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가 만난 기업人]]김기혁 에스더블유엠 대표 "로보택시, 사람과 AI 경계 무너뜨릴 것"
金 "콜 7000건 넘고, 13만㎞ 이상 운영…사고 없고 수용성도 높아"
엔비디아·레노버와 '자율주행 AI 동맹'…법인택시와 상생 모델도
"韓, 로보택시 받아들이지 못하면 퇴보…세계 3위 가능, 獨·日 수출"

"사람과 AI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것이 바로 '로보택시'다. AI를 받아들일 수 있는 사회가 됐다면 로보택시도 운행할 수 있다. 한때는 한국에서 금기어가 됐던 '로보택시'가 내 옆으로 더욱 바짝 다가오고 있다."
김기혁 대표(사진)가 이끌고 있는 에스더블유엠(SWM)은 2024년 9월26일부터 서울 강남구, 서초구 일대 17.9㎢ 구역에서 3대의 로보택시를 운행하며 빅데이터를 쌓아왔다. 시범서비스인 만큼 운행시간은 평일 밤 11시부터 다음날 새벽 5시까지였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안전요원도 운전석에 탑승했다.
한국에서 처음으로 로보택시가 다닌 강남역, 압구정역, 선정릉역, 양재역, 청담역 등은 도로가 혼잡하고 새벽이지만 차량도 많은 험로였다.
이때문에 사고에 대한 우려, 신호 준수 오류, 낮은 이용률 등 주변에서 보내는 시각은 걱정 투성이였다.
로보택시를 우리보다 앞서서 도입해 운행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은 대한민국 강남에서 다니는 '한국형 로보택시'에 대해 예의주시했다.
김 대표는 "지금까지 3대의 차량이 총 7000건이 넘는 콜을 소화했다. 강남 자율주행 운영구역에서 운행한 거리가 13만㎞를 넘어섰다. 당초엔 위험한 것을 누가 이용하겠느냐고 걱정했지만 기우였다. 이용률은 일반 택시보다 더 높았다. 이용객들의 만족도는 5점 만점에 4.7점으로 오히려 택시보다 더 높게 나왔다. 시민들의 수용성이 예상보다 높았다"고 설명했다.
다행히 운행 기간 동안 사고 등 우려했던 일도 없었다.
김 대표는 "상대편 차량의 잘못으로 인해 일부 긁힘사고가 난 것만 빼면 사고가 전무했다. 로보택시는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안전요원이 수동운전을 한 것을 제외하면 100% 자율주행으로 운행하고 있다. 손님들로부터 콜을 받고 13만㎞를 넘게 운행하는 동안 데이터도 많이 쌓였다. 택시기사들도 로보택시가 단거리만 운행하다보니 교통 분담효과가 있다며 오히려 좋아했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올해 1월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CES 현장에서 엔비디아(NVIDIA), 레노버(Lenovo)와 전략적 협력을 체결했다. 한국에 있는 벤처기업이 이들 글로벌 기업과 'AI 동맹'을 맺고 자율주행에 필요한 고성능 컴퓨팅 플랫폼을 개발한다는 것 자체가 하나의 '사건'이다.
에스더블유엠은 개발 예정인 플랫폼을 올해 출시할 자사의 레벨4(Lv4) 로보택시에 탑재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우리의 로보택시 기술은 미국, 중국과 비교해 약 3년 정도 뒤처져 있다. 물론 따라가기위해선 꼭 3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빠르게 따라가는 방법은 AI밖에 없다. 그래서도 엔비디아 등과의 동맹이 중요했는데 이번에 좋은 기회를 마련하게 됐다. 한국기업으로선 처음으로 AI 자율주행 글로벌 생태계에 들어가 다양한 기술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향후 기술 확보에 더욱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올해 초엔 서울특별시택시운송조합과 손잡고 로보택시 대중화를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한국형 로보택시 상생 모델'을 구축해나간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서울에 있는 7만대 정도의 택시 가운데 2만대 가량이 법인택시다. 법인택시 운전 수요가 갈수록 줄고 있는 상황에서 로보택시를 준비하고 있는 우리 회사와 택시 회사들이 협력할 수 있는 모델이 많다. 로보택시 도입 과정에서 택시기사들에게도 전혀 피해가 가지 않도록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을 꼭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때 금기어였던 로보택시가 우리나라에서도 점점 확산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정부도 관련 규제 개선에 상당한 공을 들여 걸림돌도 많이 해소됐다.
"지금 시작해도 전혀 늦지 않는다. 로보택시와 관련해 한국이 미국, 중국에 이어 글로벌 3위는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 한국에서 성공해 아직 로보택시를 생각하지도 못하는 일본, 독일 등으로 관련 기술을 수출할 것이다. 여기서 우리 사회가 로보택시를 받아들이지 못하면 분명 퇴보할 수 밖에 없다."
에스더블유엠은 현재 시리즈 C 투자 유치를 진행하고 있다. 김 대표는 현재 벤처기업협회 부회장, 한국무역협회 이사 등도 겸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