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적 서정의 정수 잇는다… '눈물의 시인' 박용래 시문학상 탄생

지명훈 선임기자 2026. 3. 8.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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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문단의 대표적 서정시인으로 평가받는 '눈물의 시인' 박용래(1925~1980)를 기리는 시문학상이 제정됐다.

박용래시문학상운영위원회(위원장 원준연·대전문인협회 회장)는 오는 10월 10일 제1회 박용래시문학상 시상식을 갖기로 하고 6월 작품 공모에 들어간다고 8일 밝혔다.

박용래시문학상 제정은 대전문학관이 지난해 박 시인 탄생 100주년 특별전을 열어 대대적으로 추모 행사를 벌이면서 문인과 지역민 사이에서 필요성이 본격적으로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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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래시문학상운영위, 10월 10일 첫 시상
등단 20년 이상 중견 시인 대상
"박용래 시 정신 잇고 한국 시문학
발전에 기여한 우수 시인 발굴 시상"
박용래시문학상운영위원회가 6일 대전 중구 대전예술가의 집에서 운영위 창립회를 갖고 시문학상 세부사항을 확정했다. 왼쪽부터 김종윤 시인, 조성순 수필가, 양애경 전 한국영상대 교수, 박노아 유족 대표, 원준연 대전문협 회장, 엄기창 시인, 김현정 세명대 교수, 지명훈 대전일보 선임기자. 박용래시문학상운영위 제공

한국 문단의 대표적 서정시인으로 평가받는 '눈물의 시인' 박용래(1925~1980)를 기리는 시문학상이 제정됐다.

박용래시문학상운영위원회(위원장 원준연·대전문인협회 회장)는 오는 10월 10일 제1회 박용래시문학상 시상식을 갖기로 하고 6월 작품 공모에 들어간다고 8일 밝혔다. 위원회는 6일 창립총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확정지었다. 이 상은 대전문협이 주최하고 박용래시문학상 운영위원회가 주관하며 대전시, 대전문학관, 대전일보가 후원한다.

원준연 위원장은 "박용래시문학상은 그의 시 정신에 부합하고 한국문학 발전에 기여한 우수한 시인을 발굴하는 하는 것이 목표"라며 "올해 그 문학사적 여정을 시작할 수 있게 된 기쁨을 전국의 문인 및 시를 사랑하는 국민들과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대상 1명만을 선정해 상패와 시상금(1000만 원)을 전달한다. 상금과 공모, 심사에 들어가는 제반 비용은 대전시가 지원한다. 응모 조건은 등단 20년이 지났고 최근 2년 이내(2024년 8월부터 2026년 7월까지) 시집을 발간했어야 한다.

박 시인은 충남 강경 출신으로 강경상고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조선은행에 입사했다. 1944년 대전 지점에서 근무하면서 대전과 인연을 맺었다. 1955~1956년 '현대문학'에 시 '가을의 노래', '황토길', '땅'을 발표하면서 등단했다.

나중에 그는 대전의 대표적인 문인사랑방이었던 중구 오류동 '청시사(靑枾舍·푸른 감나무집)'에 정착해 1969년 첫 시집 '싸락눈'을 출간하고 시 '저녁눈'으로 현대시학사가 제정한 제1회 작품상을 수상했다.

그는 박목월, 박두진, 고은, 이문구 등과 교류한 한국 시문학계의 거두였다. '박용래 평전'을 쓴 고형진 고려대명예교수는 박 시인을 "가장 한국적인 서정시를 쓴 대표적이 시인"이라고 평했다.

시인들의 사랑을 많이 받아 '시인의 시인'이라 불렸다. 오탁번 시인은 박 시인의 시가 '예이츠나 프로스트의 시보다 좋다'고 했다.

박 시인의 시어는 더 이상 갈아낼 데가 없을 정도로 정제됐다. 김용택 시인은 박 시인의 '월훈(月暈)'을 인용하면서 "그이는 얼마나 조심스럽게 언어를 세상에 가져다가 시의 나라를 만드는가"라고 탄복했다.

시를 마주하는 태도는 순교자적이었다. 등단 후 '돈이 싫다'며 일체의 생업을 그만두고 시작에만 몰두해 '성직자 시인'으로 불렸다. 딸 박노아 씨는 "어린시절 시에만 매몰돼 있는 아버지를 보고 자랐는데 이제야 왜 그런 삶을 선택했고 그런 삶을 통해 무얼 이뤄냈는지 이해할 것 같다"고 회고했다.

그는 "오늘 운영위 참석차 집을 나서는데 오래 전 떠나신 아버지를 다시 만나러 가는 느낌이었다"며 "박용래문학상으로 아버지의 문학적 성가를 드높여준 대전일보사와 다시 시문학상을 함께 하게 돼 기쁘고 감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박용래시문학상 제정은 대전문학관이 지난해 박 시인 탄생 100주년 특별전을 열어 대대적으로 추모 행사를 벌이면서 문인과 지역민 사이에서 필요성이 본격적으로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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