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연봉 대기업에서 ‘헝가리 의대’로…해외로 뻗는 의대 수요

정유나 기자 2026. 3. 8.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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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진 루트를 따라가는 대기업보다는 주체적으로 일할 수 있는 전문직이 낫겠다고 생각했죠."

서울 강남구의 한 해외 의대 입시학원 관계자는 "지난해 수강생이 8~90명이었는데 올해 450명까지 늘었다"며 "헝가리 의대 중 가장 큰 세멜바이스 진학생도 2024년 68명에서 2025년 82명으로 늘었고 올해는 120~150명이 진학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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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컬 열풍에 해외의대 관심↑
유학 입시학원도 ‘문전성시’
클립아트코리아

“정해진 루트를 따라가는 대기업보다는 주체적으로 일할 수 있는 전문직이 낫겠다고 생각했죠.”

헝가리 의대에 재학 중인 박 모(29) 씨는 삼성전자에 입사한 지 3년 만에 의대 진학을 결심했다. 입시 경쟁이 치열한 국내 의대 대신 비교적 늦은 나이에도 진학 기회가 열려 있는 해외 의대를 택했다. 박 씨는 “같은 학년에만 직장 생활을 하다 온 한국인이 최소 3~4명”이라며 “고등학교를 자퇴한 뒤 검정고시를 치고 일찍부터 해외 의대를 준비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최근 의대 증원으로 ‘메디컬 선호 현상’이 더욱 뚜렷해지는 가운데 해외 의대 수요도 덩달아 늘어나는 분위기다. 짧은 수험 기간에 재수·삼수 등 ‘입시 낭인’이 될 가능성이 낮다는 점에서 박 씨와 같이 직장인이 해외 의대에 도전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8일 전진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5년 제89회 의사 국가시험 최종합격자 269명 중 52명(19.3%)이 해외 의대 출신이었다. 2024년 25명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의정 갈등으로 국내 의대 졸업생들이 시험에 대거 불응시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해외 의대 출신 합격자는 2021년 이후 꾸준히 30명대를 기록하는 등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정부가 향후 5년간 의대 정원을 연평균 668명씩 늘리기로 하면서 의대 인기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종로학원이 2025학년도 대학알리미 신입생 미충원 공시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5학년도 SKY(서울대·연세대·고려대) 신입생 미충원 인원은 61명에 달했다. 의대 모집정원 확대로 상위권 대학에서 이탈 규모가 컸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의대 열풍이 해외로까지 번지고 있는 것이다.

또 다른 헝가리 의대 재학생인 20대 이 모 씨 역시 국내 대학에서 산업공학을 전공하다가 해외 의대의 길로 들어섰다. 이 씨는 “적지 않은 나이에 수능을 다시 보는 것이 부담스러웠다”며 “화학·생물학 등을 묻는 입학시험이 한국에 비해 난도가 높지 않다고 들어 해외 의대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럽에서 다양한 문화와 환자 사례를 경험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느껴졌다”고 덧붙였다.

해외 의대 진학 수요를 겨냥한 학원들도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입시 전략 설계부터 기초 과목 학습, 구술평가 준비까지 전반적인 유학 과정을 돕는 곳이다. 서울 강남구의 한 해외 의대 입시학원 관계자는 “지난해 수강생이 8~90명이었는데 올해 450명까지 늘었다”며 “헝가리 의대 중 가장 큰 세멜바이스 진학생도 2024년 68명에서 2025년 82명으로 늘었고 올해는 120~150명이 진학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의대 선호 현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국내 상위권 대학 미충원이나 계약학과 등록 포기 사례가 매년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향후 지역의사제 도입에 따른 의대 정원 확대와 의대 선호 상승, 학령인구 감소까지 맞물리면 SKY에서도 미충원 발생이 더 증가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유나 기자 me@sedaily.com이연수 견습기자 snak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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