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받은 1억이 美 자본유입 막는다?…스타트업 투자계약 '꿀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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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만 원에서 1억원을 투자한 국내 초기 투자자가 스타트업의 경영에 브레이크를 걸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다면, 미국 투자자는 창업자의 자질을 의심하거나 아예 투자를 포기하게 된다."
크로스보더 로펌 비앤엘(BNL Law)의 장건 대표변호사는 최근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국내 스타트업들이 글로벌 시장 진출 시 가장 흔하게 범하는 실수가 경영권 간섭 조항이 삽입된 초기 투자 단계의 과도한 계약"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장건 변호사는 연세대 법학과와 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하고, 서울대 법과대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법무법인 미션을 거친 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비앤엘를 설립해 한국 기업의 미국 진출과 투자유치, 인사·노무, 분쟁·소송 등을 돕고 있다.
장 변호사는 "한국은 시드 단계에서 수천만 원의 투자에도 상환권, 리픽싱, 사전동의권이 포함된 우선주 계약을 체결하곤 한다"며 "모든 투자자가 개별적으로 이 권리를 가지므로 10명의 주주 중 단 1명만 반대해도 신주 발행이나 주요 계약이 막힐 수 있다"고 지적했다.

투자자는 회사에 대한 충실 의무가 없으므로 감정이 상하거나 분쟁이 생겼을 때 이 권리를 무기로 회사 경영을 마비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악의적으로 사전동의권을 행사하더라도 이를 제지할 법적 방법이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그는 "미국 투자자들은 이러한 법적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환경에 들어가는 것을 기피한다"며 "시리즈A 단계부터라도 개별적으로 권리를 행사하지 못하도록 주주 간 계약을 체결해 다수결을 기반으로 투자자들의 의사결정을 통합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한국 투자자들은 LP(출자자)와의 관계 때문에 기존 권리를 포기하기 힘들어한다"며 "미국 현지 투자자들은 '1억원 투자자가 왜 이런 권리를 갖느냐'며 반발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등이 결국 투자를 무산시킬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 변호사는 "미국은 대부분 SAFE를 활용해 절차를 간소화한다"며 "한국의 투자 방식은 스타트업이 투자자 한 명 한 명과 따로 계약을 맺는 방식이지만 미국은 모든 투자자가 하나의 계약서에 다 같이 서명하는 라운드 투자 방식"이라고 했다.
투자 절차와 형식에서도 큰 차이를 보인다. 한국은 스타트업이 각 투자자와 개별적으로 계약을 맺는 방식을 취하지만, 미국은 모든 투자자가 하나의 계약서에 공동 서명하는 '라운드 투자' 방식을 지향한다. 협상 주안점도 개별 투자자의 권리 확보가 아니라, 자신을 대변할 수 있는 이사회 구성에 집중된다.
장 변호사는 "보통 이 자리는 투자를 주도한 '리드 인베스터'의 심사역이 맡게 된다"며 "미국 시장에서는 리드 인베스터가 하자는 대로 대부분 따라가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이들과 신뢰 관계를 쌓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 스타트업의 지배 구조는 대표이사와 대주주가 중심에 있지만, 미국은 철저히 이사회 중심의 경영이 이뤄진다. 주주가 이사회를 선임하면 이사회가 다시 CEO(최고경영자)와 CFO(최고재무책임자) 등 임원을 선임해 경영 실무를 맡기는 구조다.
장 변호사는 "미국은 이사회와 임원의 구조가 완전히 분리돼 있으며, 이사의 의사결정은 법적 책임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모든 경영상의 주요 권한이 이사회에 집중되어 있어, 각 이사는 자신의 결정이 회사의 이익에 부합하는지 끊임없이 검증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끝으로 "한국 스타트업이 미국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려면 미국식 라운드 투자 구조를 이해하고, 이사회 중심의 경영 방식과 리드 인베스터가 지정한 이사와의 관계 관리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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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범 기자 bum_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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