동시에, 9이닝 동안 '2실점 이하'로 막아내야 한다는 가혹한 조건이 붙었다. 3실점을 허용하는 순간, 한국은 승리하더라도 실점률에서 밀려 짐을 싸야 한다.
반면 호주는 절대적으로 유리한 입장이다. 이미 자력 8강행 가능성을 손에 쥔 호주는 한국을 상대로 3점만 내면 한국의 전의를 상실시킬 수 있다. 한국 투수들이 '실점은 곧 탈락'이라는 압박감 속에 마운드에 오르는 것과 대조적으로, 호주 타자들은 유인구에 속지 않고 한국 투수들의 조급함을 역이용할 수 있는 심리적 우위에 서 있다.
더욱 큰 문제는 호주의 방망이가 기대 이상으로 매섭다는 점이다. 호주는 8일 일본전(4-3 일본 승리)에서 홈런 2방을 포함해 장단 8안타를 몰아치며 3득점을 올리는 저력을 과시했다. 안타 수(8개)만 놓고 보면 오히려 '우승 후보' 일본(5개)을 앞섰을 정도다.
특히 9회초 일본프로야구 센트럴리그 최다 홀드 1위에 오른 막강한 불펜 투수인 오타 다이세이(26·요미우리 자이언츠)를 상대로 홈런 2방을 때려내는 화력을 과시했다. 이날 다이세이의 최고 구속은 시속 95.3마일(약 153km)이었다는 점에서 호주 타자들의 위력을 알 수 있다.


도쿄(일본)=박수진 기자 bestsujin@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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