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우의 핫스팟] "정답은 유가였다"···90년 시장이 보여준 공식

김현우 기자 2026. 3. 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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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스팟(HotSpot)'
호르무즈 막혀 유가 급등
항공·운송업 마진 직격탄
지정학적 증시 충격 단기
펀더멘털 집중 매수 기회
이란 전쟁이라는 지정학적 위기에 증시가 흔들리고 있지만, 진짜 주식 시장의 숨통을 끊는 건 원유 공급망 붕괴다. 공포에 휩쓸려 투매하기보다 유가 흐름과 기업 마진 등 펀더멘털을 주시하며 장기적인 안목으로 시장을 바라봐야 한다. /챗GPT 제작 이미지

미국 텍사스의 끝없는 황무지를 가로지르는 66번 국도. 뚜껑을 활짝 연 새빨간 머스탱 V8 컨버터블을 몰고 달리고 있다고 생각해보자. 라디오에선 흥겨운 로큰롤이 흐르고 기분은 최고조다. 그런데 저 멀리 지평선에서 거대한 토네이도가 흙먼지를 일으키며 다가오기 시작한다. 하늘은 까매지고 바람은 살을 베는 듯 하다. 무섭다. 당장이라도 차를 돌려 도망가고 싶은 공포가 엄습한다.

냉정하게 상황을 따져보자. 사실 진짜 목숨을 앗아갈 놈은 요란한 토네이도가 아니다. 지금 눈앞 계기판 구석에서 깜빡거리고 있는 주황색 불빛, 주유 경고등이다. 토네이도는 운전대만 잘 꺾으면 피할 수 있다. 한데 기름이 떨어지면 사막 한가운데서 독수리 밥이 되는 수밖에 없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타격했다. 미사일이 날아다니고 뉴스 특보가 쏟아진다. 투자자들은 토네이도를 만난 운전자처럼 호들갑을 떤다. 당장 주식 시장이 무너질 것처럼 주식을 내던진다.

한데 산전수전을 다 겪은 주식 시장은 코웃음을 친다. "전쟁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진짜 문제는 다른 곳에 있다."

전쟁은 차트를 흔들 뿐 숨통 끊는 건 석유

장기적으로 볼 때 월스트리트는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합법적 돈 복사기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롤링 기준 어떤 20년 구간을 떼어봐도 하락한 적이 없다. 한데 지정학적 이벤트라는 토네이도가 불어닥치면 단기적으로 멀미가 날 수밖에 없다.
과거 사례를 볼 때 지정학적 충격은 굵고 짧게 끝나는 반면 증시 상승장은 길게 이어졌다. 대중의 공포 심리인 펜듈럼에 휘둘리지 말고, 밸류에이션과 경기 지표라는 객관적 계기판을 확인하며 이번 하락을 저가 매수 기회로 삼는 냉정함이 필요히다. /구글 제미나이 캔바스 제작 이미지

지난 90년 동안 암살·테러·침공 등 온갖 스펙터클한 지정학적 위기가 있었다. 대중은 그때마다 세상이 끝난 줄 알았다. 그런데 주식 시장이 진짜 심해 밑바닥까지 처박힌 적은 드물다. 단 하나의 조건이 충족될 때만 빼고 말이다. 바로 에너지 공급망 붕괴다. 전쟁이라는 토네이도에 유가 폭등이라는 연료 고갈 사태가 겹칠 때 시장은 비로소 피를 토했다.

△1973년 4차 중동전쟁 아랍권이 석유 금수 조치를 내리자 S&P500은 11.5개월 동안 무려 44%나 녹아내렸다. △1990년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 전쟁 총성보다 유가 충격이 컸다. 단 3주 만에 지수가 13% 증발했다.

지금 상황을 보자. 호르무즈 해협이 8일째 꽉 막혔다.

글로벌 원유 공급의 20%가 동맥경화에 걸렸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현물 가격은 단숨에 30% 넘게 치솟았다. 항공·운송·소비재 기업들은 당장 마진이 깎이고 숨통이 조인다. 이란 전쟁이 가벼운 이벤트가 아닌 이유가 여기에 있다. 미사일이 파괴한 기름통이 무서운 것이다.
1973년 5개월간 지속된 석유 금수 조치는 주식 시장에 큰 혼란을 초래했다. /YCharts, 위 차트는 1973년 10월 16일부터 1974년 10월 3일까지의 기간

거시적 시야 공포는 짧고 추세는 길다

그렇다면 당장 짐을 싸서 주식 시장을 떠나야 할까. 거시적 관점에서 시장을 다시 볼 필요가 있다.

7일(미국 현지시각) 카슨그룹 분석에 따르면 2차 세계대전 이후 주요 지정학적 사건이 터지고 1년 뒤 S&P500이 상승해 있던 비율은 무려 65%였다. 비스포크인베스트먼트그룹 데이터는 한술 더 뜬다. 역사적으로 S&P500의 평균 약세장은 286일 만에 끝났지만 평균 강세장은 1011일로 무려 3.5배나 더 길었다.

"충격은 굵고 짧게 돈 버는 시간은 길고 지루하게." 이란 전쟁으로 폭락이 오더라도 훗날 돌아보면 그곳이 용기 있는 자들의 바겐세일 매수 타점이었을 확률이 높다는 뜻이다.

트랜서핑 시선 토네이도 무시하고 계기판 보라

바딤 젤란드의 저서 <트랜서핑> 관점으로 이 사태를 뜯어보면 시장 본질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지금 전쟁은 사람들 감정 에너지를 빨아먹고 몸집을 불리는 거대한 펜듈럼이다. 대중이 최악의 3차 대전 시나리오에 감정을 쏟아부을수록 잉여 포텐셜이 쌓이고 시장은 발작한다. 이게 투매다. 하지만 투매로 가격이 본질 가치 아래로 처박히면 어김없이 균형력이 발동해 저가 매수세가 밀려든다.

진짜 시장 멱살을 쥐고 있는 건 다음 3가지다.

△유가 펜듈럼 호르무즈 해협이 언제 뚫리는가 △경기 펜듈럼 100 달러를 넘나드는 유가가 기업 마진을 얼마나 갉아먹는가 △밸류에이션 펜듈럼 안 그래도 비쌌던 주가에 얼마나 거품이 끼어 있었는가

군중과 함께 전쟁 났다며 비명을 지르고 슬라이드에 빨려 들어갈 것인가 아니면 유가와 기업 이익이라는 현실 계기판을 묵묵히 체크할 것인가. 전쟁이 당장 내일 주식 시장을 끝장낼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해협 통항이 재개되고 산유국이 펌프질을 다시 시작하면 이 충격은 역사책 한구석의 짧고 깊은 조정 정도로 기록될 것이다. 전쟁은 유가를 움직이고 유가가 시장을 흔든다. 토네이도에 한눈팔지 마라. 지금 당장 당신 차의 남은 기름통부터 확인하시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미국 텍사스 서부에서 생산되는 원유로 국제 유가를 결정하는 주요 기준이다.

☞펜듈럼= 바딤 젤란드의 저서 <트랜서핑>에 나오는 개념으로 사람들의 부정적 감정 에너지를 흡수해 커지는 독립적 정보 에너지 구조체다.

여성경제신문 김현우 기자
hyunoo9372@seoulmedia.co.kr

*여성경제신문 기사는 기자 혹은 외부 필자가 작성 후 AI를 이용해 교정교열하고 문장을 다듬었음을 밝힙니다. 기사에 포함된 이미지 중 AI로 생성한 이미지는 사진 캡션에 밝혀두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