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0%룰’ 도입… 판매 수수료 개편에 GA ‘긴장’
대형 GA, 정착지원금 연간 100억 넘게 투자
판매수수료 분급도 추진… "설계사 영업관행 변화 불가피"

금융당국이 오는 7월부터 이른바 '1200%룰'을 법인보험대리점(GA) 소속 설계사까지 확대 시행한다. 일부 GA에서 판매수수료를 과도하게 지급하는 등 보험설계사 스카우트 경쟁이 과열 양상으로 접어들자, 규제의 칼을 빼 든 것이다. 제도가 본격적으로 시행하면 불완전판매가 줄어들고 계약 유지율이 올라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보험 판매수수료 개편 방안의 목적으로 오는 7월부터 GA 소속 설계사에게 지급하는 수수료에 대해서도 1200%룰을 확대 시행한다.
1200%룰은 보험설계사가 보험 상품을 판매한 첫해 받는 수수료(시책 수수료, 정착지원금, 기타 명목 금전성 지원)의 총액을 월 납입 보험료의 12배 이내로 제한하는 제도다. 예를 들어 한 설계사가 월 보험료 10만원짜리 상품을 팔았다면, 지급할 수 있는 첫해 수수료 총액은 최대 120만원이다.
그동안 1200%룰은 보험사 소속 설계사들에만 적용됐다. GA는 규제에서 제외되면서 보험사들은 우수 설계사 지키기에 어려움을 겪었다. 신입 설계사를 육성하더라도 금전적 지원을 앞세운 GA가 데려간다는 볼멘소리가 나왔다. 실제로 대형 GA들은 설계사 영입을 위해 많은 금액을 투자하고 있다. GA협회 정착지원금 정보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2만652명의 설계사를 보유한 GA인 인카금융서비스는 지난해 정착지원금으로 189억3612만원을 지급했다. 1만7435만의 설계사가 있는 지에이코리아는 같은 기간 184억5504만원을 정착지원금으로 줬다. 1만명 이상의 설계사를 보유해 대형 GA로 평가받는 글로벌금융판매 역시 106억8512만원을 정착지원금으로 투자했다.
선지급률 역시 상승세를 보였다. 선지급률은 정착지원금 총액에서 설계사가 위촉된 당월 지급된 금액의 비율을 말한다. 대형 GA를 중심으로 우수 설계사를 영입하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은 GA들이 설계사에게 판매수수료를 선(先)지급하면서 단기 계약 해지 문제가 발생하고, 불완전판매가 이뤄진다고 지적했다. 또 실적 달성을 조건으로 고액의 정착지원금을 지급하는 구조로 인해 잦은 계약 승환(갈아타기)이 일어난다고 봤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7월에 1200%룰이 GA에 적용되면 정착지원금을 선지급하는 관행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이 최근 실질적인 금융소비자 보호를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보험 판매 관행도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동시에 내년부터는 판매수수료 분급을 추진한다. 금융당국은 기존 선지급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판매수수료를 분급하기로 했다. 선지급 수수료 외에 최대 7년간 분할 지급되는 유지관리 수수료(보험계약 유지 시에만 지급)를 신설해 설계사들의 계약 유지관리 서비스 대가로 지급한다. 설계사가 이직 또는 해촉되면 해당 계약을 유지관리 할 설계사를 신규로 지정하고, 유지관리 서비스를 수행한 설계사에게 유지관리 수수료를 지급하게 된다.
또한 계약 유지 5~7년 차에는 장기 유지관리 수수료를 추가로 지급하는 등 사후관리 유인책도 만들었다. '한번 팔면 끝'이라는 설계사 영업 관행을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업계에서는 수수료 개편안 시행을 앞두고 막바지 설계사 영입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제도가 개편이 되면 영입이 쉽지 않은 만큼 우수 설계사를 선점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일부 GA는 경력직 대신 신입 설계사 육성에 공을 들이는 등 설계사 운영 방식을 변경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설계사들은 지난해부터 제도 개편을 인지하고 있었던 상황이다"면서 "이번 개편을 통해 설계사의 퀄리티나 보험 모집 과정에서 건전성을 신경 썼던 GA들이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설계사를 돈으로 데려오는 시대는 지난 것"이라고 바라봤다.
최정서 기자 emotio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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