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바꾼 트럼프 "쿠르드족 참전 반대"…지상전 여지는 열어둬
트럼프 미군 유해 귀환식서
"전쟁, 이미 충분히 복잡해"
쿠르드족 끌어들여 대리전땐
중동전역 민족갈등 불붙을듯
"때되면 지상군 가능"입장고수
이란 혁명수비대 결사항전
"6개월이상 전쟁 수행 가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이란전에서 쿠르드족의 개입을 배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쿠르드족의 참전 가능성에 대해 '전적인 찬성' 뜻을 내비쳤던 기존 입장에서 180도 선회한 것이다. 자칫 이번 전쟁이 중동 전역의 걷잡을 수 없는 민족 갈등으로 번져 미국의 이란 공습 계획에 걸림돌이 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델라웨어주 도버 공군기지에서 개최된 미군 장병 유해 귀환식에 참석한 뒤 플로리다로 이동하는 에어포스원(전용기) 안에서 기자들에게 "나는 쿠르드족이 (이란에) 진입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그들이 개입하지 않더라도 이 전쟁은 이미 충분히 복잡하다"고 덧붙였다.
쿠르드족은 인구 3000만~4000만명에 달하는 세계 최대의 '국가 없는 민족'이다. 튀르키예, 이라크, 이란, 시리아 등에 흩어져 살며 오랜 기간 각국 정부의 탄압을 받아왔다. 특히 이란 내 쿠르드족은 현 신정 체제에 강력히 반대하는 핵심 세력으로 꼽힌다.
당초 AP통신 등 외신은 트럼프 행정부가 자체 지상군 투입에 따른 피해를 줄이기 위해 미 중앙정보국(CIA)을 통해 무장시킨 쿠르드족 반군을 '대리전'의 주체로 활용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은 바 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급격한 입장 변화 배경에 지정학적 리스크가 자리 잡고 있다고 분석한다. 가장 큰 걸림돌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핵심 회원국이자 미국의 우방인 튀르키예다.

튀르키예는 자국 내 인구의 약 20%를 차지하는 쿠르드족의 분리 독립 움직임을 국가 안보의 최대 위협으로 간주해왔다. 만약 미국이 이란전 승리를 위해 쿠르드족을 무장 세력화할 경우, 튀르키예와의 관계가 파국으로 치달을 위험이 크다.
또 쿠르드족의 개입이 이란 국민의 민족주의 정서를 자극해 오히려 현 정권의 결집력을 강화해 줄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들라웨르 알라알딘 중동연구소(MERI) 소장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쿠르드 세력이 이란 국경에 압박을 가할 수는 있지만, 내부적으로 파편화되어 있어 이란 국가 체제에 직접 도전하기에는 역량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쿠르드족 카드는 내려놓았지만, 미국의 지상군 투입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지금은 (공습을 통해) 그들을 파괴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지상군 투입을) 당장 하지는 않겠지만, 어느 시점에는 할 수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종전의 조건은 이란의 '무조건 항복'임을 재확인하며 "'무조건 항복'은 그들이 항복이라고 외치거나, 더 싸울 수 없어 항복이라고 외칠 그 누구도 남지 않는 상황을 뜻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차기 지도자와 관련해서는 "이란을 전쟁으로 이끌지 않을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고 거듭 밝혔다. 러시아의 이란 지원 여부에 대해서는 "그런 징후는 보지 못했다"면서도 "만약 러시아가 그렇게 하고 있다면 제대로 하고 있지 않은 것이다. 왜냐면 이란은 그다지 잘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란은 여전히 강력한 항전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대변인은 반관영 파르스통신을 통해 "미국과 이스라엘을 상대로 최소 6개월 이상 격렬한 전쟁을 수행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했다.
한편 중국은 이번 전쟁에 비판적 입장을 내놓았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8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외교 분야 기자회견에서 "중동이 전쟁의 불길에 휩싸인 상황에서 말하고 싶은 것은 이것이 본래 일어나서는 안 될 전쟁이며 누구에게도 이익이 되지 않는 전쟁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무력 충돌은 새로운 증오와 위기를 낳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왕 부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을 앞두고 미국과의 협력도 강조했다. 그는 "중국과 미국은 모두 대국이기 때문에 서로를 바꿀 수는 없지만 서로를 대하는 방식은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유신 기자 / 한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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