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바꾸는 국부의 공식… ‘AI 국부론’ [새책]

AI 국부론
이승현 지음 | 골든래빗 | 546쪽 | 2만8000원
인공지능(AI)이 산업 혁신을 넘어 국가의 부와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자산으로 떠오르고 있다. AI 기술 경쟁이 곧 국가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시대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AI를 국가 전략 자산으로 바라보고 미래 국부의 구조를 분석한 책이 출간됐다. 새 책 'AI 국부론'이다.
저자 이승현은 AI를 단순한 생산성 향상 도구가 아니라 국가의 부를 창출하는 새로운 인프라로 바라본다. 기존 경제가 노동과 자본을 중심으로 성장해 왔다면, AI 시대에는 '지능(Intelligence)' 자체가 핵심 생산 요소가 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 책은 '국민총지능생산(GIP·Gross Intelligent Product)'이라는 개념을 제시한다. 기존의 국내총생산(GDP)이 재화와 서비스 생산량을 기준으로 국가 경제 규모를 측정했다면, GIP는 AI와 데이터, 알고리즘이 만들어내는 국가 전체의 지능 생산력을 새로운 국부의 기준으로 본다는 것이다. 즉 AI를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국가의 핵심 생산력으로 바라보는 새로운 경제 프레임이라는 설명이다.
전 대통령직속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인공지능플랫폼 혁신국장을 지낸 저자는 공공의 AI 정책 설계부터 스타트업 현장까지 경험한 인물이다. 현재 생성형 AI 기업 포티투마루 부사장이자 가천대학교 스타트업칼리지 겸임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정책과 산업, 학계를 두루 경험한 만큼 AI 시대 국가 경쟁력과 부의 구조 변화를 입체적으로 분석하며 새로운 국가 모델을 제시한다.
저자는 AI 시대 국가 경쟁력의 핵심은 기술 자체보다 AI를 얼마나 국가 시스템과 산업 전반에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한다. 데이터와 알고리즘, 컴퓨팅 인프라를 국가 차원의 전략 자산으로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AI를 국가 성장의 핵심 인프라로 삼는 'AI 네이티브 국가'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 책의 핵심 메시지다. 'AI 네이티브 국가(AI Native State)'는 AI가 단순한 행정 보조 기술이 아니라 국가 운영 체계와 산업 구조에 내장된 국가를 의미한다.
AI 네이티브 국가는 세 가지 특징을 가진다. 첫째는 디지털 노동력의 등장이다. AI 에이전트가 산업 전반에 배치돼 인간 노동을 보조하면서 생산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둘째는 사회적 비용 감소다. 낡은 행정 시스템과 비효율적 인프라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AI 기반 지능망으로 줄일 수 있다. 셋째는 기술 주권 확보다. 외국 플랫폼을 소비하는 '디지털 식민지'가 아니라 독자적인 AI 모델과 인프라를 확보한 국가만이 미래 국부를 창출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책은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AI 시대 국가 전략을 다섯 개 영역에서 분석한다.
1부에서는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AI 패권 경쟁을 다룬다. 저자는 이를 단순한 기술 경쟁이 아니라 미래 국부를 둘러싼 '지능 주권 전쟁'으로 규정한다.
2부에서는 AI 기반 국가 운영 모델을 제시한다. 특히 행정 효율화를 위한 구조로 '5-레스(5-Less) 아키텍처'를 제안한다. 무중개·무서류·무마찰·무경계·무지체 구조를 통해 행정 절차를 최소화하고, 국민이 신청하지 않아도 AI가 먼저 복지와 행정 서비스를 제공하는 '보이지 않는 정부'를 구현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3부와 4부에서는 AI 국가 경쟁력의 기반이 되는 기술 인프라와 제도 문제를 다룬다. 반도체와 클라우드, 데이터 전략을 핵심 인프라로 제시하는 한편, 인간 언어 중심의 법률 대신 기계가 해석 가능한 규칙 기반 법 체계인 '알고리즘 법치주의' 도입 필요성도 제기한다.
마지막 5부에서는 인공지능이 인간 수준 지능에 도달하는 AGI 시대 이후의 사회를 탐색한다. 노동 구조 변화와 인간의 역할, 알고리즘 통제 사회의 위험 등 기술 발전이 가져올 미래를 철학적 관점에서 살펴본다.
저자는 이 책이 모든 해답을 제시하기보다는 AI 시대 국가 전략을 논의하는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상상력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대안을 모색할 수 있도록 화두와 밑그림을 던지는 것이 책의 역할이라는 것이다. 문명적 전환기에 필요한 새로운 국가 구상 역시 이러한 논의 속에서 확장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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