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지방선거 ‘여풍’ 불었지만…‘유리천장’ 여전
70%가 기초의원 선거에 집중
단체장·광역의원 도전은 소수
정당 차원 여성 정치인 전략 육성
정치 경력 사다리 구축 필요 강조

6·3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울산에서도 여성들의 정치 참여가 이어지고 있지만 체급이 높은 선거로 갈수록 여성 후보를 찾아보기 힘드는 등 지방정치의 '유리천장'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초의원 선거에는 여성이 대거 몰리는 반면 시장, 구청장, 시의원, 등 광역 단위 이상의 선거에서는 진입 장벽에 막혀 고전하는 양상이다.
8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현재 울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자 98명 중 여성 후보는 31명으로 전체 약 31.6%를 차지했다.
# 여성 정치인 도전, 하부 구조에 머물러
선거별로 보면 여성 후보는 구청장 2명, 시의원 7명, 구·군의원 22명이다. 전체 여성 후보 중 약 70%가 기초의원 선거에 몰린 것이다.
반면 정치적 권한과 영향력이 큰 시장, 구청장, 시의원 선거로 갈수록 여성 후보군은 눈에 띄게 줄어든다.
울산의 기초단체장 5명, 시의원 정수 21명 중 예비후보 등록 단계의 여성 후보는 각각 2명과 7명에 그쳤다. 여성들의 도전이 여전히 하부 구조에 머물러있는 셈이다.
지역 정계 관계자는 "기초의원은 생활 밀착형 정치라는 성격상 여성들의 진입이 비교적 수월하지만 정당 조직력과 정치 경력이 필수적인 단체장이나 광역의원 선거는 여성들에게 여전히 높은 벽"이라고 분석했다.
지역별, 정당별 편차도 두드러졌다.
남구 9명, 동구 8명, 중·북구 7명 등 도심지역 4개 기초단체에서는 여성 후보가 비교적 고르게 분포했지만 울주군(시의원 출마 예정자)에서는 아직 여성 예비후보가 한명도 등록하지 않았다. 울주군은 군수, 군의원 출마 예정자의 경우 22일부터 등록이 시작된다.
울주군의 경우 농촌 지역 특유의 보수적인 조직 문화와 전통적인 조직 중심 정치구조가 강해 여성 정치인의 참여가 소극적인 편이다.
# 진보당 예비후보 13명 최다…민주 12·국힘 4명
정당별로는 진보당의 행보가 눈에 띈다.
진보당 소속 여성 예비후보는 13명으로, 원내 거대 정당인 더불어 민주당 12명과 국민의힘 4명을 앞질렀다. 노동, 교육, 돌봄 분야 활동가들을 적극적으로 발굴해온 진보당의 후보 공천 구조가 여성 정치 참여 확대라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노동운동 기반이 강한 동구와 북구를 중심으로 여성 활동가들의 정계 진출 시도가 활발하다.
울산에서는 여성 정치 참여가 양적으로는 확대되고 있지만 여전히 기초의원에서 광역의원, 단체장으로 이어지는 정치 경력 사다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초의원에서 쌓은 역량이 광역의원과 단체장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는 구조적 뒷받침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울산 정치권 관계자는 "여성 후보가 꾸준히 늘고 있지만 권력의 핵심부로 진입하는 구조는 여전히 견고한 남성 중심적 틀에 갇혀 있다"라며 "각 정당이 생색내기식 공천에서 벗어나 여성 정치인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중량감 있는 체급으로 키워내는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강은정 기자 (kej@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