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 때부터 항상 목표 세워왔다" 상 많이 받는 선수, MVP 수상...'거요미' 양효진의 다음 도약은

권수연 기자 2026. 3. 8.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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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 수원, 권수연 기자) 양효진의 '다음 목표'가 궁금하다. 

8일 오후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5-26시즌 진에어 V-리그 여자부 6라운드 현대건설과 페퍼저축은행 경기 이후 양효진의 은퇴식이 열렸다.

비록 경기는 '상성'을 이기지 못하고 완패로 끝났지만, 은퇴식은 황금빛 꽃길이었다.

양효진은 2007-08시즌 드래프트 1라운더로 현대건설에 입단했고 자그마치 19년 동안 현대건설에서만 뛰었다. 

'블로퀸'으로 불리며 김연경을 비롯한 황금 세대들과 함께 리그를 꾸려온 그가 이제 현역에 마침표를 찍고 제2의 인생을 향해 점프한다. 

그간 양효진이 쌓은 커리어 기록이 적지 않다. 정규리그 MVP 2회, 챔피언결정전 MVP 1회, 라운드 MVP 7회, 남녀통합 최다 V-리그 베스트 7(10회) 등을 기록했다. 11시즌 연속 블로킹 부문 1위의 입지전적 기록도 그가 세웠다. 

태극마크를 달고 있을 때의 존재감이 톡톡했다.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은메달에 이어 2014 인천 대회에서는 금메달을 합작한 바 있다. 2018 자카르타 팔렘방 대회에서도 동메달을 목에 걸며 아시안게임 금, 은, 동메달을 모두 거머쥐었다.

올림픽 무대에서도 그는 빠질 수 없는 기둥이었다. 2012 런던 올림픽 4강, 2016 리우 올림픽 8강, 2020 도쿄 올림픽 4강 등의 성적을 낸 후 태극마크를 반납했다. 

비록 경기는 아쉽게 패했지만 은퇴식은 성대했고 감사와 아쉬움이 가득했다. 헌정영상으로 눈물로 정든 홈 구장에 정규시즌 마지막 인사를 전한 양효진은 행사 후에도 계속해서 눈물을 훔쳐냈다. 김연경 어드바이저, 표승주 해설위원의 앞에서도 눈물을 좀처럼 그치지 못했다. 

포스트시즌에 다시 홈으로 돌아올 예정이지만, 오랫동안 집처럼 밟아온 형광 노랑빛 코트와 함께 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행사 후 취재진과 만난 양효진은 "결혼식 때도 이렇게 긴장을 안 했었다(웃음)"며 "전날 계속 (은퇴식에 대해) 신경이 쓰이고 그랬다. 일부러 빨리 잠들었는데 안 그랬다면 정말 날을 새겠다는 생각까지 했다. 은퇴를 한다고 선언할 때까지만 해도 그렇고 크게 실감이 안 났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은퇴투어도 사양하고 홈팬들과만 인사를 나눴다. 이에 대해 그는"그 얘기는 사실 저번에 (재)계약할 때부터 나왔는데, 은퇴를 하게 된다면 투어를 좀 하고 천천히 팬들과 만날 기회를 갖자고 구단이 그러더라. 지난해 은퇴는 너무 갑작스럽게 떠나는 것처럼 비칠 수 있어서 구단에서 신경쓰였던 것 같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저는 투어를 하기가 좀 그랬다. 오늘 은퇴식을 하는데도 마음이 그랬다(싱숭생숭했다)"고 털어놓았다.

거진 인생의 절반을 배구선수로 살아왔다. 배구 인생의 '하이라이트'를 묻자 그는 "저는 신인 때부터 목표를 항상 세웠다"며 "첫 시즌을 겪고 나서 정말 상을 많이 받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록에 남는 선수가 되고 싶었다. 최고의 선수, MVP도 되고 싶었다. 또 다 이룬 마지막에는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었다. 그게 종착지가 되더라. 내가 팀에 좀 더 도움이 되고 어디에서건 팬분들에게 '잘하는 선수'라는 이미지로 남았으면 했다"고 밝혔다. 

또 가장 기억에 남는 별명으로는 '거요미(거대한 귀요미)'를 꼽으며 시원하게 웃기도 했다.

나이가 들 수록 은퇴에 대한 생각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그는 "제가 섣불리 생각한건지 모르겠지만 4년 전부터 그랬다. 잘하고 있는 위치에서 그만 두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그 시기에, 뭔가 지금의 나 정도면 은퇴해도 되지 않을까 라고 생각했다. 그런데도 미련이 너무 남더라. 그만 둘 때 정말 엄청 많은 용기가 필요했다. 저 혼자서 계속 생각했다. 작년까지 하고 은퇴 생각을 본격적으로 했다. 그런데 구단에서 1년 정도 더 같이 하는게 어떠냐고 제안해주셨고 지금은 그거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은퇴하면 배구 지도자의 길을 비롯해 여러가지 제2의 인생으로 향하는 문이 열려있다. 배구에 입문하기 전 그는 교사가 꿈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처음에는 지도자를 할 생각이 없었는데, 제가 만약 견문이 많이 넓어지고 상황이 된다면 좋은 기회가 있다면 도전해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비록 정규시즌 홈에서 마지막 경기는 아쉽게 패했지만 아직 포스트시즌이 남았다. 그는 "사실 이기고서 (은퇴식을) 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며 "그래도 많은 분들이 은퇴를 축하해주시는 것을 보고 많이 감동을 받고 남은 시즌을 잘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희 팀도 아픈 선수들이 좀 있고 다른 팀도 상황이 비슷하긴 하지만 다시 똘똘 뭉쳐서 최대한 정상의 자리까지 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사진=MHN 박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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