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격 불가능한 '음속 6배 미사일'… K방산 새 먹거리 떠올라

김정환 기자(flame@mk.co.kr), 박승주 기자(park.seungjoo@mk.co.kr) 2026. 3. 8.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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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4번째' 극초음속미사일 전력화 박차
비행체 설계·내열 소재 등
최첨단 우주항공기술 집약
안보 패권 핵심 축 떠올라
방산 빅4 수주 100조 돌파
중동 등서 추가 '잭팟' 예상
현대로템과 국방과학연구소(ADD)가 개발 중인 극초음속 미사일 개념도.

현대로템과 국방과학연구소(ADD)가 한국형 극초음속 미사일 전력화에 박차를 가하며 이란 전쟁으로 급등한 K방산의 몸값이 더 높아질 전망이다. 방산 '빅4'(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국항공우주산업(KAI)·LIG넥스원·현대로템)는 대규모 수주 프로젝트가 집중된 올해를 본격적인 도약 원년으로 보고 있다.

8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현대로템은 ADD와 손잡고 2035년까지 극초음속 미사일 양산에 나서기로 했다. 마하6(시속 7340㎞) 이상의 속도로 전투기에서 지상이나 함정을 타격하는 공대지·공대함 미사일 개발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극초음 미사일은 섭씨 2000도의 외부 온도를 견디는 내열 소재와 비행체 설계 능력, 엔진 기술을 확보해야 실전 배치가 가능한 최첨단 우주항공 기술력의 산물이다.

기술 경쟁 촉발로 지난해 수주잔액이 100조원을 넘어선 국내 방산 빅4 사이에서도 추가 수주 '청신호'가 켜졌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최소 음속의 5배인 마하5(시속 6120㎞)의 속도로 날아가는 미사일이다. 종전 미사일에 비해 훨씬 빠르고 포물선 궤도를 그리지 않아 사실상 요격이 불가능한 것으로 평가된다.

또 전투기에 탑재될 경우 적진 중추에 깊숙이 침투해 타격이 가능해 작전 반경이 비약적으로 확대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극초음속 미사일은 전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게임 체인저'"라며 "향후 방산 기술 패권의 핵심 축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번에 현대로템과 ADD가 확보한 것은 연소 관련 엔진 기술이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음속의 수배를 넘는 극한의 속도에서 점화 반응을 일으키며 추가 추진력을 얻어야 한다. 초고속 상태에서도 지속적으로 산소를 빨아들여 연소 반응을 일으키는 게 핵심이다. 방산업계에서는 이를 '태풍 안에서 촛불을 켜는 작업'에 비유할 정도로 까다로운 기술인데 이에 성공한 것이다.

소재 제작·가공 부문 기술력도 진일보했다. 한국형 초음속 미사일이 받는 외부 온도는 섭씨 2000도에 달한다. 강철이 녹는 점(섭씨 1500도)보다 훨씬 높은 가혹한 환경에서도 형상이 변형되지 않도록 내열 특수 소재를 투입해야 하는데, 이 부문에서도 상당한 성과를 쌓은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중국, 러시아는 극초음속 미사일 실전 배치를 서두르고 있다. 러시아는 함정과 잠수함에서 발사할 수 있는 마하8~9의 '3M22 지르콘'을 가장 먼저 배치한 상태다. 미국은 마하7~8의 공대지·공대함용 'HACM' 양산을 준비 중이다. 중국은 지난해 말 전승절 행사에서 마하6의 속도로 비행하는 'YJ-19'를 공개한 바 있다.

다른 나라들도 극초음속 미사일 배치를 희망하고 있지만 실제 개발이나 양산 단계에 접어든 나라는 많지 않다. 2035년 양산 성사 시 한국은 미국, 중국, 러시아에 이어 세계 네 번째 극초음속 미사일 보유국으로 발돋움할 전망이다. 이를 위해 현대로템은 2034년까지 3000억원을 투입해 극초음속 제트 엔진과 우주발사체용 메탄 엔진 연구개발(R&D) 기지를 전북 무주에 구축하기로 했다. 종전 K2전차 등 지상 무기체계 위주 사업구조에서 우주항공 사업까지 아우르는 종합 방산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다른 방산 업체들도 우주항공 분야 영토 확장에 속속 나섰다. 한화시스템은 지난해 말 국내 최대 민간위성 생산기지인 제주우주센터를 개소하며 매달 최대 8기의 소형 저궤도 위성을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LIG넥스원은 지난 4일 경북 구미에 함대공 유도탄 조립 시설을 준공했다. 구미 공장은 이란 전쟁에 실전 투입된 천궁-Ⅱ 등 유도 무기가 생산되는 곳이다. 이곳에 우주항공 무기 체계부터 성능 시험 등 전 공정을 아우르는 전진 기지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KAI는 2020년 경남 사천 본사에 국내 최대 민간 우주센터를 준공했는데 중·대형 위성 사업을 초소형 위성으로 확대하며 수출까지 나선다는 전략이다.

방산 빅4는 우주항공 사업과 함께 올해 대규모 수주 프로젝트를 통해 외연을 키운다. 지난해 말 기준 방산 빅4 수주잔액은 10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이미 확보한 물량만으로도 향후 5년간 안정적인 생산 라인 가동이 가능한 수준이다.

업계는 올해 '잭팟' 사업을 집중 공략한다.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은 원팀을 꾸려 오는 6월 사업자가 결정되는 60조원 규모 캐나다 잠수함 수주전에 뛰어들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루마니아 육군 장갑차 300여 대 도입 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현지 생산시설 투자에 나섰고, 현대로템 역시 연내 폴란드와 K2전차 3차 실행계약 논의를 진행 중이다. 중동을 중심으로 안보 환경이 급변하면서 한국산 무기 체계에 대한 수요도 확대되는 분위기다.

[김정환 기자 / 박승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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