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3배 레버리지' 눈물의 수익률

오대석 기자(ods1@mk.co.kr) 2026. 3. 8.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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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韓지수에 집중투자
급락장서 대규모 손실 기록
하락 때 손실폭 더 커지는
'음의 복리효과'에 고전
과도한 위험투자 경고나와

미국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분쟁이 시작되며 최근 한 주간 미국과 한국 증시의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서학개미들은 미국 시장에 상장된 반도체 지수 3배 레버리지와 한국 지수 3배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에 집중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해당 기간에 두 ETF의 주가가 급락하면서 각각 20%대, 40%대의 대규모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레버리지 투자는 하락 시 손실폭이 추가 확대되는 '음의 복리 효과'로 인해 향후 주가가 반등했을 때도 가격을 회복하는 게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증권가에서는 지정학적 불확실성에 따른 증시의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 2~6일 서학개미들은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SOXL)' ETF를 가장 많이 순매수했다. 이는 미국의 대표 반도체 지수인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 상품이다. 해당 기간 순매수 규모는 10억2235만달러에 달한다. 이는 10위권 안에 든 다른 상품 대비 압도적인 규모다.

이어 '디렉시온 데일리 MSCI 코리아 불 3X(KORU)'가 1억3421만달러의 순매수를 기록하며 2위를 차지했다. 이 ETF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산출하는 한국 지수인 'MSCI 코리아 25/50 지수'를 하루 3배로 추종하는 상품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증시 중대형주들을 담고 있다.

서학개미들의 투자가 이 같은 3배 레버리지 상품에 집중됐지만 해당 기간 주가가 큰 폭 하락하며 대규모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된다. 6일 종가를 2일 종가와 비교하면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는 23.69%의 손실을 기록했다. 3일엔 14.88%, 6일엔 12.61% 급락하는 등 하락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디렉시온 데일리 MSCI 코리아 불 3X는 한국 증시가 이틀 연속 폭락하면서 손실 규모가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해당 기간 하락률은 40.45%에 달했다. 특히 2일엔 7.14%, 3일엔 31.1%, 5일엔 18.46% 폭락하며 손실 규모를 키운 것으로 분석된다.

투자자들은 미국의 이란 공습 이후 이란이 이스라엘과 중동 지역 산유국들을 중심으로 반격에 나서며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미 반도체주와 한국 증시의 단기 회복을 예상하며 레버리지 상품에 투자를 확대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증시가 큰 폭으로 오르락내리락하면서 추가 손실 가능성이 커졌다. 레버리지 ETF는 한번 손실이 발생하면 그 이후에 추종 지수가 원래 수준을 회복해도 손실을 볼 수 있다. 레버리지 상품이 일간 수익률의 배수로 설계돼 지수가 회복해도 원금보다 손실이 발생하는 '음의 복리 효과'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5일 한국 증시의 반등에도 손실 규모가 작지 않을 것으로 추산되는 이유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레버리지 상품에 자금이 몰린다는 것은 시장이 과열됐다는 증거로 볼 수도 있다"며 "이러한 상품에 과도하게 집중하는 것은 투자보다 투기에 가까워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 서학개미들은 서클인터넷, 엔비디아, 엑손모빌 등에 대규모로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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