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측만증] 우리 아이 휘어진 등 뒤에 숨겨진 성장의 무게

차상호 2026. 3. 8.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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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세 후 급성장기 어깨·골반 높이 등 점검 필요
정면서 봤을 때 C자·S자 형태… 엑스레이로 진단
정기적 추적 관찰·보조기 착용 등 맞춤형 치료

3월, 새 학기가 시작됐다. 책가방이 무거워지고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이 길어지는 계절이다. 학기 초는 아이들의 생활 리듬이 바뀌는 시기인 만큼, 시력·치아처럼 ‘척추 건강’도 한 번 점검해 볼 타이밍이다. 특히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중학교와 고등학교까지는 키가 급격히 크면서 몸의 균형이 흔들리기 쉬워, 평소엔 티가 안 나던 변화가 드러나기도 한다. 그중 많은 부모가 ‘자세 문제’로만 생각하고 지나치기 쉬운 것이 ‘척추측만증’이다.

/아이클릭아트/

◇자세 나쁘면 측만증? 절반은 오해에서 시작된다

아이가 구부정하게 앉거나 한쪽으로 기대앉는다고 해서, 그것만으로 ‘구조성(진짜) 척추측만증’이 새로 생기는 경우는 흔치 않다. 흔히 “자세 때문에 S자로 휘었다”는 말은 자세를 바로 하면 어느 정도 돌아오는 ‘기능성(가짜) 측만’을 두고 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자세는 상관없다”는 뜻은 아니다. 창원the큰병원 이상민 대표원장은 “나쁜 자세와 장시간 앉아 있는 습관은 요통, 근육 불균형, 피로를 키우고, 이미 존재하는 변형을 더 눈에 띄게 만들 수도 있다”며 “결국 중요한 건 ‘자세 탓’으로 단정하며 넘기는 게 아니라, 실제로 구조적 변화가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척추측만증, 대부분은 ‘특발성’

척추측만증은 정면에서 봤을 때 척추가 일직선이 아니라 C자 또는 S자 형태로 휘는 상태로, 의학적으로는 엑스레이에서 코브 각(Cobb angle) 10도 이상이면 척추측만증으로 진단한다. 아이들에게서 가장 흔한 형태는 청소년기 특발성 척추측만증이다. ‘특발성’이란 말 그대로 뚜렷한 원인을 모른다는 뜻인데, 대부분(85~90%)이 여기에 해당한다고 알려져 있다.

대부분의 아이는 큰 치료 없이 경과 관찰로 충분하지만, 일부는 성장기에 빠르게 진행할 수 있다. 이상민 원장은 “‘대부분 괜찮다’와 ‘일부는 진행한다’가 동시에 맞다”며 “그래서 척추측만증은 조기 발견과 추적 관찰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언제 특히 주의해야 하나…‘성장 스퍼트’ 전후

척추측만증이 문제가 되는 시점은 대개 10세 이후, 성장 급가속기(키가 훅 크는 시기) 전후다. 이때는 뼈가 자라는 속도에 비해 근육과 인대가 따라가기 어려워 자세가 무너지기 쉽고, 만곡이 있다면 진행 위험도 함께 커진다고 한다. 새 학기는 생활환경이 바뀌고 앉아 있는 시간이 늘어나며, 체육·가방·책상 높이 등 외부 요인이 겹치는 시기여서 3월은 ‘척추 건강 점검’을 시작하기에 좋은 달이기도 하다.

이상민 원장은 다음 항목 중 2~3개 이상이 반복해서 보인다면 점검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거울 앞에서 섰을 때 어깨높이가 다르다

△허리선(옆구리 라인)이 좌우로 다르다, 한쪽이 더 잘록해 보인다

△골반(허리춤) 높이가 다르다

△치마·벨트가 한쪽으로 돌아간다

△바지 길이가 한쪽만 길거나 짧아 보인다

△신발 뒷굽이 한쪽만 유독 닳는다

◇치료는 ‘각도’와 ‘성장’이 좌우한다

척추측만증 치료의 큰 줄기는 관찰-보조기-수술이다. 어떤 치료가 필요한지는 ‘현재 각도’와 ‘성장이 얼마나 남았는지’가 결정한다.

각도가 크지 않거나 성장 속도가 완만한 경우는 정기적으로 엑스레이를 찍어 변화를 확인하는데, 성장기에는 일정 간격으로 추적이 필요하다.

성장기에 각도가 어느 수준 이상이거나 진행이 관찰되면 보조기를 고려한다. 보조기의 목적은 ‘완전히 펴기’가 아니라 진행을 억제하는데 있다. 이상민 원장은 “임상에서는 착용 시간이 치료 효과와 연관되는 것으로 알려져, 원칙적으로 하루 22~23시간 착용을 권하는 경우가 많지만 현실적으로 아이의 학교생활, 운동, 심리적 부담까지 함께 조정해야 하므로, 의료진과 가족이 목표를 세밀하게 맞추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각도가 상당히 크거나 진행이 뚜렷해 기능적 문제가 우려되는 경우 수술 논의가 이뤄지는데, 일반적으로 40~50도 이상에서 수술을 고려하는 흐름이지만 개별 기준은 병원·환자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상민 원장은 “측만증이 의심되는데 통증이 유독 심하거나, 신경학적 증상(저림, 힘 빠짐), 혹은 비전형적 양상(급격한 악화 등)이 있다면 MRI나 CT 등 정밀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이에게 중요한 건 ‘마음’을 같이 보는 것

척추측만증은 외형 변화가 동반될 수 있고, 어깨·골반 비대칭, 체형 변화는 사춘기 아이에게 꽤 큰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 보조기 치료도 움직임 제한이나 불편감, 외모 부담이 따라올 수 있다. 이상민 원장은 “치료 성과를 높이려면 ‘왜 이렇게 해야 하는지’를 아이가 납득하고, 가족이 일관된 지지와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중요하다”며 “새 학기의 시작은 아이에게 새 공책을 사주는 시기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아이 몸의 ‘지금 상태’를 점검하는 출발점이기도 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차상호 기자

도움말= 창원the큰병원 이상민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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