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이 대통령 “이란 사태 계기 화석연료 줄여야”…발전업계 희비
LNG·수소혼소 준비 기업 ‘울상’…12차 전기본에 비중 축소 불가피 전망
LNG용량시장•CHPS입찰 등 하반기 대폭 줄어든 물량으로 개설될 듯
업계•전문가 “정책 방향 이해하나 산업계 투자 계획•전력 수급 안정성도 고려해야”

이재명 대통령이 중동 정세를 계기로 화석연료 의존도를 줄이고 재생에너지 전환을 가속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국내 발전업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신규로 액화천연가스(LNG)발전 확대와 수소 혼소 발전 등을 준비하던 기업들은 정책 방향 변화 가능성에 긴장하는 분위기다.
이 대통령은 5일 국무회의에서 최근 이란 사태를 언급하며 “이번 기회에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좀 더 신속하고 대대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도 화석연료 발전 확대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6일 국회에서는 박지혜, 김정호, 서왕진 등 여권 의원들이 주도해 '신규 LNG 발전소 건설, 이대로 괜찮은가'를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
LNG·수소 혼소 준비 기업들 “정책 불확실성 커져"
정책 기류 변화 조짐에 가장 촉각을 곤두세우는 곳은 LNG 발전과 수소 혼소 발전을 준비해 온 발전·에너지 기업들이다.
현재 민간과 발전공기업, 산업단지 집단에너지 사업자들은 신규 LNG복합발전과 수소 혼소 발전 프로젝트를 다수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기후에너지환경부는 물론 정치권에서도 신규 LNG 건설에 대한 재검토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사업 전망이 불투명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지난해 도입이 논의됐던 LNG 발전 용량시장과 청정수소발전입찰시장(CHPS) 물량도 축소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업계에선 6월 지방선거 이후에 당초 계획보다 적은 규모로 입찰이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여당 “신규 LNG 발전 재검토 필요"
6일 열린 국회 토론회에서는 LNG 발전 확대 정책에 대한 재검토 필요성이 제기됐다.
미셸 김 IEEFA 에너지금융 분석가는 발표에서 한국의 전력 정책이 석탄을 LNG로 대체하는 과정에서 가스 의존도가 높아지는 '풍선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아시아 지역 LNG 수요가 장기적으로 감소할 가능성이 있는 가운데 LNG 인프라 과잉 투자와 좌초자산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지언 기후넥서스 대표도 “탄소중립 목표를 고려할 경우 석탄을 LNG로 단순 대체하는 방식은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전문가 “CHPS 폐지 아닌 재설계 필요"
반면 토론자로 참석한 김재경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청정수소발전입찰시장(CHPS) 제도의 취지 자체는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연구위원은 “CHPS는 기존 화력발전의 좌초자산을 완화하면서 단계적으로 전환을 유도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라며 “제도 취지 자체는 타당하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현재 제도가 신규 LNG 발전 건설을 정당화하는 방식으로 활용될 가능성을 우려했다.
김 연구위원은 “수소 혼소가 기존 설비 전환을 지원하는 정책 수단이 아니라 신규 LNG 발전 허가의 근거로 사용될 경우 제도 취지가 흔들릴 수 있다"며 “결과적으로 '먼저 LNG를 짓고 나중에 수소를 섞겠다'는 구조가 장기적으로 탄소 배출을 고착화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CHPS 제도를 폐지하기보다 수소 전소 기반 기술 실증과 무탄소 유연성 자원 확보를 위한 플랫폼으로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전기본 방향에도 영향 전망
에너지 업계에서는 이러한 정치권 논의와 대통령 발언이 향후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 과정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특히 신규 LNG 발전 설비 규모와 CHPS 물량이 줄어들 경우 발전·집단에너지 업계의 투자 계획에도 상당한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에너지 전환 정책 방향이 바뀌는 것은 이해하지만 산업계 투자 계획과 전력 수급 안정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정책 변화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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