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column] ‘규율’과 ‘자율’ 사이, 콤파니의 뮌헨은 어떻게 가장 혁신적인 팀이 되었나

[포포투] 'IF'의 사전적인 의미는 '만약에 ~라면'이다. 은 '만약에 내가 축구 기자가 된다면'이라는 슬로건을 가지고 누구나 축구 전문 기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시작됐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부수를 발행하고 있는 'No.1' 축구 전문지 '포포투'와 함께 하는 은 K리그부터 PL, 라리가 등 다양한 축구 소식을 함께 한다. 기대해주시라! [편집자주]
필자는 축구에서 ‘전술’이라 하면, 3-2 형태와 같이 잘 정제된 빌드업, 중원에서의 수적 우위를 바탕으로 한 공격 패턴 등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그리고 그것이 현대 축구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트렌드’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번 시즌 바이에른 뮌헨의 경기를 처음 봤을 때는 신선한 충격이 있었다. 여태 봐왔던 축구와 얼핏 닮은 것 같으면서도, 확연한 차이가 있었다. 어떨 때는 질서정연해 보이다가도, 어떨 때는 혼란스러울 정도로 자유로운 느낌이라고 해야겠다. 그래서 궁금해졌다. 빈센트 콤파니의 뮌헨은 왜 이렇게 달라 보이는지, 그리고 이 축구가 왜 통하는지 말이다.
하지만 이번 시즌 뮌헨의 경기는 기존에 알고 있던 전술에 대입하기가 어려웠다. 어떨 때는 질서정연해 보이다가도, 어떨 때는 혼란스러울 정도로 자유롭기도 하다.
오늘은 벵상 콤파니의 바이에른 뮌헨이 어떤 전술을 활용하는지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볼 것이다. 잘 짜인 구조와 ‘규율’ 속에서도 극도로 변화무쌍한 ‘자율’까지. 콤파니의 뮌헨이 어떻게 유럽에서 가장 혁신적인 팀이 되었는지를 알아보자.
# 윙은 넓게, 풀백은 좁게


콤파니에게도 하나의 정해진 ‘규율’이 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경기장 측면에서의 움직임을 살펴봐야 한다.
기본적으로 뮌헨의 양쪽 윙은 터치라인과 붙어 넓게 위치한다. 올 시즌 뮌헨에서 주전 윙어로 활약하고 있는 루이스 디아스와 마이클 올리세는 측면에서 넓게 위치하며 볼을 받는 모습을 자주 연출한다. 뮌헨이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승리한 경기의 히트맵에서도 이를 확인해 볼 수 있다.
두 선수가 측면에서 볼을 받아 운반하는 동안, 상대의 측면 수비수는 이를 마크하기 위해 따라 나와야만 한다. 탈압박과 드리블에 능한 이들을 그대로 두면 측면 공간을 그대로 내주게 된다. 결국 이 둘의 존재만으로도 뮌헨은 상대 수비진 간의 간격을 넓히는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는 것이다.
콤파니는 상대 수비 사이의 공간을 ‘풀백’으로 공략한다. 양측 윙어가 넓게 벌려 위치하는 동안, 뮌헨의 양 풀백은 안쪽으로 위치한다. 풀백은 언더래핑을 시도하거나 윙어가 2대1 패스를 시도할 수 있게끔 연결고리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 ‘채움’ 대신 ‘덜어냄’으로, ‘중원 수적 우위’를 비틀다


현대 축구에서 중원에서의 숫자 싸움은 그야말로 핵심과도 같다. 상대방보다 더 많은 숫자를 중앙으로 집중시켜 공격 및 패스 옵션을 늘리는 것이다. 콤파니 또한 그 중요성을 잘 알고 있지만, 뮌헨은 다른 방식을 택했다.
콤파니의 뮌헨은 중원에 상대보다 더 많은 선수를 투입하는 대신, 그 공간을 오히려 ‘비우는’ 선택을 보여준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뮌헨의 두 선수를 주목해야 하는데, 바로 케인과 그나브리다.
뮌헨은 4-2-3-1 대형을 주로 가져온다. 공격수 자리에는 케인이, 2선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는 그나브리가 주로 나선다. 이 둘은 빌드업 상황에서 중원에 위치하는 것이 아닌, 수비수 바로 앞까지 공을 받으러 내려오는 모습을 보인다.
케인과 그나브리는 중앙에서 촘촘하게 위치해 패스를 만들어가기보단, 후방에서의 빌드업 작업에 집중한다. 상대도 이를 가만히 지켜볼 수만은 없으니, 자연스레 압박을 가하기 위해서 중원 수비 범위에서 벗어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앞서 언급한 윙과 풀백의 공격 패턴이 빛을 발한다. 상대의 압박을 끌어냄으로써 윙과 풀백 간의 연계를 돕는 것이다. 측면 자원들이 빈 공간을 빠르게 이동하는 동안, 후방 빌드업에 가담했던 케인과 그나브리는 이때를 노려 한 박자 늦게 박스 안으로 움직인다. 이와 함께 뮌헨은 파이널 서드 진입 시 6~7명의 많은 인원을 투입하며 득점 확률을 끌어올린다.
가장 치열한 수 싸움이 펼쳐지는 중원을 효과적으로 우회하는 동시에, 상대의 골문 앞에서는 극한으로 숫자를 늘려 득점을 노리는 것이다. 콤파니의 뮌헨을 이야기할 때 자주 언급되는 ‘2-2-6’ 공격이 이런 과정을 통해 탄생하는 것이다.
# 똑똑한 수비, 조용히 숨을 죽이는 ‘압박 트리거’

