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운 용병술·부진한 타격…류지현호, 대만에 발목 잡혀 8강행 ‘빨간불’

이종호 기자 2026. 3. 8.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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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조별리그 C조 대만전서 승부치기 끝에 4대5 패
김도영, 2안타 3타점 분전했지만
이정후 등 클린업 트리오 ‘무안타’
무리한 주루 플레이로 흐름 끊어
柳감독, 타자 기용 등 패배 자초
한국 야구대표팀 선수들이 8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C조 조별리그 3차전 대만과의 경기에서 4대5로 패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야구대표팀의 류지현 감독이 8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WBC 조별리그 C조 3차전 대만과의 경기를 초조한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반드시 잡아야 하는 경기였다. 팽팽한 흐름 속에 승리할 수 있는 기회도 충분히 있었다. 하지만 감독의 아쉬운 전술과 타선의 침묵이 한꺼번에 얽히며 아쉽게 경기를 놓쳤다. 이제는 호주를 최소 실점 속에 큰 점수차로 이긴 후 ‘경우의 수’를 따져야만 8강행을 기대할 수 있는 처지에 놓였다.

한국 야구대표팀은 8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조별리그 C조 대만과 경기에서 연장 10회 승부치기 접전 끝에 4대5로 졌다.

체코에 이긴 뒤 일본, 대만에 연패해 1승 2패에 그친 한국은 9일 오후 7시 같은 장소에서 호주(2승 1패)와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한국은 호주전에서 반드시 대승을 거둬야만 8강행 티켓을 거머쥘 수 있다.

한국은 이날 구린루이양(닛폰햄 파이터스) 등 대만 투수들의 구위에 눌려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선발 류현진을 비롯한 투수진이 대만 타선을 상대로 대량 실점을 내주지 않고 버텼지만, 한국 타선은 9이닝 동안 단 4개의 안타를 뽑아내며 4점을 얻는 데 그쳤다. 2점 홈런 포함 두 개의 장타를 터뜨린 김도영(KIA 타이거즈)만 분전했을 뿐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안현민(kt wiz), 셰이 위트컴(휴스턴 애스트로스)으로 이어지는 클린업 트리오는 무안타로 침묵했다.

선수들의 집중력도 아쉬웠다. 김주원(NC 다이노스)은 0대1로 뒤진 3회 말 선두타자로 나와 대표팀 첫 안타를 뽑아냈으나 도루 타이밍을 잘못 잡아 주루사하는 실수를 범했다. 2루 도루를 시작한 뒤 상대 투수가 공을 던지지 않자 중간에 멈춰섰고 결국 아웃을 당해 흐름을 끊었다.

한국 야구대표팀의 김주원(오른쪽)이 8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WBC 조별리그 C조 3차전 대만의 경기 연장 10회 말 1사 3루 상황에서 김혜성의 타구 때 홈을 파고 들다 아웃 당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주원은 10회 말 승부치기 상황에서도 아쉬운 플레이를 이어갔다. 1사 3루 상황에서 주자로 있던 김주원은 김혜성(LA 다저스)의 1루 땅볼 때 홈을 파고 들다 아웃되고 말았다. 상대가 전진 수비를 하고 있던 상황이었고 후속 타자가 김도영인 것을 감안하면 다음 기회를 노려볼 수 있었지만 무리한 플레이로 기회를 날려 버리고 말았다.

체코전에서 2홈런을 터뜨리며 장타력을 과시했던 위트컴도 집중력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5회 무사 1, 3루 기회에서 내야 땅볼을 치면서 병살타를 기록했고 연장 10회 초 승부치기 무사 2루에선 상대 희생번트 타구를 무리하게 3루로 송구했다가 무사 1, 3루 위기를 자초했다.

무엇보다 가장 아쉬웠던 건 류지현 감독의 용병술이었다. 전날 일본과의 경기에서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드는 투수 운용으로 패배했던 류 감독은 이날도 아쉬운 판단을 거듭했다. 가장 아쉬웠던 장면은 한국이 4대3으로 앞선 8회 초 1사 2루 상황에서 나왔다. 전날 체코전 만루홈런으로 타격감이 살아난 스튜어트 페어차일드(클리블랜드 가디언스)를 거르고 다음 타자와 상대할 수 있었다. 하지만 류 감독은 그대로 마운드에 있던 데인 더닝(시애틀 매리너스)에게 승부를 맡겼고 결국 2점 홈런을 맞아 역전을 허용했다. 김도영의 역전 2점 홈런으로 흐름을 가져왔던 터라 아쉬움이 더욱 짙게 남은 순간이었다.

7회 말 1사 이후 볼넷을 얻어 1루에 나간 문보경 대신 대주자 신민재(이상 LG 트윈스)를 투입해 추가 득점을 노렸지만 결국 실패했다. 9회 말 1사 1루 상황에서 신민재를 대신해 등장한 구자욱(삼성 라이온즈)이 범타로 물러났다. 이번 대회에서 뜨거운 타격감을 자랑하는 문보경이 있었다면 어땠을지 아쉬움이 남는 장면이었다. 류지현 감독은 “대만은 선발 투수 구린루이양이 이닝을 길게 끌어준 것이 경기 후반부에 힘을 더 쓸 수 있었던 이유가 됐다”며 “호주전 선발은 손주영(LG 트윈스)”이라고 밝혔다.

선수들은 아쉬움 속에 호주전 총력전을 다짐했다. 류현진은 “경기에서 져서 정말 아쉬울 뿐이다. 패하면 누가 좋았든, 누가 못했든 그건 전혀 상관없는 일이 된다”며 “하나의 실투가 홈런으로 연결돼서 아쉬웠다”고 말했다. 김도영은 “진 것에 대해 너무 화나고 아쉽다”며 “타자가 점수를 많이 뽑아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기 때문에 내일 더 힘을 내겠다”고 다짐했다.

이종호 기자 phillie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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