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수비의 힘은 마레이 그리고 진득함

창원 LG는 2015~2016시즌부터 2021~2022시즌까지 7시즌 동안 울산 현대모비스를 상대로 승률 17.1%(7승 34패)를 기록했다. 연승을 거둔 적이 한 번도 없고, 6연패, 9연패, 8연패, 5연패 등을 당했다.
이제는 다르다. 조상현 LG 감독이 부임한 2022~2023시즌부터 현대모비스를 만나면 패배보다 승리를 더 많이 거둔다. 최근 4시즌 동안 승률은 69.6%(16승 7패)다.
LG가 현대모비스에게 더 많은 승리를 거둔 비결은 수비다. 이번 시즌만 해도 현대모비스에게 평균 68.6점만 허용했다.
양동근 현대모비스 감독은 지난 6일 LG와 경기를 앞두고 LG와 맞대결에서 득점력이 떨어진다고 하자 “(LG) 수비력이 너무 좋다”며 “우리 앞선이 가장 약한 상대가 정관장, LG 등이다. 수비력이 좋아서 상위권에 있다”고 했다.
말을 계속 이어 나갔다.
“정관장과 경기를 하면 김영현, 박정웅에 문유현까지 들어와서 수비를 잘 한다. 앞선에서 압박에 대한 부담감, 거기서 체력을 엄청 깎아먹는다. 거기서 (상대 압박을) 버티기만 해도 그게 슛 성공률로 이어진다.
LG와 경기를 하면 3점슛 성공률이 30% 밑으로 떨어진다. 그게 1,2쿼터에서 안 나오지만, 3,4쿼터에서 분명 나온다. 체력이 좋기 때문이다. 그게 진득함이다. 상대가 지칠 때까지, 1~2개 실점해도 계속 붙어서 지치게 만들어서 4쿼터에서 뒤집는다.”

양동근 감독은 여기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그런 부분이 크다. 그게 경기에서 보이지 않는 흐름이다. 압박이 줄어들지 않고 상대의 체력을 깎아먹는다. 우리는 최선을 다해서 하고 있지만, 그 압박에서 벗어나는가 싶을 때 또 다른 선수가 들어와서 압박한다. 유기상, 정인덕, 윤원상 등 상대는 돌아가면서 이렇게 압박을 하면 서명진이나 박무빈 입장에서는 힘들 수 있다. 그걸 분산시켜준 선수가 옥존이었는데 로테이션이 어긋나서 앞선 체력이 힘들었던 경기다.
1위를 하는 팀은 분명한 이유가 있다. 그런데 이런 경험을 어떻게 하나? 1위를 상대로 30분씩 뛰면서 2대2를 계속 한다. 마레이가 나올 때, 에릭이 나올 때 2대2 수비 방법이 다르다. 정인덕이 나와서 볼 핸들러를 막는 방법이나 픽앤롤 수비가 다르고, 유기상이 나올 때도 다르다. 서명진과 박무빈은 그럼 너무 좋은 경험을 하고 있다. 우리는 지더라도 얻어가는 경기가 되어야 한다고 항상 말씀을 드린다. 이 선수들이 이런 경험을 얻는 게 굉장히 크다고 본다.
(LG 선수들은 수비력이) 다 좋다. 압박도 좋고, 뒤에서 도와주는 수비도 좋고, 돌아가는 수비도 좋다. 이 수비가 1~2년 만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선수들도 갖춰지고, 선수 구성도 좋아지고, 마레이가 또 4~5년 같이 뛰고 있어서 그 타이밍을 잘 맞춘다. (수비 조직력을 만드는데) 충분히 시간이 필요하다. 1년 만에 맞춰지지 않는다.”
선수 시절 수비를 바탕으로 6번이나 챔피언 등극을 경험한 양동근 감독은 “내가 신인일 때 구병두 형, 우지원 형, 이병석 형 등이 있었다. 2~3년 맞춰서 연결성이 이어지며 훨씬 좋아졌다. ‘이 타이밍에 압박하는 선수가 어느 쪽을 몰고 있구나’, ‘이 때 어떻게 방향을 틀 수 있구나’ 이런 건 선수들이 경기를 뛰면서 맞춰가는 방법 밖에 없다”며 “내가 군대 제대한 뒤 김효범과 앞선에 섰을 때도 ‘효범아, 내가 이쪽으로 보낼 테니까 넌 이쪽으로 조금 더 들어와 있어’ 이런 거다. 선수들끼리 맞출 수 있는 게 엄청 많다. 그런 부분에서 LG가 탄탄하다. 정관장은 맞춰가는 과정이지만 워낙 BQ가 높은 선수들이 많다. 그런 수비가 빨리 장착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마레이가 있어서 이렇게 쉽다. 마레이의 수비 타이밍이 기가 막힌다. 픽 디펜스에 특화가 되어 있다. 보통 외국선수들은 스크린에 걸리면 안 간다. 마레이는 어떻게든 수비하고, 도움수비를 가고, 리바운드를 잡아준다.
마레이는 워니나 니콜슨, 배스처럼 득점을 잘 하는 건 아니지만, 궂은일을 혼자 잘 한다. 포스트에서 수비를 붙여서 저렇게 패스하는 외국선수는 없다. 거기에 특화가 되어서 우리 팀이 만들어졌다. 배스로는 이런 수비를 못 한다. 나중에 득점을 잘 하는 외국선수를 영입한 뒤 수비농구를 한다고 하면 그건 잘못된 거다. 그 때는 KCC처럼 상대 수비를 깨부수는 농구를 해야 한다.
지금은 또 양준석, 유기상, 정인덕 등이 다른 선수들에 비해서 수비를 열심히 한다. 나보다는 훨씬 낫다(웃음). 수비를 열심히 쫓아다닌다. 외국선수 스크린에 걸리면 빠져나가는 게 정말 힘들다. 안 빠져나가면 뭐라고 하는데 선수들이 잘 빠져나간다. 대부분은 스크린에 걸리면 안 쫓아간다. 열심히 쫓아가려고 하니까 어렵게 득점을 준다. 아웃넘버를 주지 말자고 하는데 그것도 잘 지킨다. 상위권 팀들이 다 그렇다.”

#사진_ 점프볼 DB(박상혁, 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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