그렇다면 수비에서는 어떨까? 뮌헨도 물론 전방 압박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팀이지만, 상대방이 빌드업을 시작할 때마다 압박하는 것은 아니다. 뮌헨은 분명한 ‘압박 트리거’가 있다. 뮌헨은 천천히 때를 기다렸다가 상대방이 공을 스스로 내주게끔, 적절한 타이밍에 압박을 가하는 ‘똑똑한’ 수비를 선보인다.
뮌헨은 소유권이 없을 때 단단한 미들 블록 형성을 기본 골자로 가져간다. 중앙의 패스 경로를 차단하기 위해 좁은 간격을 유지하고, 상대가 측면으로 빌드업을 전개하도록 유도한다. 바로 이 때가 뮌헨이 압박하는 타이밍이다.
뮌헨은 상대가 측면에서 공을 잡는 즉시 맨투맨 압박으로 전환한다. 강한 맨투맨은 상대방으로 하여금 롱볼 처리를 강제하고, 결국 공간 커버와 제공권 싸움에 능한 센터백을 보유한 뮌헨이 소유권을 되찾는 구조다.
압박 상황에서 뮌헨은 포지션에 구애받지 않고 상대에게 부하를 가하는 모습을 보인다. 풀백인 스타니시치, 수비형 미드필더 파블로비치가 최전방까지 압박을 가하는가 하면, 상대의 빌드업을 견제하기 위해 센터백이 전진해 압박하는 등 순간적으로 자리를 벗어나 적극적으로 수비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 극한의 스위칭, 유기적 움직임으로 상대를 압도하다

다만 앞서 이야기했던 것들은 모두 기본적인 ‘틀’에 불과하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필자가 뮌헨의 경기를 보면서 혼란스러웠던 지점이기도 하다. 빌드업부터 스위칭 플레이, 압박과 수비까지. 뮌헨의 선수진은 포지션에 구애받지 않고 하나의 시스템을 이룬다.
뮌헨은 빌드업 시 하나의 정형화된 빌드업 패턴이 없다. 특히 수비형 미드필더의 움직임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위 사진은 지난 도르트문트와의 경기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전했던 파블로비치와 키미히의 히트맵이다.
보다시피, 수비형 미드필더임에도 넓은 활동 반경이 눈에 띈다. 이 둘은 빌드업 시 수비수 사이로 내려와 공을 받거나, 측면 풀백이 올라간 자리를 채워주거나 하프 스페이스로 전진하는 등 정말 다양한 위치에서 빌드업에 관여한다.
공수 양면에서 본래 자리를 벗어난다는 것은 리스크를 감수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뮌헨은 이를 상황에 따른 ‘스위칭’으로 해결한다. 케인을 예시로 들어보자. 좌측면에서 디아스가 안쪽으로 볼을 운반할 경우, 케인은 비어 있는 왼쪽 윙어 자리를 메운다. 후방 빌드업 작업에서 숫자가 부족하다면 골키퍼 옆까지 내려와 빌드업에 가담하기도 한다.
앞서 이야기한 수비에서도 마찬가지다. 뮌헨은 센터백 두 명 모두 압박을 위해 수비 라인을 벗어나는 경우가 있다. 리스크가 아주 큰 행동이지만, 뮌헨은 그 자리를 양 풀백과 ‘윙어’ 올리세가 커버하기 위해 새로운 수비 라인을 구축한다.
비단 이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뮌헨은 선수단 전체가 끊임없이 동료의 비어 있는 자리를 메워가며 전체 전형을 유지한다. 그만큼의 조직력을 갖추고 있다는, 그리고 그것이 효과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결국 콤파니의 뮌헨이 보여주는 혁신은 형태가 아닌 ‘사고방식’에 있다. 정해진 패턴을 반복하기보다, 상황과 공간을 읽고 순간의 해답을 찾는 팀. 뮌헨의 축구는 때로는 정교하고, 때로는 예측 불가능하다. 정교함 속 숨어있는 예측 불가능함이야말로 오늘날 유럽 무대에서 가장 위협적인 무기가 되고 있다.
글=‘IF 기자단’ 6기 김한슬
정지훈 기자 rain7@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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