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압박에 기름값 상승세 주춤… 가격상한제 풍선효과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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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란 전쟁 발발 이후 이어진 국내 주유소 유가 상승세가 주말 동안 주춤했다.
정부는 30년 만에 가격상한제까지 검토 중인데, 전쟁 추이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 섣부른 개입이 시장 왜곡 등 풍선효과를 부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8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기준 전국 평균 보통휘발유 가격은 리터(L)당 1,895.65원으로 전날(1,889.4원)보다 6.25원(0.33%)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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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합은 중대범죄" 정부 고강도 경고 통했나
산업부, 최고액 검토... "성급한 조치" 반론도

미국·이란 전쟁 발발 이후 이어진 국내 주유소 유가 상승세가 주말 동안 주춤했다. 석유업계를 향한 이재명 대통령의 불호령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30년 만에 가격상한제까지 검토 중인데, 전쟁 추이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 섣부른 개입이 시장 왜곡 등 풍선효과를 부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8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기준 전국 평균 보통휘발유 가격은 리터(L)당 1,895.65원으로 전날(1,889.4원)보다 6.25원(0.33%) 올랐다. 지난달 28일 전쟁 시작 이후 4일(54.44원·3.16%)과 5일(56.8원·3.2%) 3% 이상 오른 것과 비교하면 낮은 상승률이다.

휘발유보다 더 비싸진 경유 가격도 같은 흐름을 보였다. 전날 L당 1,910.55원에서 1,918.01원으로 7.46원 올라 한때 6%에 육박했던 상승률이 0.39%까지 떨어졌다.
유가 상승폭 축소에는 이 대통령과 정부가 연일 쏟아낸 강도 높은 경고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은 유류비가 급등하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에 "담합 가격조작은 대국민 중대 범죄"라고 엄포를 놓았다. 범부처 합동점검단이 가동되며 압박이 커지자 대한석유협회 등 석유 3단체는 다급히 정부의 가격 안정 방침에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정유 4사 중 한 곳도 주유소 공급가를 소폭 인하했고, 다른 정유사들도 같은 조치를 검토 중이다.

산업통상부는 별도 팀을 꾸려 유종별 최고가격 지정을 검토하고 있다. 석유사업법상 산업부 장관은 석유의 수입·판매 가격이 현저히 등락하거나 그럴 우려가 있는 경우 최고액이나 최저액을 정할 수 있다. 다만 이 조항은 1997년 유가 자유화 조치 이후 사실상 사문화돼 30년간 시행된 사례가 없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이날 "(최고가격 지정 관련) 준비는 다 마쳤으며 시장 상황을 지켜보며 대응할 계획"이라면서 "자세한 내용, 방식은 실행 시점에 밝힐 것"이라고 했다.
풍선효과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종잡을 수 없는 전쟁 추이 속에 국제유가는 이미 배럴당 90달러를 돌파하는 등 천정부지로 치솟았는데, 고환율까지 더해지면 국내 유가 또한 더 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부가 개입해 가격 상승세를 인위적으로 눌렀다가 업계 손실이 커지면 공급 절벽으로 휘발유·경유 대란이 일어날 수도 있다. 같은 법에 '가격 지정으로 업자가 입은 손실 보전을 위해 재정 지원을 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지만 이걸 적용한다면 막대한 재정 부담이 발생한다.
가격상한제 예고에 석유업계는 시장 상황을 살피며 숨죽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수급 우려가 발생하지도 않았는데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는 것은 성급해 보인다"며 "석유 단체들이 정부 기조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혔으니, 지금은 업계의 자율적인 인하를 유도하는 게 맞지 않나 싶다"고 했다.
오지혜 기자 5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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