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우진·오브라이언 미친 듯이 그립다…회심의 류현진·곽빈·더닝 카드 한계, 한국야구 제구 잡힌 구위형 에이스 절실

김진성 기자 2026. 3. 9.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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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우진/키움 히어로즈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안우진(27, 키움 히어로즈), 라일리 오브라이언(31,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미친 듯이 그립다. 한국의 대만전 패배는, 현재 한국이 쓸 수 있는 최상의 마운드를 가동했다는 점에서 ‘힘 싸움’에서의 패배로 받아들여진다. 그래서 더욱 뼈 아프다.

류지현 감독은 오키나와, 오사카 캠프를 거치면서 한국이 이번 대회서 쓸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카드가 류현진, 곽빈, 데인 더닝이라고 여겼다. 실제 세 사람은 연습경기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그러나 역시 야구는 상대성이 지배한다.

안우진/키움 히어로즈

표본이 한국, 일본 프로팀이 아닌, 베스트 전력의 대만 국가대표팀으로 바뀌자 한계를 맛봤다. 류지현 감독은 C조 최대 승부처로 여긴 대만전서 세 사람 모두 투입하는 전략을 택했다. 그러나 이들은 나란히 홈런 한방씩을 맞았다. 류현진 3이닝 1실점, 곽빈 3⅓이닝 1실점, 더닝 1⅔이닝 1실점까지. 전부 나쁘지 않았으나 그렇다고 최고의 결과를 도출한 것도 아니었다.

세계야구의 트렌드가 구속 혁명이다. 타자는 더 강하고 더 빠른 타구를 만들어낼 수 있게 진화하고 있고, 투수도 더 강하고 더 빠른 투구를 할 수 있게 진화하고 있다. 그런데 류현진과 더닝은 피네스피처다. 피네스피처라서 ‘안 된다’가 아니라, 단 1~2개의 실투를 해도 먹고 살기 힘든 환경으로 변했다는 게 중요하다.

심지어 곽빈이 맞은 홈런의 구종은 96.6마일 포심이었다. 이 공도 가운데로 몰리니 홈런이 됐다. 하물며 류현진이 창유에게 맞은 홈런은 87.6마일 낮은 포심이었다. 실투가 아니었지만, 결국 이 정도 스피드는 리스크가 그만큼 크다는 게 드러났다.

국제대회서 절체절명의 승부를 버텨낼 수 있는 카드는 결국 제구가 되는 구위형 에이스다. 이날 류현진과 더닝 대신 나온 투수가 안우진(27, 키움 히어로즈)이라면 어땠을까. 가정은 무의미하지만, 안우진은 스피드, 구위, 제구력, 커맨드를 모두 갖춘 사실상 유일한 한국투수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 안우진조차 2년 반 가까이 군 복무와 부상으로 실전이 없어서 기량 회복을 장담할 수 없는 형편이다.

문동주(23, 한화 이글스)는 구위와 스피드는 150km대 후반이지만, 제구력에 기복이 있다. 곽빈도 스피드는 안 처지만 제구력 기복이 심한 편이다. 윤석민 티빙 해설위원 등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 ‘사이버 윤석민’을 통해 수 차례 요즘 투수들이 구속에 신경 쓰지 말고 제구를 잡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맞는 말이다. 단, 이것은 결국 스피드와 제구를 모두 확실하게 잡지 못하는 투수에게 해당하는 사항이다.

일본 대표팀을 보면 대다수가 150km 이상을 기본적으로 뿌린다. 그런데 제구력도 갖췄다. 대만도 150km을 넘는 투수가 수두룩하다. 더 이상 150km이 중요한 게 아니라 150km 중~후반을 넘어가는 전제 하에 제구력과 커맨드의 겸비를 얘기하는 시대다. 메이저리그 탑클래스 레벨의 투수들을 보면 답이 나온다. 150km대 후반~160km대 초반의 빠른 공과 제구력, 커맨드, 확실한 변화구 주무기까지. 힘들지만, 한국도 이런 투수들을 육성하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는 게 확인됐다.

한국의 현주소는 공이 150km 초반으로 빠르거나 구위가 묵직하면 제구력에 기복이 있어도 선발투수 혹은 1군 필승조다. 5선발이 확실한 팀은 사실상 거의 없다. 김도영(23, KIA 타이거즈), 안현민(23, KT 위즈) 등을 보면 타자들은 확실히 일본 정상급 타자들에게 크게 밀리지 않는다. 그러나 투수력의 격차가 크다. 야구인들이 계속 지적하는 대목이다.

불펜 역시 부상으로 갑자기 빠진 라일리 오브라이언(31,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있다면 어땠을까. 물론 이 투수도 메이저리그에서 최상급 불펜은 아니다. 작년에 팀에서 필승조도 아니었다. 그러나 한국은 일본, 대만을 상대하면서 오브라이언의 160km가 참 그리웠다. 이대호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 '이대호[RE:AEHO]'를 통해 대만전을 돌아보면서 "7~9회를 확실하게 막아줄 투수들이 없으니까 지지 않았나"라고 했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라일리 오브라이언./게티이미지코리아

희한하게도, 오브라이언은 8일 메이저리그 시범경기를 통해 복귀전을 가졌다. 가정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안타까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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