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대중교통 무임승차 손실액…정부 보전은 없고, 어찌하리오?
‘어르신 대중교통 무임교통 통합 지원’ 부담 가중
도시철도 무임승차 손실액 600억 원 돌파
홍정열 계명대 교수 “교통복지 운영의 전환 필요”

대구지역 노인 인구 비율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대중교통 무임승차로 인한 적자 폭도 늘고 있다. 대구는 이미 인구 5명 중 1명 이상이 노인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대구의 고령(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약 21.2%다. 전국 8개 특·광역시 중 부산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무임손실액 눈덩이...국비 지원 '0원'
1984년 도입된 도시철도 무임승차 제도는 노인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고 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해 시작됐다. 도입 당시 전국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율이 전체 인구의 4%에 불과해 도시철도 운영에 큰 무리가 없었다. 하지만 기대수명이 늘어남에 따라 고령자 인구가 20%를 넘어서며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적자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대구 도시철도 무임손실액은 약 671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전기세 등 도시철도 운영비가 매년 증가하는데 반해 요금 인상은 제때 이뤄지지 않는 등 고착화된 적자 구조가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도시철도에 대한 무임 승차 부분 적자는 지자체와 운영기관이 오롯이 짊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반면에 국토교통부 산하 기관인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정부로부터 철도 법정 무임승차 비용을 보전 받고 있다.

◆교통 복지 vs 재정 부담 '혁신의 두 얼굴'
대구시는 2023년 7월 전국 최초로 어르신 무임교통 통합 지원을 시행했다. 만 75세로 고정된 버스 무임승차 연령은 매년 낮추고, 만 65세인 도시철도 무임승차 연령은 올려 만 70세로 통합하는 것이 핵심이다.
2028년에는 도시철도와 동일하게 만 70세 이상으로 연령 통일하기 위해 단계적 조정을 시행 중이다. 제도 시행 이후 어르신 시내버스 이용 비율은 2023년 상반기의 경우 8.69% 에서 2024년 13%, 2025년 15%로 매년 증가 추세다.
대구일보 취재진이 지난 5, 6일 시내버스에서 만난 어르신들 대부분이 '어르신 무임교통 통합 지원'에 대해 만족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어르신 무임교통 통합 지원 정책에 대한 만족도와 별개로 대구시의 재정손실 부담은 심화되고 있다.
시는 시내버스 무임교통 지원에 연간 350억 원을 투입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부족한 실정이다. 2006년 대구 시내버스 준공영제 도입 이후 막대한 세금을 쏟고 있지만, 지난해 6월 기준 시내버스 적자는 2천억 원에 달한다. 여기에 2023년 어르신 무임교통 통합 지원이 더해져 적자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무임 교통복지, 운영의 전환 필요"
전문가들은 대중교통 무임승차 제도는 단순한 요금 문제가 아니라 고령자의 이동권 보장과 교통복지 정책의 핵심으로 운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홍정열 계명대 교통공학과 교수는 "전면 무임이 아닌 비출퇴근 시간대 중심 무임, 월 단위 교통 크레딧 제공, 일정 이용 상한제, 고빈도 이용자에 대한 단계적 조정과 같은 다양한 정책 대안이 논의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히 "중요한 것은 일방적인 접근이 아니라 정부가 여러 정책 시나리오를 설계하고 각 대안별 재정 소요를 추산하고 시민 만족도 영향, 운영기관 재정 안정성과 같은 요소들을 정량적으로 비교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교통복지와 재정 지속가능성의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홍 교수는 지자체와 운영기관의 역할에 대해서도 조언했다. 그는 "대구시와 대구교통공사는 정부에 대해 국비 보전을 요청할 때 단순히 손실 규모만 제시하는 것은 설득력이 약하다"며 "대중교통 연계성 향상 성과, 고령층 이용 만족도와 같은 정량적 성과 자료를 함께 제시해야 중앙정부 설득력이 높아진다"고 조언했다.
김정원 기자 kjw@idaegu.com
김도경 수습기자 gyeong@idaegu.com
서고은 수습기자 goeunse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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