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2000원 임박…정부 ‘석유 최고가격제’ 카드 만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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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 여파로 국내 기름값이 급등하면서 정부가 석유 제품에 대한 최고가격 지정 검토에 들어갔다.
서울 주유소 휘발유 평균 가격이 ℓ당 2000원에 가까워지자 정부가 시장 개입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8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국제유가 급등이 국내 석유류 가격에 즉각 반영되자 '석유 최고가격 지정제' 검토에 착수했다.
이에 정부는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제23조를 근거로 석유 최고가격 지정 고시를 위한 실무 검토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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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자유화 이후 30년 만 비상카드…시장 왜곡 우려
![지난 6일 서울 시내 주유소 모습. [연합뉴스]](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08/dt/20260308100206460xvmg.jpg)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 여파로 국내 기름값이 급등하면서 정부가 석유 제품에 대한 최고가격 지정 검토에 들어갔다. 서울 주유소 휘발유 평균 가격이 ℓ당 2000원에 가까워지자 정부가 시장 개입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정부의 가격 통제가 공급 축소와 재정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8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국제유가 급등이 국내 석유류 가격에 즉각 반영되자 ‘석유 최고가격 지정제’ 검토에 착수했다.
지난 5일 이재명 대통령은 임시 국무회의에서 “유류 공급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진 것도 아닌데 갑자기 주유소 휘발유 가격이 폭등했다”며 석유류 제품에 대한 최고가격 지정 검토를 지시했다.
이어 6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는 “기름값 바가지처럼 공동체의 어려움을 이용해서 부당 폭리를 취하려는 반사회적인 악행에 대해서는 아주 엄정하고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통령 지시 이후 정부는 전면 대응 체제에 돌입했다. 범부처 합동점검단은 6일부터 불법 석유 유통과 사재, 가짜석유·혼합판매 등 불공정 거래 행위에 대한 집중 단속에 착수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청와대에서 열린 중동 상황 대응책 논의를 위한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08/dt/20260308100207788rfim.jpg)
공정거래위원회는 주유소 가격 담합 여부를 조사하고, 법무부는 유가 담합 등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해 대검찰청에 강력 대응을 지시했다. 재정경제부는 유류세 인하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에너지 수급 안정을 위해 아랍에미리트(UAE)에서 600만배럴 이상의 원유도 긴급 도입하기로 했다.
정부 대응에도 기름값 상승세는 좀처럼 진정되지 않는 모습이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7일 밤 11시 기준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은 ℓ당 1890.87원이다. 서울은 평균 1942.08원으로 이미 1900원을 넘어섰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90달러를 돌파하면서 국내 기름값도 추가 상승 압박을 받고 있다.
이에 정부는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제23조를 근거로 석유 최고가격 지정 고시를 위한 실무 검토에 들어갔다. 이 제도는 석유 가격이 급등락해 국민경제 안정을 해칠 우려가 있을 때 산업통상부 장관이 판매 가격의 최고액을 지정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이다. 위반 시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이 부과되며 초과 수익은 정부가 환수한다.
다만, 석유 최고가격제 도입에 대한 시장 부작용 우려도 적지 않다. 정부가 인위적으로 시장에 개입해 가격을 억누를 경우 정유사와 주유소의 수익성이 악화해 공급 물량을 줄이거나 판매를 기피하는 ‘공급 절벽’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또 법에는 가격 통제를 받은 사업자의 손실을 국가가 보전할 수 있다는 규정도 포함돼 있다. 유가 상승세가 장기화할 경우 민간의 적자를 세금으로 메워야 해 막대한 재정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최근 기름값이 크게 오른 것은 사실”이라며 “정부의 구두 개입 이후 업계에서도 몇 주간 가격 변동이 나타날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유가 변동이 소비자 가격에 비대칭적으로 반영된다는 지적이 지속돼 온 만큼 정유업계의 가격 결정 과정에 대한 정부 점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현동 배재대 경영학과 교수는 “사건 이전부터 유가 상승은 즉각 반영하면서 하락은 시차를 두고 반영한다는 지적이 오래전부터 많았다”며 “업계가 가격 인하를 지연해 이익을 극대화하려 했는지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승구 기자 k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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